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하게 자유주의 시장경제, 민간주도경제 해서 경제문제 풀 수 없어"
"경기 침체 상황에서 회복되지 못한 중소기업, 엄중한 상황"
친윤계·이준석 갈등 "국민은 짜증스러워...국정수행에 무슨 역할하겠나 회의"
NBS조사, 尹대통령 국정수행, 취임 후 최저...긍정 4%P↓ 부정 5%P↑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시진=연합뉴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하락하면서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선 데드크로스가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윤석열 정부가 굉장히 긴장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어느 여론조사기관 발표를 보면 지금 지지도가 45%밖에 되지 않고 부정적인 게 50%가 넘는 모습을 보였는데, 지금 정부 출범한 지 한 달 20일 정도밖에 안 됐는데 이런 사태가 났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은 "이에 대한 진단을 빨리 해서 수습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점점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며 "사실 정부가 새로 수립하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에 이미 우리나라가 어떤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거기에 맞는 대책들을 초기에 내놓을 수 있는 준비를 했어야 된다. 과연 이 사람들이 한국이 당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진단을 정확하게 하고 있느냐는 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거기에 대한 정확한 대책이 나올 수 없고, 정확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니까 국민이 미래에 대해서 굉장히 불안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물가 상승률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로 재계에 과도한 임금 인상 자제를 요청한 것을 두고는 "자유주의 시장경제라는 건 상식적인 얘기인데 그걸 갖다가 앞세운다는 것이 정책하는 사람들로서 뭔가 잘못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이 뭐다라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얘기해야지 막연하게 자유주의 시장경제, 민간 주도 경제 해서 경제 분야를 풀 수 없다"며 "쉽게 말해 옛날 이명박 정부 초기에 기업 프렌들리 얘기하면서 한 1년 지나다가 이제 상황이 나빠지니까 또 서민 위주로 간다고 그러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사람들도 ‘기업 프렌들리’로 가면서 핑계 댈 게 없으니까 ‘민간 주도’라고 하지 않았느냐는 이런 인식이 깔려 있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우리나라 재벌 그룹이라는 사람들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내버려 둬도 자기네들끼리 마음대로 경제를 운영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라며 "실질적으로 가장 심각한 상황은 지난 2012년부터 당시 금융 위기 이후 경기 침체 상황에서 회복되지 못한 중소기업들이 지금 엄중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역할은 시대 상황에 따라 변해야 된다. 60, 70년대에는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하기 위해서 정부가 재벌 위주로 계속 정책을 운용했는데 이제는 그 사람들은 다 자라서 사실 정부와 맞상대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며 "그러면 그다음의 사람들은 어떻게 끌고 가야 할 거냐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있어야 되는데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이에 더해 "최근 BTS다, 오징어 게임이다, 이런 문화까지 세계를 지배하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이럴 때일수록 정신 차리고 조심해야 한다"며 "우리의 제반 여건은 말이 선진국이지, 선진국과 같은 사회‧정치 구조를 갖고 있지 못하다. 작년부터 선진국이라고 UN이 인정했는데 사회적인 지표를 볼 것 같으면 과연 이게 맞느냐. 자살률은 OECD 평균의 배가 넘는 상황이고 노인 빈곤율은 세계에서 최고를 자랑하고 출산율은 세계에서 제일 최저를 보이고 있고 양극화는 심화된 이런 상황에서 미래에 어떠한 희망을 줄 수 있겠나 하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친윤계·이준석 당대표 사이의 갈등 국면에 관해선 "윤석열 정부가 출범을 해서 사실은 여당이 결속을 해서 정부를 보좌해줘야 하는 입장에 있다. 정부가 여소야대 상황에 있기 때문에 당의 기능이 보다 원활하게 해서 지금 야당과 협치를 잘 이끌어갈 수 있는 역할을 해줘야 되는데 지금 초기 당내 사정이 상당히 불안정한 상태에 있어서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의 입장에선 상당히 짜증스러운 모습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지금 국회는 여든 야든 간에 당이 단합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서로 갈등 구조에 놓여서 논쟁만 하고 있으니까 ‘저 국회가 과연 국정을 수행하는 데 무슨 역할을 할 것인가’에 대한 국민의 회의가 굉장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27~29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의 긍정 평가 응답은 45%, 부정 평가 응답은 37%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 취임 후 긍정 평가가 최저치를 기록했다.
긍정 평가는 이전 조사(6월 3주차)의 49%보다 4%포인트 하락한 반면 부정 평가는 5%포인트 상승했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40%, 민주당 26%로 양당 지지율은 이전 조사보다 3%포인트 동반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20%을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