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영장주의 관련 검사 의미… "수사기관 아닌 인권옹호 기관"
검찰 '준사법기관 표현'… 수사가 아닌 수사 통제하는 지위 때문
송기헌, "김오수 총장 다급한 마음에 헌법 위반까지 언급"
최지석 대검 형사정책담당관, "수사 주체로 헌법에 규정된 것은 검사뿐"
◆…지난 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간사가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주민 의원은 14일 국회에서 진행된 정책조정회의 발언을 통해 "지금 검찰에서 수사권을 더 분리하는 법안에 대해 잘못된 주장을 말하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헌법에 검사라는 단어가 두 번 등장한다"며 "두 번은 다 '압수수색 또는 체포 구속 때 영장을 검사가 청구하고 판사가 발부해야 된다'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두 부분 이외에는 검사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기자 분들도 아마 헌법을 놓고 검사라는 단어로 검색을 해 보시면 쉽게 확인하실 수가 있다"고 부연했다.
박 의원은 헌법에 규정된 '검사가 영장을 판사에게 청구해야 된다'라는 의미와 관련해 "과연 검사에게 헌법이 수사권을 준 것일까요"라고 반문하면서, 이와 관련해 헌법재판소에서 판단한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보면「헌법에서 수사 단계에서 영장 신청권자를 검사로 한정한 것은 다른 수사기관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확립시켜서 인권 유린의 폐해를 방지하고 법률 전문가인 검사를 거치도록 함으로써 기본권 침해 가능성을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영장신청권자로서의 검사는 검찰권을 행사하는 국가기관인 검사로서 공익의 대표자이자 인권 옹호기관으로서의 지위에서 그에 부합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자를 의미하는 것이다」고 돼 있다"고 헌재의 판결문을 인용했다.
그는 "다시 말씀드려서 수사기관으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인권옹호 기관으로서 수사에 대한 통제를 하게 만들기 위해서 영장청구권을 (검사에게) 헌법에서 부여했다고 헌재는 이 조항들을 해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저희는 이 취지에 맞게 검사가 인권 옹호기관으로서 수사를 통제할 수 있는 위치로 가도록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최근 당론으로 채택된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의미를 밝혔다.
그는 또 "여러분도 많이 들으시는 얘기가 '검찰이 준사법기관이다'라는 표현이 있다"며 "수사를 한다고 해서 준사법기관이라고 불리지 않는다. 만약에 수사를 하기 때문에 준사법기관이라고 불려야 한다면 경찰이 대표적인 준사법기관이겠죠"라고 설명했다.
그는 "검사가 준사법기관이라고 불리는 것은 수사에 대해서 통제하는 지위에 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검사의 헌법적 기능 또 헌법적 역할을 더욱 강하게 그리고 제대로 행사할 수 있게 만든다'라는 것이 이번에 민주당이 고민하고 있는 법안의 방향이자 취지"라고 강조했다.
송기헌 정책위수석부의장 역시 "김오수 검찰총장이 검찰 정상화 법안에 대해서 헌법 위반 여부를 거론한 점은 다급한 마음에 헌법 위반까지 언급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반박했다.
송기헌 의원 역시 "헌법 제12조 3항은 국민의 권리 의무, 보호에 관한 규정"이고 "거기에 검사와 판사가 설명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거기에 검사와 판사가 규정된 것은 인권 보호 의무를 갖도록 했던 조항"이라며 "김오수 총장의 말처럼 그 조항에 검사가 들어가 있어서 검사에게 수사권을 줬다고 하면 판사한테도 수사권한을 주었다고 봐야 한다.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송 의원은 "실제로 헌법은 행정 각부의 조직, 권한, 기능에 관해 헌법 제96조에 법률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검찰청은 법무부의 외청으로서 행정부의 한 소속기관이고, 따라서 헌법 제96조에 따라서 검찰청의 기능, 조직은 법률로 정하도록 명시돼 있다. 이러한 헌법을 모르지 않을텐데 김오수 총장이 다급한 마음에 헌법 위반까지 언급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오수 검찰총장은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헌법에서 검사를 규정한 것은 영장주의와 관련해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수사권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최지석 대검 형사정책담당관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헌법은 수사기관이 무엇이다 이렇게 규정하고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체포나 압수수색 강제수사에 관해서 규정하면서 영장의 청구권자로서 유일하게 검사를 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담당관은 그러면서 "수사라는 국가작용에 관해서 그 주체로 헌법에 규정돼 있는 것이 검사뿐"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