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한덕수 불가론' 우세 속 의총 공방 예상

더불어민주당은 20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 표결을 앞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원칙대로 부적격한 후보에 대해 부결을 해야 된다는 의견과 여러 가지 정무적인 판단을 통해서 찬성 표결을 해야 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면서 표결 전 의원총회에서 치열한 공방이 오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에선 반대표를 던져 한 후보자의 낙마를 끌어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6·1 지방선거가 불과 12일 남은 상황에서 인준안을 실제로 부결시킬 경우 새 정부에 대한 발목잡기로 비쳐 역풍이 불 수 있어, 당 지도부는 쉽사리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캠프에서 진행된 충청권 현장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한덕수 후보자는 그동안 공과 사의 경계를 심각하게 무너뜨리며 살아온 것이 청문회 과정에서 이미 입증되었다"며 "우리는 대화와 타협을 거부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의 행태를 묵과할 수 없으며 그 정치적 책임을 무겁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후보자의 흠결이 많고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민주당은 새 정부의 첫 총리 후보라는 점까지 고려하며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적 환경을 조성코자 인내하며 노력해 왔다"면서 "그러나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정략적 태도로만 일관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자신들이 당초 합의하여 국회 본회의까지 통과한 사개특위의 위원 명단을 오늘까지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윤석열 대통령은 말로만 협치를 외치며 문제투성이의 인사들을 내각과 대통령 비서실에 임명 강행했다. 원내1당인 야당과 조금이라도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 현안을 책임 있게 풀어가려는 모습은 온데간데없다"며 "오늘 국회 본회의 전에 민주당 의원총회를 열어 그 결론을 내리겠다"고 비판했다.

법사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당내에서는 두 가지 흐름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부적격한 후보에 대해 부결해야 된다는 얘기가 있는 반면 여러 가지 정무적인 판단을 통해 찬성 표결을 해야 된다는 의견들이 있다. 오늘 의총이 굉장히 치열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한덕수 후보자가 대표적인 회전문 인사"라며 "공직에 있다가 로펌에 가서 거액의 수임료를 받고 다시 공직에 임하던 사람인데 이런 게 만연하게 되면 피해는 국민이 보게 된다. 부적격한 것 아닌가 이런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부터 한 후보자 인준 관련돼서 여러 가지 전제조건이 있고 연계돼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왔었는데.그렇지 않다"며 "한 후보자는 총리 후보자 그 자체로 적격, 부적격을 판단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호영 후보자, 윤재순 비서관 두 인사들이 상당히 문제가 많다고 거론되고 국민들고 부정적으로 바라보는데도 가져가는 거 봐서는 한 후보자 하고 거래할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주는데, 저희들은 그것과 상관없이 결정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서 오후 예정된 한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과 관련해 "처음부터 협치를 염두에 두고 지명한 총리"라며 "잘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 후보자는 김대중 대통령 시절 경제수석을 했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 국무조정실장과 경제부총리, 총리를 하신 분"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5년 전에는 노무현 정부의 총리로 모셨던 한덕수 후보자가 15년 뒤에 노무현의 후예를 자처하는 당에 의해 인준 부결된다면 그만한 자기부정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협치를 위해 민주당을 배려해 모신 한덕수 총리가 인준 부결되면 앞으로 협치를 위해 어떤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할지 우리 당은 모르겠다"고 대립각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