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월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5명은 물가오름세가 확산 중이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밝혀 7월 기준금리 추가인상여부와 빅스텝((0.5%p 금리인상) 단행 가능성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은이 14일 공개한 ‘2022년 10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에 의하면 금통위원 5명 모두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수의 금통위원들은 국내 경제는 민간소비 반등, 양호한 수출 흐름, 추경 등 확장재정 기조에 힘입어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높아진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해 통화정책의 긴축기조를 이어가는 게 바람직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다만 통화정책의 긴축속도에 대해선 의견이 나눴다.
A 금통위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가격 급등과 공급망 차질의 영향으로 지난 2월 전망수준을 크게 상회하여 연간 4% 중반에 근접할 전망이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물가의 상승률도 연간 3%를 상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가오름세가 확산하는 중이므로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이유는 충분하다. 물가상승세가 가파르긴 하지만 공급측 요인이 상당 부분을 설명하는 만큼, 통화정책적 대응의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소비자물가 상승분에 대해서도 근원물가와 비근원물가를 구분하고, 가능하면 비근원물가의 변동과 공급 차질이 근원물가 변동으로 파급된 부분까지 구분하여 차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당분간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겠지만, 글로벌 총수요 증가세가 둔화하기 시작한 만큼, 향후 기준금리의 인상속도를 신중하게 조절하면서 성장 손실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B 위원은 “최근 경제상황의 흐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물가상승압력의 지속과 주요국 통화긴축 가속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라며 “소비자물가지수 품목 중 전년동기대비 4% 이상 상승한 품목의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으며 향후 인플레이션 기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인들이 물가 정보에 더 민감해지고 향후 인플레이션 기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원자재 및 식량가격 상승압력과 중국의 봉쇄조치로 공급지연 및 비용압박이 이전 예상보다 크고 오래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기업의 비용전가, 기대인플레이션 상승과 임금인상 요구 등을 통해 2차 파급효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향후에도 물가, 성장,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금융 및 외환시장 동향 등을 면밀히 분석하며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에 근접해 가도록 추가적 조정을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 위원은 “물가의 경우 수요와 공급측 압력이 동시에 증가하고 공급측면에서는 에너지, 원자재, 곡물, 환율 등의 충격이 중첩되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며 “2차 파급효과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 특히 기대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 정액급여 중심의 임금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어, 금리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경기 및 물가 전망, 금융상황 등을 감안할 때 앞으로 통화정책은 완화 기조를 빠르게 축소하는 방향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경기와 물가 간의 상충관계가 심화되었으나, GDP갭이 플러스인 상황에서 물가갭이 크게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물가대응에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D 위원은 “물가의 경우 기존 예상을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5%에 근접한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기대인플레이션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어 우려스럽다”면서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고 2차 파급이 확산될 경우 자칫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의 안착 기조마저 흔들릴 위험이 커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물가상승세가 확대될수록 향후 보다 긴축적인 정책대응이 불가피하며 이는 결국 향후 더 큰 성장 손실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기준금리를 빠르게 중립수준으로 높여나가는 것이 중장기 시계에서 거시경제의 안정을 확보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의견을 냈다.
E 위원은 “올해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봉쇄적 방역조치로 인해 물가에 대한 상방압력이 크게 증가했으며, 높은 물가 오름세의 지속기간에 대한 불확실성도 함께 커졌다”며 “근원 인플레이션도 3.1%로 높아졌으며 관리항목을 제외할 경우 3.7%로 더 높아짐. 기대인플레이션의 경우 일반인 기대는 장단기 모두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에도 물가 전망경로상 불확실성은 큰 편이며 특히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은 여러 측면에서 우려할만한 현상”이라며 “실물경제의 회복세를 현저히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물가에 방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해야 한다. 향후 물가측면 이외에도 대내외적 금융안정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