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의무 이행에 대해 단계적으로 봉급 인상"
"병사봉급+자산형성프로그램으로 2025년 병장 기준 월 200만원"
與 "尹, 직접 약속한 공약...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뒤집어”
◆…<사진=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페이스북 캡처>
'병사 봉급 월 200만원'
지난 대선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했던 이같은 내용의 한 줄 공약은 사실상 지켜지지 않게 됐다. 윤 당선인은 '취임 즉시' 공약을 이행하겠다고 누차 강조해왔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3일 윤 당선인의 '병사 봉급 월 200만원'공약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발표했다.
인수위는 이날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군 복무가 자랑스러운 나라 실현'을 꼽으며 주요 내용으로 사회적 보상 강화·추서 진급된 계급에 맞게 예우·처우 및 여건 개선·인권보장 강화를 약속했다.
특히 사회적 보상 강화와 관련해 "병역 의무 이행에 대해 단계적으로 봉급을 인상하면서 사회진출지원금을 통해 병역의무 이행에 대한 국가지원을 강화겠다"며 "병사봉급+자산형성프로그램으로 2025년 병장 기준 월 200만원을 실현하겠다"고 설명했다.
자산형성 프로그램은 병사들이 일정 금액을 적금으로 부으면, 국가 지원금을 통해 적립금액을 불려주는 방식이다. 앞서 국방부가 2020년 발표한 '2021~2025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병장 월급은 2025년까지 96만2900원으로 오를 예정이었다.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인수위의 이날 발표는 당초 '취임 즉시 이병부터 월급 2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 원안에서 후퇴한 것이다.
인수위는 재원 마련과 초급 간부와의 월급 역전 현상 등을 우려해 결국 기존 공약에서 후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하사 1호봉 월급은 170만원(수당 제외), 소위1호봉은 175만원이다.
또한 이날 인수위가 발표한 2025년 병장 기준 월급 200만원도 순수한 실수령액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자산 형성을 통해 200만원 수준을 맞춰주겠다는 의미다.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전체 회의에서 인수위가 준비한 110대 국정과제 자료를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병사 봉급 월 200만원' 공약은 지난 대선 기간 '2030남성'을 겨냥한 공약이었던 만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성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당선인 본인이 직접 약속한 공약을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뒤집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인수위는 공약을 점진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합리적으로 설계하겠다고 하지만 공약 파기를 숨기려는 시간 끌기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