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MB사면, 권한도 책임도 尹대통령 몫"

윤 대통령 하루만에 입장 바꿔

민주, "국민혈세 탕진한 MB 사면, 국민 공감대 얻을 수 있을지 의문"

윤석열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민주당이 사면의 권한도 책임도 온전히 대통령 몫이라며 국민적 공감대가 없음을 경고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9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서 '지금 언급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힌지 고작 하루만에 입장을 뒤집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8일 출근길에 기자들이 'MB 사면이 필요하다고 한 것은 아직 유효한가'라는 질문에 '지금 언급할 문제는 아니'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9일 출근길에 MB 특별사면에 대한 질문에 "이십몇 년을 수감 생활하게 하는 건 안 맞지 않습니까. 과거 전례에 비춰서"라며 입장 변화를 보였다.

이에 대해 신현영 대변인은 "대통령의 입장이 왜 하룻만에 바뀌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하지만 과연 국민께서도 대통령의 말씀에 생각을 바꿔주실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신 대변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다스를 통해 돈을 빼돌린 사실이 인정돼서 징역 17년 형을 확정받았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회사돈을 횡령하고 뇌물을 받은 것이 아니"라며 국민혈세를 탕감한 때문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대강사업, 자원외교, 방산비리로 100조에 이르는 국민세금을 탕진하고, 수자원공사·석유공사·가스공사·광물자원공사 등을 엄청난 빚더미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은 지금도 여전히 사라진 천문학적인 국민세금의 행방을 찾고 있는데, 과연 국민께서 국민혈세 탕진의 장본인을 사면하는 것에 공감하실지 의문스럽다"고 사면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신 대변인은 "사면권은 전적으로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며 "그 책임도 온전히 대통령이 져야한다"고 지적하면서 국민적 공감대 없는 MB사면에 대해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댁에 돌아가실 때가 됐다"며 사면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어 "집권 초기에 추진해 국민 의견도 여쭤보고, 미진하면 국민 설득도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은 최근 건강 악화를 이유로 형집행정지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이 당국의 형집행정지 결정과 상관없이 오는 8·15 광복절 특사로 사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요직에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인사들이 다수 합류하며서 이런 분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