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갈등 표출, 이낙연계의 당권 장악 의도 의심
송영길 출마선언으로 갈등 불가피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원욱 민주당 전략공천위원장은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송영길‧박주민 두 후보의 배제결정에 대한 박지현 비대위원장의 일관성 있는 태도를 요청한다"라며 "박 비대위원장께선 대선책임‧부동산책임자의 출마가 부적절하다며 송영길‧노영민(충북지사 출마) 두 후보를 이미 공개 비판하신 바 있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전략공천위는 19일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20일 페이스북에 "이 결정을 당원과 서울시민, 국민을 모두 외면한 결정으로 규정한다”며 “전략공천위의 잘못을 바로잡을 책임은 우리 비대위원회에 있다"며 전략공천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반발했다.
박 위원장은 "민주당의 공동비대위원장으로서 저는 제 할 일을 하겠다"며 "특정 세력의 이해를 반영한 '계파공천'이 아니라 지선승리를 위한 '국민공천'이 되도록 지혜를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여러 차례 반대했지만 충북은 선거에 패배한 가장 큰 원인인 부동산 실패에 책임있는 분을 공천했다. 그런데 서울에서는 대선 때 누구보다 헌신했지만 선거 결과에 총괄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전 당 대표를 탈락시키겠다고 한다"면서 "국민과 당원을 대신해서 전략공관위에 묻고 싶다. 왜 충북과 서울의 잣대가 다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부동산 실패로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노영민 후보자가 송영길 후보자보다 더 큰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노 후보자는 공천하고, 송 후보자는 탈락시키겠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판단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은 "충북에서 노 후보를 공천하겠다면 송영길·박주민을 비롯한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모두 경선에 붙여야 하고 부동산 실패와 선거 실패 패배에 책임이 있는 예비후보를 모두 탈락시키겠다면 노 후보도 당연히 탈락시켜야 한다. 이것이 상식적 판단이고 공정한 잣대"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 정당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다만 이렇게 의견이 엇갈릴 때는 소수의 지도부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당원과 시민의 집단지성으로 결정하는 것이 민주정당이 선택할 가장 적절한 의사결정 방식이라 배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서울에 공천 신청을 한 예비후보가 모두 참여한 공정한 경선을 해야 한다. 누구든 서울시장이 되고 싶은 사람은 민주당 경선에 당당하고 흔쾌히 참여해야 한다. 지금 상황에서 서울시장 선거에 경선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패배선언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며 경선 방식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반면 이원욱 공천위원장은 "이번 전략공천위의 결정은 박 공동비대위원장이 지적했던 명분 없는 출마가 가져올 부작용, 전국선거에 미치는 악영향뿐만 아니라, 최근 인천에서 주목되는 지지율 저하, 전략공천위가 실시한 여러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를 종합한 것으로서, 경쟁력은 우위가 아니고 부작용만 큰 후보군을 우선 배제한 고심 어린 결정"이라며 "혁신공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충북공천의 문제를 지적한다면 한편 이해가 된다. 하지만 그 결정은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이었지 전략공천위의 결정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또 "저는 이번 결정의 책임자로서 오직 지방선거 승리만을 기준으로 제 정치적 양심과 의원직, 정치생명을 건다는 각오로 임했다"며 박지현 위원장을 향해 혁신공천을 흔들지 마라고 반발했다.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놓고 민주당 내에서 반대 의견을 표출하면서 갈등 국면이 전개됐던 민주당은 이번 전략공천위의 공천 배제 결정으로 갈등이 확산될 조심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후보에서 송영길 전 대표를 배제한 전략공천위의 의도에 대해 이낙연계의 당권 장악 의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송영길 전 대표는 지난 17일 홍대앞 상상마당에서 서울시장 출마 선언까지 마친 상태여서 당내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