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개입? 국회의 권한과 의무는 어디 갔는지 이해 못해"
"국회가 법안을 통과시키고 정부의 법안을 이송하면 그때부터 대통령의 시간"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지난달 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정부 특수활동비 사용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를 서두르고, 국민의힘과 검찰 등은 거세게 반대하는 가운데, 청와대는 20일 "지금은 국회의 시간, 입법의 시간이다. 청와대나 대통령의 입장을 물을 시간이 아니다"라며 "검찰과 국회, 검찰과 민주당이 서로 제안들을 가지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입법이 되도록 지금은 대화할 시간"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체제에서 국회가 이런 문제를 잘 풀지 못할 때, ‘대통령 입장은 뭐냐’, 심지어 ‘지금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일부 정치권에서 이렇게 요구도 하고 있지 않나"며 "국민이 국회에 들린 입법권은 정말 중요한 것인데 이런 것을 안 하고, 대통령만 바라보고 대통령의 입장을 밝히라고 하는 것은 도대체 국회의 권한과 의무는 어디 갔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며 꼬집었다.
박 수석은 "대통령께서 엊그제 검찰총장 면담에서도 더 노력해 달라고 당부하신 것"이라며 "그 자리에서 국회나 당에 직접 말씀을 안 하셨지만 검찰에 대한 당부는 혼자만 노력하라고 하셨겠나. 같이 노력해 달라는 당부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의 시간에 자꾸 대통령을 보고 개입하라고 하는 것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판하시면서 왜 그렇게 말씀하시는지 정말 이해를 할 수가 없다"고 재차 지적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김오수 검찰총장과의 면담에서 "검찰 개혁은 검찰, 경찰 입장을 떠나서 국민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국회 입법도 그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문 대통령이 검수완박에 힘을 실은 것이라고 해석했고, 검찰은 민주당에 속도조절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진행자가 ‘면담 후 문 대통령의 발언을 갖고 자기에 맞게 해석하는 것 같은데, 속도조절 얘기는 없었다'고 지적하자 박 수석은 "정확히 지적해줘서 감사하다"며 "지금은 국회의 시간이고 입법의 시간이라는 말씀을 계속 드린다. 삼권분립의 민주주의 체제에서 그것이 당연한 것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을 향해 검수완박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압박에 대해선 "국회가 법안을 통과시키고 정부의 법안을 이송하면 그때부터 정부의 시간, 대통령의 시간이 되는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벌써 국회의 시간에 자꾸 대통령을 끌어들이고 답변하라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