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제출 제대로 안하고, 서면 답변도 거의 한 줄"
"4명 의원 각기 다른 질문 했는데, 답변 똑같은 경우도 있어"
서면 답변 제출 기한도 지키지 않아
청문회 당일 오전 요청에도 추가 제공된 자료 없어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지난 9일 시작해 10일 새벽까지 진행됐지만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됐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한 후보자에게 질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TV 방송화면 캡처)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이 무산된 가운데, 민주당의 준비 부족이 도마에 올랐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박주민 의원은 1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한동훈 후보자가 자료 제출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서면 질의에 대한 답변도 제출 기한을 지키지 않아 청문회 준비를 정상적으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청문 기일이 변경됐던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조차도 원래 있었던 기일에 맞춰 답변을 냈는데, 한동훈 후보자의 경우 서면 답변 제출 기한조차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부분 질의에 대한 답변이 거의 천편일률적이었다"며 "4명의 의원이 각기 다른 질문을 했는데 답이 다 똑같은 경우도 있었다"며 "애초부터 청문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었고, 준비 하기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문회 과정에서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 박 의원은 "우선 논문이라고 했더니, (한 후보자가) 논문은 아니고 에세이라고 주장을 하던데 하여튼 대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실제로 대필작가로 알려진 '벤슨'이라는 사람이 등장하기도 한다며 "예를 들어서 벤슨이라는 사람이 대두됐었던 그건 온라인 첨삭 지도를 누군가에게 받았지만 벤슨이라는 사람하고 연결되는 지점은 없다고 (한 후보자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다음에 'IEEE'라는 학회 쪽에다 제출된 논문의 경우에는 그 공저자가 본인이 1년 이상 지도를 했고, 그래서 논문을 쓸 수 있었다. 그리고 본인들은 그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취지의 인터뷰 기사도 떴는데, 명확하게 그런 부분에 대한 해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여전히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전자책 같은 경우에도 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았고, 그래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해명하고 있는데, 저희가 확인해 본 바로는 저작권자의 동의없이 출간이 됐었고, 그래서 저작권자가 항의를 하자 그때서야 사과 메일을 보내고, 저작권에 대한 협의를 하는 과정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저작권 침해 문제, 대필 의혹 문제, 표절 문제 등에 대해 제대로 해명이 되지 않았고, 어제 MBC 단독 보도 중에 앱을 개발했다고 해서 자기 경력에다 넣고, 쓰고 했는데 그 앱도 국내의 다른 개발자가 약 200만 원을 받고 개발했다는 의혹이 추가됐다"며 "이런 의혹이 전혀 해소가 안 된 상황에서 무엇보다 이렇게 스펙을 쌓은 이유가 뭐냐고 물었을 때 (한 후보자가) '대학 입시용이 아니다. 본인이 여러 취미활동이라든지, 학문의 즐거움을 느끼기 위해서 했던 여러 활동들을 그냥 아카이빙한 것에 불과하다'라고 이야기 하는데, 이게 의혹이 해명된 것이냐"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한 후보자의 딸이 왜 스펙을 쌓았느냐, 그런 활동을 왜 했느냐고 의혹을 제기하는데 한 후보자는 여전히 '입시용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이 대목의 의문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윤리적인 문제라든지 혹은 거짓 해명 차원이 아닌 법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의혹이 있느냐'는 질문에 박 의원은 "저작권 침해의 경우 저작권법 위반이 될 수 있고, 대필 의혹이 있는 그런 에세이나 이런 것들을 통해 수상을 했다면 업무방해에 해당한다"며 "그것들이 꼭 대학 입시용으로 제출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런 시상, 대회를 여는 사람들의 공정한 심사 업무를 방해한 업무방해가 성립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노트북 기부에 대해 제3자 뇌물죄, 배임증죄가 거론되는 경우에 대한 질문에 박 의원은 "실제 그 부분에 대해 한 후보자에게 문제 제기를 하자, 한 후보자는 '해당 기업 명의로 기부가 된 것이다. 그래서 제3자로서라도 이익을 받은 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사실 기부를 받았던 단체 차원에서 누구의 힘으로 그런 물품을 받았다는 것을 인식했다면(실제 딸이 만들었다는 단체명이 기재된 일종의 플래카드를 들고 찍은 사진이 남아 있다) 제3자 뇌물죄의 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 정치인들이 어떤 기업으로부터 물품을 받아서 본인 이름으로 기증을 한 게 아니라, 그 기업 이름으로 기증을 하며서 '이거 다 제가 한 겁니다' 이렇게 하면 뭔가 문제가 됐었던 그런 경우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자의 딸이 제공 받았다는 노특북 기부 회사의 임원이 공교롭게도 한 후보자와 한 후보자의 배우자와 동문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연계해, 한덕수 총리 후보자를 인준하려면 한동훈 후보자가 낙마돼야 한다는 전략을 취하려 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박 의원은 "다 개별적인 판단 대상"이라며, 전혀 그런 뜻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한덕수 총리 후보자에 대한 표결 때 당론을 어떻게 정할 건지는 아직 결론이 안 났지만, 대체로 부적격 쪽으로 결론이 날 것 같다고 예상했다.
또 한동훈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가능성에 대해서는 민주당에서 부적격 의견이 높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명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