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집단퇴장에도 정호영 ‘버티기’...국힘 내부 일부 ‘사퇴’ 목소리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3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도중 집단 퇴장하면서 인사청문회가 파행을 빚었다. 국민의힘은 다수당의 도 넘은 갑질이자, 새 정부 발목잡기라며 맞서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의원회의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집단 퇴장에 대해 "처음부터 낙마를 정해놓고 제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퇴장하는 건 국회의원으로서 책임방기이자 퇴행적 정치 형태”라고 비판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역시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국회법을 철저하게 준수하겠다고 공언해오던 민주당의 입장과 모순돼 유감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날을 세워 반격에 나섰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비대위 회의에서 "특권 찬스 끝판왕 정호영, 검찰 소통령 한동훈, 법카농단 원희룡 후보자 모두 국민의 퇴장 명령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김인철 교육부총리 후보자보다 죄질이 나쁜 정호영 후보자는 아직도 버티고 있다며 "까도까도 의혹이 나오는 후보는 처음”이라며 비난했다.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정 후보자를 마지막 버리는 카드로 판단하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 있다"라고 말하며 "국민의힘 지지율이 8% 이상 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버티고 있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호영 후보자가 여성 의원들이 질의할 때마다 거만한 태도로 대답해 여성 초선 의원들은 상당한 모욕감을 느꼈다며 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태도를 지적했다.

이어 "정 후보자에게 경북대 입학지원 서류 제출을 요청했는데 저녁 6시가 되어서야 자료를 마지못해 준 것도 의심스러웠다"며 "수사 대상이라고 판단이 돼 (청문회가) 파행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청문회 퇴장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보건복지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 중단을 선언하고 퇴장했다. 이들은 퇴장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청문회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이 사실은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한다"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한편 정호영 후보자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사퇴해야 한다는 소신발언이 나오고 있다.

하태경 위원은 이날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정 후보자는 공직 수행하기에 결격사유"라며 "경북대병원장으로 재직할 때 불공정한 제도를 자기가 만들었는데도 여기에 대한 아무 반성이 없다"며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서 부적절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지금 정호영을 보호하고 장관시켜 주려고 정권교체 한 게 아니다"고 말하며 정 후보자를 향해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대구시장에 출마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본인뿐만 아니라 자식 부인 등 가족 전체가 저런 수모와 모욕을 당하고도 장관·총리를 그렇게 하고 싶을까”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낙마 대상자로 언급한 일명 '한호철'(한동훈·정호영·김인철) 중 남은 한동훈 후보자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김인철 후보자의 낙마로 윤 당선인은 인사 검증 실패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되었다.

상식과 공정을 내세운 윤 당선인이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인사를 임명한다면 다가오는 지방선거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임경빈 작가는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정호영 후보자가 계속 버틸 경우 문재인 정부가 집권 후반기에 빠졌던 조국 전 장관 사태하고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며 "이미 대구경찰청에서 자녀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 수사에 돌입한 상황이기 때문에 장관이 되더라도 이어지는 수사의 양상들이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