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편향 직격한 조응천 "검사만한 공무원 없다는 생각대로 인사하나"

"전임 정부가 민변 출신 일변도라 치더라도 또 반복하나"

"최고 권력자가 법을 입맛대로 이용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는 형식적 법치주의 우려"

"전당대회, 권리당원 아닌 일반국민 비중 늘려야...지금도 짠데 소금 더 넣으면 누가 마시나"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편중 인사' 논란에 대해 "능력이나 국가에 대한 충성도로 보나 정말 검사만한 공무원이 없다고 정신승리한 건 좋지만 집권해서 그 생각대로 인사를 한다는 건 다른 얘기"라고 비판했다.

검찰 출신으로 박근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조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저도 검사 시절 특히 법무부 근무할 때 제가 검찰국에 근무했는데 제일 엘리트라고 자부하던 그런 집단"이라며 "다른 부처 공무원들과 회의도 하고 할일이 많았는데, 우리들끼리 쑥덕거릴 때 능력이나 국가에 대한 충성도로 보나 정말 검사만한 공무원이 없다고 (얘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의원은 "우리끼리 그렇게 정신승리한 건 좋다. 정신승리로 끝나면 된다. 그런데 그걸 집권해서 그 생각대로 인사를 한다면 그건 다른 얘기"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인사원칙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것"이라고 밝힌 인사 철학에 대해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윤 대통령은 "과거(문재인 정부)에는 민변 출신들이 아주 뭐 도배를 하지 않았는가. 특히 미국 같은 선진국을 보면 법조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정·관계에 아주 폭넓게 진출하고 있다. 그게 법치국가 아니겠나"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민변 출신 발언, 100% 양보해가지고 문재인 정부가 그렇게 했다고 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 자신이 문재인 정부를 부정하고 또 비난하고 하면서 거기서 자신이 출마의 변을 삼았던 그런 분인데, 설령 전임 정부가 그렇게 했더라도 그걸 또 그대로 반복하나, 나아져야지"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통령 1년 할 것도 아니고 5년 할 것 같으면 1기, 2기, 3기 내각이 있지 않나. 저 같으면 좀 안분해서 할 수도 있는데 왜 한꺼번에 다 해서 ‘1년만 하고 말 건가’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미국의 '거버먼트 어토니(government attorney, 정부 변호사)'를 인용하며 '이게 법치주의'라고 한 데 대해선 "거버먼트 어토니하고 검사하고 같이 보면 안 된다. 거버먼트 어토니 중에 검사가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도 보면 로스쿨 마치고 바로 정부 부처에 들어가는 변호사들 엄청 많다"고 짚었다.

이어 "‘법치주의다’, 이거는 'rule of law', 법의 지배가 아니고 'rule by law' 법에 의한 지배"라며 "더 큰 문제는 법의 지배, 즉 실질적인 법치주의가 아니고 'rule by law', 형식적인 법치주의(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고 권력자의 자의적 통치를 막기 위한 법치주의가 오히려 최고 권력자가 법을 자신의 입맛대로 이용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되는 ‘rule by law', 형식적 법치주의로 이용될 그런 전형으로 보여져서 상당히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복현 전 부장검사를 금융감독원장으로 기용한 데 대해서도 "금감원 기능이 금융범죄를 단속하는 것만 있는 건 아니지 않나. 시장을 잘 육성하고 조정하는 기능이 더 크지 않나. 금융범죄 사범은 제일 말단에 끝에 가서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앞에 금융시장을 어떻게 잘 육성하고 조정할 것인가, 과연 이복현 신임원장이 이쪽에 대해서 식견이 있는가 (의문)"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민주당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우상호 의원이 선임된 것에 대해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었던 것 같다. 유인태 총장, 김영춘 전 장관 등 거명된 분들이 전부 다 격렬하게 손사래를 쳤다"면서 "지금 이 상황에서 ’그래 내가 할게‘라고 들어오실 분 안 계셨을 것이다. 객관적으로 상당히 합리적이고 융통성 있다고 보이는 우상호 위원장 외 현실적으로 다른 방법이 없던 것 아니냐(고 본다)"고 평가했다.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 비중을 확대하자는 주장에 대해선 "지금도 충분히 짠데 소금 더 넣으라고 하면 누가 마시겠나"라며 권리당원 비중을 늘리는 게 아닌 일반국민 비중을 늘려야 된다고 반대했다.

조 의원은 "물(일반국민)을 타야지 지금 소금(권리당원) 더 넣을 때가 아니다"라며 "우리 당의 위기 상황을 요약하면 결국 민심과 당심의 괴리가 너무 커졌다는 것이다.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이 지금 40%, 대의원 45%, 일반 국민 10%이다. 그런데 여기에 더 밀도 있게 볼륨을 키운다면 다른 소리는 다 함몰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새누리당 폭망 사례를 보면 2016년 총선에서 지고 난 다음 이정현, 홍준표, 황교안까지 대표 3명 와서 탄핵되고, 지방선거 지고, 대선 지고 계속 졌다. 그때마다 태극기 부대의 목소리가 점점 더 커졌고 그것을 제어하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국민 여론조사를 50%까지 올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