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홍철 "사실관계나 조사자료는 그대로인데 판단 바뀐 것에 의문...정쟁화한다"
"여러 가지 SI를 가지고 군이 판단한 결론이라고 여야 의원들도 군 신뢰"
윤건영 "국가안보 정보, 정략적으로 활용하나 의구심 들어"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문제 제기 없었다...월북 여부 큰 쟁점 되지 않아"
◆…2020년 9월 북한군이 피살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전날 대통령실과 해양경찰이 발표한 이른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일 해양경찰청이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자진 월북 했다'는 문재인 정부 판단을 번복한 것에 대해 "사실관계나 조사 자료가 새로 수집됐다든지 그런 건 아닐 텐데 이렇게 판단이 바뀐 것에 대해 의문"이라며 "정쟁화 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저희들은 사건 직후 국방위원회를 소집해서 장관으로부터 공개할 수 있는 보고는 공개로 받았다. 그다음 비공개를 해야만 하는 보고는 비공개를 하면서 그 당시 작전본부장이었던 합참의 작전본부장으로부터 비공개 보고를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 의원은 "여러 가지 군 관련 SI(Special Intelligence, 특수정보 첩보) 정보를 갖고 군 당국이 판단한 것으로 저희들은 봤다. 월북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저희들은 보고받았다"며 "군 당국에서는 여러 가지 SI를 가지고 군이 판단한 결론이라고 그렇게 얘기하니까 여러 여야 의원들도 군을 신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태경 의원도 국방위원이다. 다 같이 비공개로 보고를 받았고, 당시에 여야 의원들이 군 당국의 보고 내용에 대해서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질문에 대해 군이 답변했고 군의 보고에 대해서 여야 의원들이 수긍한 내용이었다"면서 "국방위원회에서 별도로 군내 특수 첩보라든지 그 자체를 열람한 것은 없었다"고 부연했다.
이어 "해경의 수사 결과나 조사 또는 수사 자료가 있을 텐데 당시에는 그걸 바탕으로 추정이든 단정이든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면서 "1년 9개월 정도 지난 상태에서 그 자료를 가지고 그대로 판단만 바뀐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상호 비대위원장도 말씀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친북 정책을 어떻게든 좀 노출시키려고 하는 것 아니냐 이런 의도도 다분히 있다고 본다"면서 "당시 사건 직후에 문재인 정부는 우리 국민에 대한 총격 피살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과 통지문도 보냈다. 남북 간의 특정 사건에 있어서 매우 특이한 이례적인 사과 통지문이었다고 본다. 물론 그때 여야 의원들 모두가 다 안타깝게 생각하고 어떻든지 간에 사실관계가 제대로 판단됐어야 된다는 것은 다 동의를 했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이 대통령 기록물로 봉인된 자료를 공개하고 문재인 전 대통령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현재 감사원 감사 조사도 착수한 마당에 법적 절차에 의해서 하는 것은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만 당장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입장을 표명해라, 기록물을 공개해라 이런 것은 다분히 정치공세로 본다"면서 "국가안보 관련 체계는 한 번 무너지면 복구하기가 굉장히 시일이 많이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든다. 당시 국방위원회에서도 집요하게 '속시원하게 첩보를 공개해라' 주장했지만 군은 '그것만큼은 안 된다'고 했었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정부가 전임 정부를 흠집 내기 위해 국가안보 정보를 정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윤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그런 문제 제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당시 월북 여부가 그렇게 큰 쟁점이 되지 않았고, 핵심 쟁점은 대한민국 국민이 억울하게 북한군의 총격에 피살되었고 거기에 대해서 정부는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을 했고 아울러서 국회도 여야 할 것 없이 대응조치를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을 통해 이례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사과 메시지가 있었고, 만약 우리가 허술하게 대응했다면 그런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태경 의원이 당시 첩보 내용을 열람한 적이 없으며 보고 내용에 '월북'이라는 내용이 있다는 보고만 받았다며 우상호 비대위원장의 발언을 정면 반박한 것에 대해 "당시 국방위와 정보위에서 SI정보를 보고했다.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소상하게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보고내용과 의원들의 내용은 비공개회의록에 남아 있다. 비공개회의록을 보면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SI정보를 해당 국회의원 등에 제한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나'란 질문에 "SI정보가 공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여야를 떠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정보자산이라는 건 한 번 공개되면 그 가치가 현격히 훼손된다"며 "다만 SI정보 같은 경우 여야 합의가 필요한 게 아니라 정부여당이 판단할 문제다. 정부 여당이 마음먹고 공개하면 될 일"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심한 것은 지금 여야가 거꾸로 간다"면서 "SI정보는 공개되는 순간 가치가 훼손되고 심각한 피해가 있기 때문에 야당인 민주당이 공개하자고 해도 국민의힘이 반대해야 될 텐데 국민의힘이 오히려 '정략적'으로 공개하자고 한다. 만약 SI정보가 공개되었을 경우 국민의힘이 감당 가능하겠는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월북몰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 단장을 맡은 하태경 의원은 앞서 이날 같은 MBC라디오에서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당시 첩보 내용을 국회 국방위, 정보위 여야 의원들이 같이 열람했고 이때 국민의힘 의원들도 '월북이네'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제가 국방위원이고 정보위원인데 열람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 의원은 "(첩보 내용을) 보여준 적은 없고, 질문했을 때 답변하면서 '월북이라는 단어가 있었다'(고 했다)"면서 "그 월북이라는 단어를 갖고 단정할 수 있느냐 계속 물었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