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매출 늘며 영업익 2~4배 증가
넷마블 컴투스, 인건비와 마케팅비 부담에 적자전환
애널리스트 "지난해 올린 인건비 올해 더 가중될 것"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배 늘어나며 업계 전체의 수지 개선에 기여했다. 반면, 넷마블과 컴투스는 불어난 인건비와 마케팅비를 감당하지 못해 적자로 돌아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8대 게임사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의 총합은 6367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4623억원 대비 37.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의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됨에 따라 업계 전체의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1분기 244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년 동기보다 330.4% 이익이 급증했다. 엔씨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54.2% 급증한 반면, 인건비와 마케팅비가 각각 6%, 24% 줄면서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정기 상여와 인센티브 등의 일회성 비용이 감소하며 인건비 부담이 줄었다"며 "마케팅비의 경우 전분기에 리니지W의 대규모 글로벌 론칭 마케팅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마케팅비가 높았는데 이 비용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결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23%, 전년 동기대비 330% 증가했다"며 "비용 컨트롤 및 효율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매출액 대비 마케팅비 비중이 10%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는 42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8% 성장하면서 업계 영업이익 7위에서 4위로 3계단 뛰어 올랐다. 이 회사는 올해 연봉인상효과로 인한 인건비 상승과 '오딘' 대만 런칭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비용이 95.8% 증가했지만 오딘 흥행으로 매출이 크게 늘면서 비용을 상쇄하며 많은 이익을 냈다.
크래프톤은 1분기 영업이익 311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7.3% 늘어나며 게임업계 영업익 1위 자리를 지켰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글로벌 eSports 대회 개최로 인한 일시적 비용이 제거되면서 지급수수료가 크게 감소했고 주가 하락으로 주식보상비용 532억원이 오히려 환입되면서 영업비용이 9.7% 감소해 8대 게임사 중 유일하게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익 실적을 보였다.
더블유게임즈, 펄어비스, 위메이드는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더블유게임즈는 426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보다 15.3% 이익이 감소했지만 업계 3위에 올랐다. 더블유게임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앱스토어에 지급하는 수수료 항목인 플랫폼 부문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했지만, 인건비와 마케팅비가 각각 5.5%와 9.2% 증가한 탓에 영업이익이 15.3% 줄었다.
더블유게임즈 관계자는 "마케팅비, 인건비 증가로 인하여 영업이익이 줄었다"면서 "영업이익률은 올해 1분기 28%로 지난해 같은 기간 31%와 비교했을 때 큰 차이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더블유게임즈 측은 "영업익 감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효율화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신작의 개발속도를 높이기 위한 채용이 지속되고 있었기 때문에 향후 신작 런칭을 통해 영업이익의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펄어비스는 영업익 5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0.4% 이익이 급감했다. 이 회사는 전년 동기 대비 인건비가 20.1% 증가했지만, 지급수수료 및 광고 선전비가 각각 12.7%와 45.9% 감소하면서 영업비용이 1.8% 줄어들었다.
위메이드는 지난 1분기 5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80.7% 이익이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위메이드는 인력 충원에 따른 인건비 증가 및 위메이드플레이 연결 편입에 따른 광고 선전비 및 감가상각비가 증가하면서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157% 증가하면서 이익이 급감했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계열사 신규 연결 편입 및 인력 증가에 따른 비용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이 다소 감소했다"고 밝혔다.
컴투스와 넷마블은 지난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컴투스는 지난 1분기 영업적자 2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컴투스는 마케팅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신규사업 추진 및 연결 종속회사 편입에 따른 인력 증가로 인건비가 크게 늘면서 영업비용이 37.3% 급증해 이번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컴투스 관계자는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사업 확대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력 확충과 콘텐츠 밸류체인 구축에 따른 다각도의 투자로 인해 연결 실적 상의 일시적 이익 감소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분기부터 이어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야구 게임 라인업 등 주력 게임들의 인기 상승세와 글로벌 기대작인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및 다양한 웹3 게임의 출시 등을 기반으로 견조한 성과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넷마블은 영업적자 119억원으로 전년 동기 542억원의 흑자에서 적자전환해 업계 3위에서 8위로 주저앉았다. 넷마블은 신작 관련 개발 인력 충원에 따른 인건비가 상승하는 한편, 지급수수료와 마케팅비용도 함께 증가해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보다 24.6% 증가한 것이 적자요인으로 작용했다.
도기욱 넷마블 대표는 "2분기부터 '제2의 나라 글로벌'을 시작으로 다양한 신작을 출시할 것이기 때문에 매출이 개선될 예정"이라며 "다만 그에 따른 마케팅비와 인건비 상승분 등의 영향이 있어 수익성 개선은 하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선 지난해 업계의 화두로 자리매김했던 인건비 문제가 올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는 전망이 나왔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한차례 높아졌던 인건비 부담이 올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들 기업의 올해 인건비 증가율은 평균 3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인력 충원과 연봉 및 상여 인상으로 인건비 상승은 불가피한데 이를 상쇄할만한 매출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며 "이 점이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주요인"이라고 밝혔다.
8대 게임사의 지난 1분기 잠정 실적 발표에 따르면 인건비 항목의 총합은 707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5785억원보다 22.2% 급증하는 등 기업의 수익성을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