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미디어특위 "파업불참 기자 88명 조치 취하라"
특위 "MBC, 스스로 바로잡지 못하면 타의로 고쳐져"
MBC 제3노조 "'기자 물갈이' 후 北을 '정상국가'로 보도"
◆…박성제 MBC 사장이 2021년 2월 25일 서울 마포구 MBC문화방송 본사에서 진행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위는 이날 'MBC는 파업 불참 블랙리스트 진상 조사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산업부에만 있는 줄 알았던 '블랙리스트'가 공영방송에 버젓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MBC노동조합 제3노조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언론노조 파업에 불참했던 88명의 기자들이 5년이 다 된 지금까지도 방송에서 배제된 채 조연출, 작가, 뉴스 자료정리 등 한직으로 내몰려 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파업에 불참하고 자신의 일을 묵묵히 했다는 '죄'로 기자로서의 본분을 잃고 경력단절을 걱정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놓여 있다"며 "오랫동안 지속된 불법행위를 방치하고 있는 박성제 사장과 MBC 경영진들의 침묵이 경악스럽기만 하다"고 꼬집었다.
또 "KBS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KBS 박태서 전 시사제작국장은 지난 2017년 KBS 파업 당시 사내 게시판에 파업 불참 기자들을 향해 '부역자', '공범자'라는 비난의 글을 게재"했고 "고대영 당시 사장의 부당한 해임에도 큰 역할을 했다"면서 "파업에 동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동료 기자들을 박해하다 일반기업으로 옮겨가면서 그때 일로 상처받은 피해자에게 위로하는 듯한 글을 남겨 빈축과 분노를 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특위는 "MBC는 일련의 사태로 공영방송으로서의 입지가 추락할 대로 추락했고, 국민적 신뢰를 잃은 지 오래"라며 "스스로 바로잡지 못하면 반드시 타의에 의해 고쳐진다는 것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
◆…2017년 10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열린 전국언론노조의 'KBS·MBC 공동파업승리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3노조는 "2017년 12월 8일 김장겸 사장을 강제로 해임하고 사장 자리에 오른 최승호는 회사에 남아 언론노조의 파업에 불참하고 묵묵히 일을 하던 88명의 기자들을 모두 보도국 밖으로 나가라고 '소개령'을 내렸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파업불참기자들은 방송뉴스 취재보도 및 출연 기회를 박탈당했고, 조연출, 작가, 뉴스 자료정리 등의 업무를 하는 부서로 내몰렸다"고 했다.
이어 "(2017년 12월 19일) 해외 8개 지사에 가족과 함께 나가 있던 특파원 12명을 남은 임기와 상관없이 일제히 조기소환시키고 해외지사 5곳을 폐쇄시키면서 귀국을 종용"했고 귀국한 특파원 12명 가운데 비언론노조원이나 제3노조 소속이었던 11명에게 단순 자료정리, 작가일, 조연출, 섭외를 맡기고 취재 보도할 기회를 박탈했다고 비판했다.
제3노조는 워싱턴 특파원, 베이징 특파원, 워싱턴 지국장, 도쿄 특파원이 모두 언론노조원으로 교체됐다며 "이렇게 '기자 물갈이'를 한 MBC 보도국은 2018년 내내 북미대화와 남북정상회담을 칭찬하고 찬양하는 보도로 일관했고, 근거 없는 '낙관론' 속에 김정은에게 '위원장' 호칭을 꼭꼭 붙이면서 북한을 이른바 '정상국가'로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노조가 주도한 파업에 불참한 비언론노조원들을 뉴스에 얼굴을 내지 못하도록 막은 최승호, 박성제는 이러한 '마이크 뺏기'와 부당노동행위의 범죄자들이다. 이들을 더 이상 공영방송의 전현직 경영진이라 할 수 없다. 당장 수사를 통해 현재까지 자행되고 있는 불법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 박성제는 88명의 기자들을 자리에서 뽑아 바닥에 내팽개치고도 사장 자리에 앉아있는가? 왜 윤석열 정부는 이러한 불법행위자를 방치하는가? 눈앞에 벌어지는 현존하고 명백한 불법을 그냥 바라만 보는 것이 '공정'인가? 당장 수사를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