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이재명·송영길 '허위사실공표죄' 고발… '공기업 민영화 가짜뉴스 유포'

민주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 공기업 민영화 입장부터 밝히라"

김대기 비서실장, "공기업 지분 매각" 발언으로 논란 촉발

유정복 "민영화 없다"… 논란 확산 차단 안간힘

고용진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23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은 '공기업 민영화'를 주장하는 것은 선동"이라며 이재명 위원장과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를 가짜뉴스를 유포(낙선목적 허위사실공표죄)했다고 고발 의뢰했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그러나 정작 민영화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문제 제기와 비판을 고소고발을 통해 막겠다는 것은 협박정치"라며 "국민의 입을 막는 것이 국민의힘이 생각하는 민주주의냐"고 반문했다.

이어 "공기업 민영화에 대한 우려를 불러 일으킨 것은 다름 아닌 윤석열 정부"라며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7일 국회 운영위에서 '인천공항공사와 한국철도공사 등 공기업 지분 3~40%를 민간에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고 대변인은 "민영화 논란에 불을 붙여놓고 입을 열면 고소고발 하겠다니 정말 검찰공화국이 시작된 모양"이라고 힐난했다.

특히 "국민은 바로가 아니"라며 "세계가 빠르게 소통하는 시대"이고, "외국의 민영화가 어떤 결말을 맞았는지 우리 국민들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대변인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직접 '민영화는 없다'라고 분명히 국민께 약속하면 논란은 끝이 날 것"이라며 "'아니 땐 굴뚝에 연기'라면 고소고발 대신, 국민께 '민영화 안하겠다'고 명확한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캠프의 하헌기 부대변인 역시 논평을 통해 "어제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김웅 공명선거본부장은 '국민의 불안감을 조장하는 이런 광우병 선동에 대해 더 이상 관용은 없다. 가짜뉴스 유포와 허위사실 선동에 대해서는 반드시 발본색원할 것'이라며 이 위원장과 송영길 후보에 대한 고발 사실을 전했다.

하 부대변인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발본색원(拔本塞源)'이란 표현이 참 무섭다"며 "이제 검찰공화국이 됐으니, 김 의원은 고발사주와 같은 번거로운 과정도 필요 없이 발본색원만 하면 되는 것이냐"고 일침을 놨다.

그는 특히 "이재명, 송영길 두 후보의 민영화 반대 주장은 '아닌 땐 굴뚝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지난 4월 인수위 전문위원은 '한전의 전력 독점판매구조를 점진적으로 개방하겠다'라고 했고, 또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 김대기 비서실장은 국회에서 '인천공항 40% 민간 매각' 발언을 한 것이 바로 김웅 의원이 제기한 '가짜뉴스'의 시작"이라고 짚었다.

하 부대변인은 이어 "이명박정부는 민영화에 대한 국민적 우려와 야당의 문제 제기에 대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했지만, 결과는 모두 사실로 밝혀진 바 있다"고 꼬집으며 "그렇기 때문에, 민영화에 대한 우려는 당연히 지적할 수 있고 지적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하 부대변인 역시 "지금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은 국민들의 합리적 의심과 야당의 견제를 '가짜 뉴스'로 매도하고 고발 운운할 것이 아니라, 공기업 지분 매각을 포기하고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먼저"라고 말했다.

공기업 민영화는 특히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가 관련 법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천지역 선거에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유정복 후보 캠프는 지난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인천공항 민영화와 관련한 근거 없는 소문이 나도는 것에 대해 권성동 당 원내대표가 '민영화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유 후보도 권 원내대표의 입장과 같다"며 차단에 나섰다.

반면 민주당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는 "유 후보가 국회의원 시절 인천공항 민영화 법안을 발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윤석열 정부에 의해 다시 추진될 수 있는 인천공항 민영화에 유 후보는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고 공세를 취했다.

유정복 후보는 2010년 3월 '인천공항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 법률안은 인천공항공사 지분의 49%를 민간에 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로 사실상 '민영화 법안'이었다.

당시 인천시민사회와 정치권의 거센 반발로 개정법률안은 폐지된 바 있다.

그러나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7일 국회에 나와 '지분 매각' 발언을 하면서 민영화 논란이 재점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