상반기 의사국시 불합격자 "하반기 응시제한 부당"...대법 '불가' 확정

2020년 의대생들 국시 집단거부로 상·하반기 나눠 진행

국시원 '의료법 시행규칙 규정 취지 반해'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A씨 등 27명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과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응시자격제한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이란 원심 판결에 법 위반 등 특정 사유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 대법원이 본안심리 없이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제도다.

앞서 전국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4학년 학생들은 지난 2020년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 의료정책에 반대하며 의사 국가시험 실기시험을 집단 거부했다.

이에 복지부는 국시 재접수기한을 연장하고 의료인력 수급과 응시인원 분산 등을 이유로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로 나눠 시험을 진행했다.

다만 국시원은 지난해 1월 '2022년도 86회 상반기 의사 국시 실기시험 시행계획'을 공고하면서 '상반기 시험 응시자는 동일회차 시험인 하반기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는 전제를 달았다.

A씨 등은 지난해 1월 시행된 2022년도 제86회 상반기 의사 국기 실기시험에 응시했다가 불합격하자 국시원의 하반기 응시자격 제한 처분은 부당하다며 이를 취소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A씨 등은 1심 재판에서 "상하반기 시험의 응시자격이 다르고 상반기 시험은 85회 의사 국시 실기시험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며 응시자격 제한이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국시원 측은 "상반기 응시자에게 하반기 응시기회를 주면 의료법 시행규칙 규정 취지에 반하게 된다"며 맞섰다.

1심 재판부는 "상반기 시험은 하반기 시험과 동일한 제86회 의사 국시 실기시험"이라면서 "상반기 시험에 응시한 사람이 하반기 시험에 응시하지 못하는 것은 같은 회차 시험에 두 번 응시 못한다는 내용으로 해석된다"며 원고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보건복지부에 대한 청구는 피고 자격이 없다며 각하했다.

2심도 1심의 판단을 유지해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원심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