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해경, 월북 번복에 대통령실 안보실과 토의" 대통령실 "입장번복 관여無"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서해 공무원 피격사건'과 관련해 해경이 피해자의 월북 판단에 대한 입장을 번복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과 수차례 토의를 거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사실은 없고 주장만 있는 야당의 정치공세"라며 반박했다.

민주당 ‘서해 공무원 사망 사건 태스크포스’(TF)의 단장인 김병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경이 최종입장을 발표하는 회견을 6월 16일에 했다. 언제부터 회견문을 만들었느냐고 집중 질문을 했더니 6월 초부터 만들었다고 하더라"면서 "그 과정에서 안보실과 여러 번 토의를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3주간 기자회견문을 만든 셈"이라며 "3주 동안 (의견이) 왔다 갔다 했다는 것은 (안보실이) 깊게 관여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떻게 기자회견을 국방부와 해경이 같이 하게 됐느냐’는 질의에 해경에서는 ‘대통령실 안보실에서 다리를 놔주고 중개를 해줬다’는 답변을 했다"며 "현재 대통령실 안보실이 깊숙이 관여했다고 보고 있으며, TF에서 국방부 장관 해경청장 등의 보고를 받아 (실체를) 밝히겠다"고 지적했다.

또 TF는 입장문을 통해 "해경에 수사 결과가 바뀐 이유를 물어보니 '증거물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어이없는 답변을 내놨다"며 "합참은 최초 월북 판단을 내렸던 그 정보 판단이 맞는다고 인정했고 이번에 그 정보를 재분석하지도 않았는데 해경이 단순히 결론만 뒤집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TF는 해경이 수사 결과를 번복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윤석열 정부의 서해 공무원 월북 판단 번복은 ‘대통령실 주도’의 정치공세 프로젝트였음이 밝혀지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이날 YTN라디오에서 "전날 민주당 TF 1차 회의에서 해경과 국방부의 보고가 있었는데 가관이었다. 월북 판단을 뒤집을 근거를 아무것도 내놓지 못했다. 해경에 ‘왜 판단이 바뀌었나’고 물으니 ‘구명조끼나 부유물, SI정보 녹취록 원문 등을 확보하지 못해서 번복했다고 했다. 새로운 증거가 나온 게 아니라 월북 정황이 된 증거물이 해경 손에 없어서 번복했다는 것"이라며 "황당하다 못해 충격적이다. 불타버린 구명조끼와 부유물을 어떻게 확보하겠나"라며 날을 세웠다.

특히 "주요한 근거 자료였던 SI정보를 해경이 열람은 했지만 그 원문을 받지 못해서 번복했다는 것"이라며 "SI정보는 국방부가 가지고 있는 것인데, 해경이 갖고 있지 않다고 증거 자료가 없는 건 도저히 말이 안 된다. 증거가 해경 손에 없다는 말을 하고 있어서 이런 이유로 결과를 번복했다는 것은 국기문란 수준의 일"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이 '사건 최초 대통령에게 보고될 때 추락으로 보고됐다'고 지적한 데 대해 "그 내용은 당시 청와대가 언론 브리핑에 다 공개한 내용으로, 새로울 것도 없고 제보도 아니고 모두가 아는 내용"이라며 "근거를 제대로 정리해서 문제제기를 하는 게 아니라 사실을 왜곡하거나 작은 조각 하나를 들고 뭔가 수상하다는 냄새만 풍기고 있다"고 받아쳤다.

반면 대통령실은 "해경 수사 결과 발표를 대통령실이 주도했다는 야당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고 즉각 반발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은 해경 수사나 입장 번복에 관여한 바 없다는 것을 거듭 분명히 밝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사실은 없고 주장만 있는 야당의 정치공세에는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할 일은 무분별한 정치공세가 아니라 집권 시절,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소홀했다는 비판을 무겁게 받아들여 대통령기록물 공개 등 진상규명에 협조하는 것이라 믿는다"고 야당의 적극 협조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