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서해 공무원 '자진월북', 文정부서 수사조작 확인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국방부와 해양경찰청이 '자진 월북'으로 판단해 발표하는 과정에 대해 "(문재인 정부가) 월북이라고 발표하면서 수사 조작한 것들이 지금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월북몰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 단장을 맡은 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4대 조작 의혹을 지금 확인했다"면서 "월북이라고 보기 힘든 정황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더 나올 것이다. 다 수사 과정에서 조작되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하 의원은 "도박 빚을 지나치게 많이 두 배 이상 부풀렸다. (도박 빚이) 1억 남짓 되는 것 같은데 그분 연봉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액수인데 문제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도박 빚을 과장한 것"이라며 "두 번째 정신적 공황상태였다고 발표했다. 인권위 보고서에 보면 정신적 공황상태라고 발표한 후 심리전문가에게 의견을 진단 의뢰해 선후가 뒤바꼈다. 이것은 정확한 근거가 없고 해경의 추측"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 번째는 조류 조작이다. 조류자료를 준 측에 전제를 확인해보면 자력으로 간다는 건 이론적인 것이지 실제로 그랬다고 볼 수 없다"며 "일기예보가 100% 정확하지 않듯이 기상상태로 조류가 많이 바뀔 수 있다. 실제로 부유물에 타고 있으면 자력으로 가는 게 불가능하다. 나중에 또 말을 바꿔 조류가 북으로 갔을 수도 있겠다(고 했다)"고 짚었다.

또 "방수복을 은폐했다. 이대준 씨가 신입 직원들이 오면 방수복 입지 않고 차가운 바닷물에 들어가면 저체온증으로 3시간이면 죽는다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당시 직원들이 '방수복을 입지 않으면 죽는다는 걸 잘 아는 사람이 월북기도를 했다면 왜 방수복을 방에 두고 그냥 갔겠느냐'고 진술서를 썼는데, 이 진술문을 다 덮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사과문이라는 발표 내용을 보면 '도주하려는 조짐이 있었다'는 내용이 나온다"며 "북한 당국 쪽은 진짜 월북 의사가 있는 사람이라고 안 봤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대위원장이 '당시 첩보 내용을 국회 국방위, 정보위 여야 의원들이 같이 열람했고 이때 국민의힘 의원들도 '월북이네'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좀 이상한 이야기 듣고 와서 (그러는데) 제가 국방위원이고 정보위원인데 열람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요즘 우 위원장 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을 닮아가는 것 같다. 처음에 '무슨 월북 공무원 죽은 게 큰 문제냐, 먹고 사는 게 중요하지'라고 말했다. 인권은 무시하고 먹고 사는 문제만 챙기면 된다는 게 전두환 국정철학인데 이분은 자기가 싸웠던 분과 닮아가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꺼낸 것은 전임 정부의 문제를 적폐로 몰아서 '적폐몰이'를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민주당 측 지적에 대해 "이게 지금 2년 된 사건인데, 이번에 해경이 발표한 게 최종 수사 결과의 발표"라며 "원래 문재인 정부의 최종 수사 결과 발표가 됐어야 했는데 수사관들이 양심의 가책 때문에 도저히 못하겠다고 서로 뺀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며칠 전에도 해경 간부들 불러서 물어보니 누가 정권을 잡든 이건 빨리 발표해야 된다(고 했다)"며 "만약 (피살 공무원이) 월북을 시도하면 네이버나 구글이나 (검색했을 텐데) 북한, 조류, 월북 관련한 검색어로 검색한 기록이 하나도 없다. 이것만 보더라도 기획된 월북, 처음부터 말도 안 되는 거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가 국민의 생명보호다. 생명이란 게 육체적·정신적 생명인데 육체적 생명은 북한이 죽이고 정신적 생명은 문재인 정부가 죽인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