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올라 가계부채 건전성 ‘우수’…금리인상에 상환능력 저하 우려”

가계부채의 양호한 자산건전성은 주택가격 상승으로 부채에 대한 담보력을 유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차주의 부채상환능력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27일 ‘가계부채, 양호한 자산건전성 지표에 숨은 부실 현실화 우려-가계부채 양적·질적 위험 분석 및 부실 위험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의하면 10년간 연평균 56조원씩 증가(2005~2014년)했던 가계부채는 2015년 이후 3개년 연속 100조원 이상 증가했다. 가계부채 규제 강화 등으로 영향으로 2018년, 2019년 가계부채 증가폭이 다소 완화됐으나 2020년, 2021년 가계부채는 다시 100조원 이상 증가했다.

보고서는 가계부채 증가의 배경으로 ▲지속된 금리 인하로 인한 이자비용 부담 완화 ▲규제 완화로 인한 주택자금 수요 확대, 이로 인한 주택가격 상승으로 추가 담보여력 재상승의 순환구조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완화 정책 등을 꼽았다.

최근 국내 가계부채 증가속도가 상당했다는 점은 해외 주요국과 비교 시 보다 확연히 드러난다.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상승하면서 주요국과의 격차가 확대됐다. 이에 따라 양적 위험이 상승했다.

보고서는 가계부채에 대한 잠재적 위험 규모가 증가했지만 이러한 양적 위험 증가(Exposure 확대)가 곧 부실위험이 상승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가계의 부채상환능력 개선, 충분한 담보가치 확보 등이 동반된다면 가계부채의 양적 증가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부실리스크가 상승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최근 금융기관의 우수한 자산건전성의 배경에는 이러한 자산 및 소득을 통한 상환능력이 유지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 부담비율이 크게 저하되지 않았고 주택가격 등이 상승하면서 담보력이 유지됐다는 것이다.

다만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등 거시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소득 및 자산 기반 상환능력에 대한 판단이 변화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가계부채에 대한 우수한 대응력(자산 및 소득을 통한 상환능력)이 미래의 부실가능성이 낮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선영 한신평 금융/구조화평가본부 금융1실 선임연구원은 “국내 경제 규모 대비 빠르게 확대된 가계부채 현황과 최근 나타나는 급격한 금리 상승 환경 등을 고려할 때 가계부채 부실위험은 현 수준 대비 높아질 것”이라며 “변동금리부 대출 비중이 상당한 점을 고려할 때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차주의 부채상환능력 저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