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尹, ‘도어스테핑’ 신선하지만 사고 터진다”...간담회 대안 제시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대통령의 언어가 갖는 상징성과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도어스테핑보다는 한 달에 한 번씩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 전 원장은 17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윤 대통령이 도어스테핑(즉석 질의응답)에서 한 마디씩 새어버리고 있다"며 "(도어스테핑)은 굉장히 신선하고 소통으로 보이지만 반드시 사고가 터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확성기 부대 시위'에 대해 (윤 대통령이) '법대로 하라'고 했더니 아크로비스타 윤 대통령 아파트 앞에서 시위를 하도록 만들었다"며 "이건 대통령의 언어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시위에 대해) '정치적으로나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제해라'고 했으면 얼마나 박수를 받았겠는가"라고 아쉬워했다.

박 전 원장은 "영국 총리도 다우닝가 10번지(총리 집무실)에 서서 매일 하지 않는다"며 "도어스테핑도 좀 정제되고 참모들의 의견을 들어서 말씀하시고 차라리 한 달에 한 번씩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는 것이 어떻겠는가"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박 전 원장은 "김대중 대통령이 말씀 잘하고 실력 있다고 했지만 대통령이 된 뒤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나 각국 정상하고 전화할 때나 말할 때는 외교부·비서실이 합쳐 써준 원고 그대로 읽었다"며 "대통령이나 국가 원수들이 원고를 안 읽으면 사고가 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인사들에 대한 사정기관 수사에 대해선 "민주당은 정치보복수사라고 주장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때는 안 했냐'라고 말씀하셨더라. 그걸 누가 했나? 검찰총장인 윤 대통령이 했다"며 "본인이 한 것은 보복이 아니고, 지금 민주당이 얘기하는 것은 보복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관종 정치 그만하라”는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냥 대구시장이나 잘하라”며 응수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한테 한 방 맞고 대구시장으로 자기 내려간다고 가지 않았느냐”며 "사실 관종 정치는 홍준표 시장 당선인이 최고다"라고 반박했다.

앞서 홍 당선인은 박 전 원장이 ‘국정원 X파일’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선 페이스북에 “아직도 관종 정치에 매몰되어 있는 것은 이젠 고쳐야 한다. 나라를 위해 그만 자중하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