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직원 절반 이상 징계 처분
비위, 징계, 보복 의혹 있으나 무혐의
민주당, 인사청문회 송곳 검증 예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재임 시절 직원의 절반이 징계를 받은 사실이 나타났다. 이정식 후보 역시 해당 부처 감사 결과 비위 의혹으로 징계 요청을 받은 전력이 밝혀지면서 끊임없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이 후보자 재임기간(2017년 4월 ~ 2020년 4월) 3년 동안 징계를 받은 임직원은 전체 289명 중 56.1%에 달하는 162명으로 나타났다.
2018년 2월 업무추진비 부적정 사용, 공금 유용, 성희롱 등을 이유로 89명이 징계를 받았고, 그해 8월엔 입찰계약 비리 건으로 32명, 2019년 3월에는 채용비리 건으로 20명이 징계를 받았다.
노사발전재단의 근무 기강 해이 문제는 해마다 국회에서 지적을 받아 왔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이 후보자가 한국노총 등에서 수십 년간 '정책 참모' 역할만 해와서 조직 관리에 한계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평가가 당시에도 적지 않았다"고 한국일보는 20일 보도했다.
◆ 고급 양주 수수, 업무용 차량 사적 이용 등 비위 적발
이 후보자 역시 부하 직원으로부터 고급 양주 수수, 업무용 차량 사적 사용 등의 비위에 연루된 사실이 적발돼 2018년 고용부가 해임 의견을 냈으나 재단 이사회는 부결 처리했다.
경향신문은 21일 고급 양주 수수와 관련 해당 부하 직원만 정직 2개월 징계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노사발전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11월 9일 이 후보자의 해임 관련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고용노동부는 이 후보자를 해임하지 않을 경우 국회와 국민들에게 면죄부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당시 이사회는 이 후보자를 해임하거나 징계를 하지 않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2018년 이사회에 이사로 참석했던 임서정 노동부 차관(현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공공기관장에 대해 다른 규정을 두지 않는 이유는 직원들보다 더 큰 도덕적 책임감과 의무감이 들게 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사회에 참석했던 또 다른 이사는 이 후보자가 한국노총 사무처장 당시 단위 노조 대표자들이 외국에서 술을 사가지고 오면 캐비넷에 넣어둔 뒤 나중에 워크숍 등에서 마시라고 줬다면서 “(받은 술을) 사적으로 쓰는 분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결국 공방 끝에 이사회는 이 후보자를 해임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한편 이 후보자는 2019년 자신의 비위 내용이 기록된 이사회 회의록을 사내 직원들에게 유출한 관리자에 대해 '표적 감사'한 사실도 20일 한겨레신문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한겨레는 20일 윤미향 무소속 의원으로부터 2019년 4월 노사발전재단 인사징계위원회 속기록 내용을 입수해 문제점을 알렸다.
◆ 노동법 위반, 회의록 유출한 직원 ‘표적감사’
이정식 후보자는 2019년 노동법 위반 혐의로도 수사를 받았으나 혐의가 없는 것으로 사건은 종결됐다.
이데일리는 22일 이 후보자가 사무총장 재임 당시 재단 내 민주노총 소속 노조를 한국노총 소속 노조와 통합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그 외 이 후보자는 팀장 보직 대상이 아닌 직원에게 팀장 보직을 부여해 인사권을 남용했다는 2018년 고용노동부의 판단을 받기도 했다.
삼성그룹 노동조합 대표단은 20일 낸 성명에서 “삼성전자 노무 자문위원으로 노조 대응에 앞장선 이 후보자를 노동부 장관 후보자 자리에 앉히려는 시도에 큰 유감을 표명한다”며 이정식 후보자 지명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했다.
◆ 민주당, 인사청문회 송곳 검증 예고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21일 입장문을 통해 “이 후보자는 재단 사무총장 재직 시 개인의 이해관계를 위해 직권을 남용하지 않았다”며 “여러 기관의 통합으로 인한 재단 내의 갈등을 해소하고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도 이날 "인사청문회에 성실하게 임해 국민 여러분 앞에 소상히 설명드리고 업무능력과 도덕성을 검증받겠다"라고 말했다.
내달 4일쯤 예정된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여러 의혹에 대해 철저히 밝히겠다며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20일 “이 후보자가 노사의 호평을 받은 것과는 별개로 장관으로서의 윤리와 능력을 철저하게 검증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