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손준성 검사 고발사주 사건 처리 협조해달라" 

손준성 변호인 "공소심의위원회 참석하게 해달라"

공수처 "손 검사 변호인 의견서 제출 않고, 일정 지연"

고발사주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손준성 검사 측의 공소심의위원회 참석 요청에 대해 의견서 제출도 하지 않고 일정을 지연시키기보다 사건 처리에 협조해 달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13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공수처 공소심의위원회 출석 문제와 관련해 '고발 사주' 사건 피의자인 손모 검사의 변호인이 밝힌 내용에 대해" 이같이 반박 입장을 밝혔다.

공수처 수사팀은 고발 사주 사건의 종국적 처리를 위해 공소심의위를 개최키로 하고 지난 3월 15일 손 검사의 변호인 측에 의견서 제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손 검사의 변호인은 의견서 제출은 하지 않은 채 수사팀 요청 이후 한달 가량 지난 4월 11일 손 검사의 개인사정을 이유로 의견서 제출 시한 연장 및 공소심의위 참석을 요구하고 있다고 공수처는 설명했다.

이에 공소심의위 위원들과 개최 일정을 조율 중이던 수사팀은 위원장 및 회의 참석 예정 위원들을 대상으로 손 검사 변호인의 직접 참석에 대한 가부 의견을 청취했다고 밝혔다.

공수처는 대다수 위원들이 "▲변호인 참석 시 위원 신상 공개로 향후 공소심의위 심의 활동에 상당한 지장이 예상되는 점, ▲규정상 위원 신상은 심의의 독립성과 공정성 등을 위해 비공개가 원칙인 점, ▲수사팀도 의견서만 제출할 뿐 공소심의위 심의 과정에는 참석하지 않는 점, ▲피의자 측 입장은 구두설명보다 서면이 더 정확하게 전달 가능하다는 점에서 직접 참석보다는 의견서 제출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개진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변호인의 참석 여부 등은 공소심의위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며, 공수처는 심의의 내용 뿐만 아니라 외관에서도 객관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변호인 측은 이 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위하여 일정 지연보다는 적극 협력하여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손준성 검사의 변호인은 이에 앞서 이날 입장문을 통해 "변호인이 공수처의 공소심의위원회에 출석 및 변론 기회를 부여해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은 "▲위 기구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검찰의 수사심의위원회에서는 당사자의 출석 및 반론권이 보장되어 있는 점, ▲공소심의위원회에 공수처 검사의 의견진술 기회는 부여할 것이면서 피의자측의 기회를 봉쇄하는 것은 형사소송법상의 대원칙인 무기평등의 원칙에 반하는 점, ▲공수처의 손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청구시 법원이 소명 부족과 함께 기각 사유로 열거한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취지에도 반하는 점, ▲공수처가 위 사건 수사와 관련하여 저지른 강압수사 및 방어권 침해사례와 이에 따른 증거능력 판단문제, 준항고 절차 진행과정 등에 대하여 공소심의 단계에서 위원들이 내용을 지득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 등"의 사유를 들어 참석을 요청했다.

변호인은 "당초 '인권친화적 수사기구'를 내세우고 출범한 공수처가 자체 규정의 불비라는 형식적인 구실로 피의자 측의 당연한 요구를 계속 묵살한다면, 이는 정치적인 고려하에 밀실에서 사건처리를 주도하였다는 비판뿐만 아니라 위 사건 처리 과정의 부당성을 스스로 자인하고 앞으로도 계속하여 암막 속에서 자신들의 방식을 고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생각되어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