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안철수·권성동·김기현 하마평
'임시 전당대회' vs '비대위 체제 전환'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해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8일 국회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8일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으면서, 국민의힘이 당분간 권성동 원내대표의 '직무대행 체제'로 움직이게 됐다. 정진석 국회부의장, 장제원 의원과의 연대설이 제기되는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 등 '친윤(親尹)그룹', 그리고 권 원내대표와 김기현 전 원내대표 등 '비윤(非尹)그룹' 등의 차기 당권경쟁이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 (왼쪽 사진)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왼쪽부터)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의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의원모임인 ''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 (오른쪽 사진)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김기현 의원이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1호 공부 모임 '내일을 바꾸는 미래전략 2024, 김황식 전 국무총리에게 듣는다! 시대의 과제, 사회통합과 정치 선진화'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차기 당권주자들은 이 대표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양정 전에 일찌감치 '공부모임'을 꾸리며 준비에 나섰다. 김 전 원내대표는 지난달 24일 '혁신24 새로운 미래'를 출범시켰다. 장 의원은 지난 27일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을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초청 강연으로 재가동했다. '친윤 세력화'라는 프레임으로 공격당한 오픈형 공부모임 '민들레(민심 들어볼레)'의 출범이 무산되면서다. 반면 당권 재도전을 염두에 둔 이 대표가 '공천개혁'을 명분으로 밀어붙인 '혁신위원회'는 이 대표의 중징계로 발이 묶였다.
이 대표가 '징계 불복'과 '6개월 후 복귀'를 시사한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이라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당대표 임기와 2024년 총선 공천권 여부 등을 가르는 두 시나리오에 대한 차기 당권주자들 간 선호가 엇갈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헌·당규에 따라, 당대표의 잔여임기가 6개월 이상일 경우 60일 내 '임시 전당대회'를 열게 돼 있다. 임시 전당대회에서 뽑힌 대표는 내년 6월까지를 임기로 하며 총선 공천권을 갖지 못한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왼쪽은 박형수 원내대변인. [사진=연합뉴스]
당대표 직무대행인 권 원내대표가 선호하는 시나리오는 '비대위 체제 전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체제로 당을 운영하다 이 대표의 잔여임기가 6개월 이내가 되는 내년 상반기에 '정식 전당대회'를 치르는 방식이다. 정식 전당대회에서 뽑힌 당 대표 임기 2년으로, 총선 공천권을 갖는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지난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권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직을 4월에 끝내고 (정식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나갈 생각이 있다"며 "그런데 갑자기 임시 전당대회를 하면 스텝이 꼬인다. (권 원내대표) 본인이 비대위원장을 해야 하고 임시 전당대회를 올해 아니면 내년 1월에 할지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양희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8일 국회 대회의실에서 이준석 대표로부터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해 소명을 들은 뒤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의 수사결과에 따라, 6개월 후 이 대표가 당대표로 복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표는 윤리위 재심 청구,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최고위를 통한 윤리위 결정 무효화 등 다양한 카드를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8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징계처분권 자체가 당대표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가처분이라든지 재심이라든지 이런 상황들을 판단해서 어떤 조치들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의 '징계처분권' 주장과 관련해, 국민의힘 대구시당 윤리위원장인 신봉기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징계처분권은 "이미 윤리위 의결로써 (당원권 정지의) 효력이 발생하고, '자기재판금지' 법언의 유추적용에 따라 이준석 당원의 징계처분 결재권한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