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게임사 R&D 비용 25.4%↑… NFT, 메타버스 투자 늘려
펄어비스, 매출액 대비 R&D 비중 32%로 업계에서 가장 높아
크래프톤이 지난해 8대 게임사 가운데 연구개발비 투자를 가장 많이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펄어비스로 32%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8대 게임사의 지난해 합산 연구개발비는 1조7044억원으로 전년 1조3590억원에 비해 25.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게임사들의 지난해 매출 증가율이 8.9%인 데 비해 이를 훨씬 웃돌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5618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출하며 업계에서 가장 많은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전년보다 8.2% 투자비용을 늘렸으며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최근 3년간 최고치인 22%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 제2의 나라: Cross Worlds △ 세븐나이츠2 △ 마블 퓨처 레볼루션 등 주요 모바일 게임 개발에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각종 어뷰징 등을 자동으로 탐지하는 게임 이상 탐지 시스템, 모바일과 PC 게임에 토큰, NFT, 송금, DeFi 등 블록체인 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기술들에 대한 투자도 진행되고 있다.
넷마블은 앞으로 최신 AI를 활용한 밸런싱 검증으로 게임 테스트 기간을 큰 폭으로 단축할 수 있는 AI 플레이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블록체인 플랫폼 마블렉스(MBX)에 메타버스와 NFT를 연계한 콘텐츠도 확대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5618억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입했다. 전년보다 12.4% 증가한 실적이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매출이 감소한 영향으로 19%로 전년도보다 3%p 높아졌다.
이 회사는 지난해 리니지, 리니지2, 블레이드 앤 소울 등 주요 모바일 게임 개발에 집중했다. NFT, 블록체인 기술을 자사 게임에 적용하기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TL, 프로젝트E 등 신규 IP 5종을 개발하고 있다"며 "보유한 기술력과 신작의 개발 과정을 공유하는 '오픈형 연구개발'로 이용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완성도 높은 게임을 선보이겠다"고 소개했다.
크래프톤은 전년도보다 1564억원 많은 3652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 전년보다 74.9% 급증한 수치를 보였다. 매출액 대비 투자비중은 19%를 기록해 넷마블, 크래프톤에 이어 상위권에 자리했다.
지난해 크래프톤의 대표적인 연구개발 실적 중 하나는 AI를 활용한 캐릭터 수집형 RPG의 밸런스 조정 연구다. AI 딥러닝을 사용해서 실제 사람처럼 플레이하는 인공지능을 제작한 다음 게임 밸런스 조정에 활용한다. 이외에도 게임 시스템의 플랫폼 이식 패턴 연구 등 여러 기술들에 대한 투자가 진행됐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올해에는 NFT, 메타버스, 블록체인, 딥러닝 등 신기술 및 신규 비즈니스 영역에 대한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1301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전년보다 37.8% 많은 비용을 투입했다. 매출액의 32%를 R&D에 투입해 업계에서 가장 높은 투자비율을 보였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캐릭터 AI를 위한 스크립트 언어를 개발하여 캐릭터들을 빠르게 대량 생산하는 기술, 실시간(1ms 이내 동작) 구동이 가능해지는 딥러닝 이미지 확대 신경망 경량화 연구 등을 진행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올해는 게임 엔진 기술 고도화를 비롯해 그래픽, 콘솔 차세대 기기 대응 및 도깨비 등 신작 개발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컴투스는 전년보다 40.2% 증가한 908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최근 3년간 최고치인 16%를 기록했다.
컴투스는 지난해 딥러닝 등 AI학습을 통해 해킹 및 어뷰징을 자동으로 검출하는 시스템 연구를 진행했다. 이상패턴으로 플레이하는 유저들을 자동 탐지해 공정한 게임플레이 환경을 제공한다. 이 밖에 스마트폰 3D 렌더링 그래픽스 엔진 고도화 연구 등이 진행됐다.
컴투스 관계자는 "연구개발비용은 기존 게임 사업의 지속적인 안정화와 고도화에 활용되고 있다”며 “신규 게임 및 메타버스 사업 추진을 위한 다양한 연구 및 개발 목적으로도 지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725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전년보다 70.6% 급증한 수치를 보였다. 매출액의 7%를 비용으로 투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딥러닝을 이용한 사용자 예측 및 경제 모니터링 시스템, AI 모델 개발 등 인공지능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 등을 진행했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향후 DeFi, NFT 서비스의 확장, Guild DAO 등 다양한 GameFi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위메이드는 296억원을 연구개발비로 투입해 전년보다 14.7% 늘렸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9%로 전년의 20% 보다 급격히 줄어들었다. 8대 게임사 중 6곳이 연구개발 비중을 늘린 점을 봤을 때 업계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
지난해 위메이드는 클라우드 서비스 적용을 위한 게임 서버 및 DB 시스템 설계, 상품 가격 및 확률에 따른 기대값 및 예상 수익 시뮬레이터 개발을 통한 수익 극대화 등 여러 연구를 진행했다.
더블유게임즈는 254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해 전년보다 16.2% 증가한 실적을 보였다. 매출액의 4%를 연구개발로 지출했다. 8대 게임사 중 상위 4개 업체가 연구개발에 매출액의 약 20~30%를 쏟아부은 점을 감안했을 때 미래에 대한 투자에 소극적인 편이었다.
더블유게임즈는 지난해 △ Flash 게임 최적화 △ 게임별 관리자시스템 화면 개발 △ 사용자 UI/호텔로비 도시로비 △ 부정사용자 적발system 등 4가지 연구에 투자를 진행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업계 전반적으로 K-게임 레벨업 필요성을 느끼는 것 같다"면서 “국내 게임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중국 게임 순위가 높아지면서 해외에서 먹힐 만한 차별화된 콘텐츠 연구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K-게임의 해외 경쟁력을 레벨업하는 과정에서 AI,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신기술이 도입되는 추세”라며 “게임을 해본 경험이나 능력 수준이 유저마다 각자 달라 각자 수준에 맞게 몬스터가 나오게 하는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연구개발비가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