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법인세 전년보다 2245억 늘어난 8523억원
카카오게임즈, 전년보다 18.4배 불어난 2019억원 공시
10대 게임사 평균 유효세율 25.5%
◆…크래프톤이 지난해 국내 매출액 상위 10개 게임사 중에서 가장 많은 법인세액을 공시했다. 사진은 크래프톤 사옥.
국내 매출액 기준 상위 10개 게임사가 공시한 법인세가 전년보다 35.8%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 1, 2위를 차지한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수지 악화로 법인세가 급감했지만 업계 4, 5위인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에서 법인세수가 각각 전년보다 108.6%, 1836.9% 늘며 세수 감소분을 상쇄시켰다.
조세일보가 넷마블, 엔씨소프트, 엔에이치엔, 크래프톤 등 국내 매출액 상위 10개 게임사가 지난달 말까지 공시한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이 지난해 신고한 법인세는 8523억원으로 전년보다 35.8% 증가했다.
게임업계의 매출과 당기순이익이 증가하면서 법인세 신고액도 불어났다. 게임사 10곳의 총 매출액은 11조9290억원으로 전년도의 10조5613억원보다 13%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보다 35.9% 늘어난 2조5203억원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크래프톤과 함께 2000억원이 넘는 법인세를 공시했다. 작년 법인세는 2019억원으로 전년보다 18.4배 증가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매출은 모바일 신작 게임 오딘의 흥행으로 전년보다 104.3% 급증한 1조12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6.7배 늘어난 5202억원을 보였다.
법인세를 가장 많이 낸 기업은 크래프톤이었다. 크래프톤은 전년보다 108.6% 증가한 2305억원의 법인세를 공시해 업계 1위를 차지했다.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의 합산 법인세는 4324억원으로 지난해 10대 게임사에 부과된 세금의 절반 이상을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매출 상위 3개사 넷마블, 엔씨소프트, 엔에이치엔의 합산 법인세는 2445억원으로 전년보다 37.4% 줄어든 성적표를 받았다.
엔씨소프트는 956억원의 법인세를 공시하며 전년보다 신고액이 55.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32.5% 줄었다. 이러한 실적은 인력, 정기 인센티브, 특별 성과 보상 증가에 따른 인건비와 마케팅비가 증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넷마블은 법인세가 25.3% 줄어든 1020억원을 나타냈다. 당기순이익도 26.3% 감소했다. 기존 게임의 매출 감소와 인건비 증가 및 PPA 상각비가 반영된 영향이 컸다. 엔에이치엔의 법인세는 469억원으로 25.6% 상승하며 3대 게임사 중에서 홀로 분전했지만 넷마블과 엔씨소프트의 감소분을 상쇄할 수 없었다.
2020년 마이너스 당기순이익 59억원을 기록한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플러스 실적을 보이며 80억원 규모의 법인세를 공시했다. 지난해 10대 게임사 중 법인세 규모가 가장 적었던 곳도 데브시스터즈였다.
상위 10개 게임사의 평균 법인세 유효세율은 25.5%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유효세율은 세법상 세액에서 비과세 비용공제 등의 세무조정 후 산출된 법인세 비용을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이다. 기업이 벌어들인 소득에서 실제 세부담액이 어느 정도인지를 뜻한다.
가장 높은 유효세율을 기록한 곳은 31.1%의 엔에이치엔으로 법정 최고세율인 25%보다 6.1%포인트 높았다. 2020년 0%의 유효세율을 보였던 데브시스터즈가 법인세수 흑자전환에 성공해 11.7%를 기록했다. 넷마블·엔에이치엔·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는 최고세율보다 높았다.
업계 수지 악화에도 법인세는 더 늘어
넷마블은 지난해 2조5069억원의 매출을 올려 업계 1위에 올랐음에도 법인세는 1020억원으로 업계 3위에 그쳤다. 작년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전년보다 26% 감소한 351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도 2492억원으로 26.3% 줄어들었다. 법인세 유효세율은 29%를 기록해 현행 법인세법상 최고세율인 25%보다 높았다.
엔씨소프트는 2020년 법인세로 2166억원을 공시했고 지난해엔 이보다 55.9%나 줄어든 956억원을 신고했다. 작년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491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법인세 유효세율은 19.5%였다.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4.4%·32.5% 줄어든 2조3088억원·3957억원을 기록했다.
엔에이치엔의 지난해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1509억원으로 법인세는 469억원을 공시했다. 이에 따른 법인세 유효세율은 31.1%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17.2%·363.9% 불어난 1조9237억원·1297억원이다.
크래프톤은 2021년 법인세로 2305억원을 공시하면서 전년도의 1105억원보다 108.6% 증가했다. 작년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7504억원으로 10개사 중 가장 큰 규모다. 이에 따른 법인세 유효세율은 30.7%였다. 매출은 전년보다 12.9% 증가한 1조8863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5199억원으로 6.5%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는 2020년 법인세로 104억원을 공시했는데 지난해에는 이보다 1836.9% 증가한 2019억원을 신고했다. 작년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7221억원으로 10개사 중 두번째로 큰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법인세 유효세율은 28%였다.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1년 전보다 각각 104.3%·670.5% 증가한 1조125억원·5202억원을 기록했다.
더블유게임즈의 법인세 유효세율은 21%로 업계 평균치보다 낮았다.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1979억원이었고 법인세는 416억원으로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5.2% 줄어든 6241억원을 기록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25.2% 증가한 1563억원이었다.
컴투스의 지난해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1453억원을 기록했고 이에 따른 법인세는 전년보다 12.6% 줄어든 237억원을 공시했다. 이 기업의 법인세 유효세율은 16.3%로 업계 평균치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184억원의 법인세를 공시해 전년도의 411억원보다 55.3% 감소했다. 지난해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777억원을 기록했다. 법인세 유효세율은 23.6%로 업계 평균치에 근접했다.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17.4%·41.1% 줄어든 4038억원·594억원을 나타냈다.
데브시스터즈의 작년 법인세차감전순이익은 684억원을 기록했고 이에 따른 법인세는 80억원을 공시했다. 이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423.8%로 업계 평균치인 13%를 훌쩍 뛰어 넘었다. 2020년 마이너스 법인세수를 기록하며 0%의 유효세율을 보였지만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유효세율은 11.7%로 게임업계에서 가장 낮은 수치였다.
위메이드의 법인세액은 837억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2140%나 늘었다. 이는 상위 10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미르4 게임의 흥행으로 매출이 전년보다 164.4% 급증한 3350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3081억원을 달성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