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그 사람은 아니었다고 말하면 지원 유세했던 우리 모두의 자기부정"
"남 탓하지 말자...이재명 찍은 국민에 대한 예의와 존중 필요"
김남국 "후보·당원들·지지자들 선거 운동 하고 있을 때, 일부 의원들 ‘이재명 죽이기’ 기획"
김용민 "외연확장, 중도확장 고민할 때 아닌 내부 결속부터 다져야"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지난 1일 오후 인천시 계양구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 김남국 의원도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가 끝나자마자 마치 '작전' 하듯 '이재명 책임론'을 일방적으로 꺼냈다며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워서 침뱉기 하지 맙시다'라는 제하의 글을 올리며 "이재명 흔들기를 하면 안 된다. 이재명을 찍었던 국민들에 대한 예의와 존중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의원은 "10년 전 2012년, 문재인 대통령 대선 패배 직후에 열린 의총에서 '문재인 후보는 국회의원직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하라'고 주장한 의원들이 있었다"며 "그때 곧바로 제가 나가서 '대선 패배가 문재인 후보 개인의 잘못이냐, 문재인 후보 개인이 책임질 일이냐, 우리 모두의 책임이 아니냐, 우리가 부족해서 졌다면 우리 스스로, 남 탓하지 말고, 우리 탓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제가 얘기한 바 있다. 그 후로 문재인을 흔들던 사람들은 끝내 탈당하고 딴살림을 차렸다"고 운을 뗐다.
이어 "2012년 당시 문재인을 공격하면 안 되었듯이,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에 상처를 내고 공격하면 안 된다. 저쪽 사람들만 이익이고 좋아할 일"이라며 "오늘 의총에서 '누구 때문에 졌다'고 남탓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의 잘못이고, 우리 모두의 부족이고, 우리 모두의 탓"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남 탓하지 말기'다. 후보들은 열심히 뛰었고 우리는 지원 유세를 했다, 이 후보가 훌륭하니 찍어달라고. 그런데 선거 끝나자마자 그 사람은 후보깜이 아니었다고, 이 사람은 부족했다고 그러면 이거 언어모순 아닌가. 우리 스스로 우리에게 침 뱉고 우리 스스로 눈을 찌르는 것 아니겠나. 절대로 후보자들 실명을 거명하면서 그 사람은 아니었다고 말하는 것 자체는 그 사람을 지원 유세했던 우리 모두의 자기부정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더해 "우리가 해야 될 일이 있다. 혁신, 개혁, 쇄신 세 가지 단어를 우리는 쓴다. 제가 네이버 사전에서 찾아봤는데 혁신도 개혁도 쇄신도 다 잘못된 것을 고치자는 뜻"이라며 "혁신위를 만들든, 개혁위를 만들든, 쇄신위를 만들든 빨리 만들자. 거기서 감정싸움 하지 말고 차분하게 시스템을 갖춰서 합리적이고 이성적이고 논리적으로 평가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이 가장 먼저 결정할 일은 비대위 구성, 전당대회, 혁신위 등 일정발표라며 조기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미 대선 전에 우리는 장경태 혁신위를 통해서 전당대회 룰을 이렇게 고치겠다고 공포한 바 있다. 대국민 약속"이라며 "우리 스스로 혁신위에서 이렇게 전당대회 룰을 바꾸자고 해놓고 그것조차 바꾸지 않고 또 다른 혁신을 하자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따라서 혁신위에서 결정한 사항은 당헌·당규에 빨리 반영해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누구는 '비대위는 왜 야반도주하듯이 즉각 사퇴했느냐, 일주일 동안 욕 먹고 사퇴하지'라고 한다"며 "저는 그래도 그나마 최악의 비대위가 잘한 것은 즉각 사퇴한 거라고 생각한다. 만약에 일주일 욕먹을 기간이 있었다면 정말 당은 큰 분란이 일어났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핵전쟁보다 더 말리기 어려운 싸움이 감정싸움"이라며 "감정에 휩쓸리다 보면 모든 이성적 논의가 마비되고, 서로 각자의 사익적 주장만 하게 된다. 화났을 때는 결정하지 말자. 서로의 감정싸움 없이 이성적으로 하려면 우리의 감정을 톤다운(tone down), 캄다운(calm down) 해야 한다. 그리고 이성적으로 토론하자"고 거듭 강조했다.
김남국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가 끝나자마자 마치 ‘작전’ 하듯이 국회의원 10여분께서 일제히 SNS에 글을 올리고, 일부는 방송에 출연해 일방적인 주장을 했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김 의원은 "6월 3일 국회의원, 당무연석회의에서의 발언 역시 잘 짜여진 드라마의 각본을 본 것 같았다"며 "우리들의 부족함을 되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네 탓 타령’만 가득했다. 반성보다 당권에 대한 사심 가득해 보였다. 민주당에 대한 쇄신에 대한 의지가 아니라, 계파의 이익이 먼저인 것 같아서 너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이런 '이재명 책임론' 논의가 선거 전부터 계속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심지어 선거 당일 낮 12시에 모여 회의도 했다고 한다"며 "어떤 의원은 선거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이재명을 비난하는 메시지를 고치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했다.
이어 "전국에서 선거 승리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후보와 당원들, 지지자들은 정말 절박한 마음으로 간절하게 선거 운동을 하고 있을 때, 일부 의원들은 ‘이재명 죽이기’를 기획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것은 대선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민주당 정치인들이 패배를 먼저 반성하고, 쇄신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단 하루도 못 참고,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이재명 책임론'을 쏟아내는 모습을 보면서 절망하고 계신다"면서 "분열해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의원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 국민과 당의 이익보다 더 우선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용민 의원도 "지금 민주당은 외연확장, 중도확장을 고민할 때가 아니라 내부 결속부터 다져야 한다"며 "비대위, 조기전당대회 무엇이 되었든 당원과 지지층 속으로 들어가 답을 찾아야 한다. 답을 찾고 체질을 개선한 뒤에 국민 앞에 다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하는 국회의원들과 당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사람들은 이제 정신 차려야 한다"며 "당 내부에서 당권 장악 등 권력투쟁을 하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당 외부의 정치세력과 권력투쟁을 피하는 정치인들도 이번에 정신차리지 못하면 결국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새 전당대회에서는 반드시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투표 비율을 조정해야 한다"며 "이조차도 하지 못하면 정말 당원들에게조차 외면받는 정당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