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586의 남은 역할, 더 젊은 민주당 만들도록 청년에 길 열어야"
"잘못된 내로남불을 강성 팬덤이 감싸...잘못된 '팬덤정치' 끊어내야"
박홍근 "박지현 당 쇄신안, 따로 논의 없어... 호소력 있을지 돌아봐야"
김민석 "박지현, 대국민 사과, 지도부 정리 안 된 것... 돌출행동? 보기 나름"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 20일 오전 대전시 서구 둔산동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충청권 현장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5일 "586의 사명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이 땅에 정착시키는 것이었다. 이제 그 역할은 거의 완수했다.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해야 한다"며 다시 586용퇴론을 꺼내들었다. 민주당은 당 지도부 차원이 아닌 개인의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위원장은 이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합동회의에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586정치인의 용퇴를 논의해야 한다. 대선 때 2선 후퇴를 하겠다는 선언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은퇴를 밝힌 분은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밖에 없다. 선거에 졌다고 약속이 달라질 순 없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어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위원장은 "2022년 대한민국의 정치는 586정치인들이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격차와 차별, 불평등을 극복하는 것이 목표"라며 "2030청년들은 이 격차와 차별과 불평등의 최대 피해자이자 해결의 주체이다. 586의 남은 역할은 이제 2030청년들이 이런 이슈를 해결하고 더 젊은 민주당을 만들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어제 기자회견 이후 왜 사과를 자꾸 하느냐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당을 책임진 비대위원장으로서 반성하지 않는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더 깊어지기 전에 신속하게 사과드리고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대선에서 졌는데도 내로남불도 여전하고 성폭력 사건도 반복되고 당내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팬덤정치도 심각하고, 달라진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 팬덤정치에 대해 "우리 당은 팬덤정치와 결별하고 대중정치를 회복해야 한다"며 "자신과 다른 견해를 인정하지 않는 잘못된 팬덤정치 때문에 불과 5년 만에 정권을 넘겨줬다. 잘못된 내로남불을 강성 팬덤이 감쌌고, 이 때문에 국민의 심판을 받았다. 잘못된 팬덤정치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 강행만이 살길이다' '최강욱 봐주자'라는 식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며 "팬덤이 무서워 아무 말도 못하는 정치는 죽은 정치다. 민주당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극렬지지층, 문자폭탄에 절대 굴복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성희롱 발언 의혹에 휩싸인 최 의원에 "비대위의 비상징계권한을 발동해서라도 최강욱 의원에 대한 징계절차를 조속하게 마무리하겠다"며 "당내 윤리심판원이 지선 전에 징계절차를 마치라는 비대위원장의 요청에도 선거가 끝난 뒤인 6월 20일에 차기 회의를 개최한다고 결정했다. 우리 당 소속 자치단체장들의 성폭력 사건으로 당이 그렇게 고통을 겪었는데도 또 이렇게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의 열세를 만회하려면 읍소전략 밖에 없다. 서울, 경기, 인천 시도지사와 선대위원장이 공동으로 반성과 성찰, 당 개혁과 쇄신 방안을 담은 대국민 사과문을 채택하고 국민 앞에 발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한 뒤 회의장 안에선 고성이 흘러나왔다. 윤호중 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등은 "개인 자격으로 여기에 온 게 아니지 않냐. 앞으로 지도부와 상의하고 공개 발언하라"고 했고, 이에 박 위원장은 "그럼 저를 왜 여기다 앉혀놨냐"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박 위원장이 언급한 586 용퇴론 등 당 쇄신안 마련에 대해 "금시초문이며, 지금 따로 논의는 없다"며 "사실 선거 앞두고 불리하니까 어떤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에 얼마나 호소력이 있을지도 돌아봐야 한다"고 에둘러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 절박한 마음으로 혼연일체가 돼서 대선 때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을 지지했던 국민이 다시 투표장으로 나올 수 있게끔 동기를 부여하는 것에 지혜를 모아도 부족할 상황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선거 앞두고 마치 보여주기식으로 가는 것은 더 신중해야 된다. 지금은 온 힘과 지혜를 한데 모아서 국민에 절박하게 호소하면서 검증된 인물들 중심으로 세워 주십사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선거전략상 옳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총괄본부장은 박 위원장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 대해 "지도부 안에서 정리가 안 된 상태에서 본인이 평소 생각했던 걸 이야기한 것"이라며 지도부 차원에서 모아진 의견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당 지도부의) 선거 전반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박지현 위원장이 '개인적으로 이런 것을 별도로 하면 어떠냐'고 말씀하셔서 정치 일정 흐름 속에서 녹여내는 것이 좋겠다고 정리가 됐는데, 본인이 또 따로 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의 돌출행동인가'라는 질문에 "그렇게 표현하는 것은 보기 나름"이라며 "하여간 따로 본인은 본인대로 표현하실 필요가 있겠다 이렇게 생각하신 것 같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