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검수완박 법안 본회의 상정 재고해 달라"

박성진 대검 차장검사는 27일 기자회견을 통해 "어제 자정 무렵에 속칭 검수완박법안인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10분도 채 되지 않아 통과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차장검사는 "법사위를 통과한 검수 완박 법안의 주요 내용은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6개 중요 범죄에서 공직자 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등 4개를 삭제하고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한 검찰 보완 수사는 해당 사건과 동일한 범죄 사실의 범위에서만 가능하고 검사는 자신이 직접 수사 개시한 범죄에 대하여는 공소 제기를 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 수사 중에 진범이나 공범이 확인되어도, 추가적인 피해 사실이 발견되더라도 직접 수사할 수도, 검찰에 수사를 요구할 방법도 없다. N번방이나 계곡 살인 사건과 같이 검찰 수사를 통해 사건의 전모를 밝히고 진상을 규명하는 일이 이제는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이로 인해 선량한 국민께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어제 법사위를 통과한 법안과 같이 검찰이 수사를 못하도록 하고 검사의 기소권을 제한하는 것은 내용상 위헌 소지가 있음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의 생명과 신체에 직결되는 법안을 관계기관의 의견 수렴이나 공청회 등 충분한 논의도 없이 미리 결론을 내려놓고 하루아침에 다수결로 강행 통과시킨 것은 절차상으로도 심각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반발했다.

박 차장검사는 "국회의장님께서는 이 법안의 본회의 상정을 재고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헌법기관인 의원님들께서는 이 법안 자체의 위헌성뿐만 아니라 헌법과 국회법에 정한 절차 위반 문제, 국민적 공감대 부제 등 문제점을 다시 살펴, 심사숙고해 결정해 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어제 자정 무렵 검찰개혁 법안에 대해 법사위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통과시키고 이제 본회의 통과만을 남겨놓고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