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훌륭한 지도자이자 대선배로서 존경... 출마명분은 내가 앞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다. [사진=CBS]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변인직을 사퇴하고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제가 왜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이냐"고 반문하며 윤 당선인으로부터 출마요청은 없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최근 당의 여러 갈래에서 (출마)요청이 있었다. 정치인 김은혜, 자연인 김은혜의 99%는 대선에 갈아 넣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역으로 돌아가 주민분들과 다시 한번 '여당 초선 김은혜'로 숙고하면서 살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출마를 요청한 사람들 중에 윤 당선인도 포함되느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아니다"라며 "제가 대변인으로 갈 때는 (그래도 선대본부 공보단장을 했으니까) 아무래도 대통령실(현 청와대)로 가실 때까지는 마지막 마무리를 해 줬으면 좋겠다는 '릴리프 제안'을 받았던 거고, 그 뒤에 어제 경기도지사 출마선언을 하기까지는 제가 결정하고 책임지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대변인직 자체가 갖고 있는 '당선인 옆'이라는 '상징성'이 있지만, 정권교체의 마무리는 경기도에서 시작돼야 하고 그 드라마를 쓰는 데 있어서는 경기도 현역 의원으로서 제가 대선 때 싸워왔던 그 부분(대장동 개발비리)을 감안하고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윤 당선인의 목소리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대변인직을 사퇴하고 경기도지사직에 도전하겠다고 말씀드리니 당선인은 뭐라고 하셨느냐'는 물음에 김 의원은 "다른 후보님들한테 했다는 얘기와 비슷하게 '이왕 결심했으면 열심히 해보라'고 하셨다"며 "아주 섭섭했다"고 농담했다. '당선인이 조금 더 힘을 실어줄 줄 알았는데 그냥 너무 건조하게 말씀하셔서 서운하셨느냐'는 농담에는 "그런 거 없다"며 웃었다.
◆…지난 2020년 4월 2일 당시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이 경기도 성남시 탄천에서 분당갑에 출마한 김은혜 후보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당내 경선에서 맞붙게 된 유승민 전 의원과 관련해선 "유승민 대표님을 존경한다. 저희의 정말 훌륭한 지도자셨고 저의 대선배로서 제가 갖고 있는 존경심이 있다"며 "선거 시작이라고 하는 것은 보통 '명분'인데, 출마의 명분에서 제가 앞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도지사를 하겠다면 경기도가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최소한의 고민이 그동안 있었어야 하는 게 정상"이라며 "이번 선거에 나오기 전에 김은혜에게는 '경기도에 대한 고민'이 있었고 유 대표님은 '정계은퇴에 대한 고민'이 있으셨다. 이 미묘한 차이가 경선과 본선에서도 상당히 다른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변 경선의 구도는 윤핵관 vs 비(非)핵관이냐'는 물음에 "제가 왜 윤핵관이냐"고 반문하며 "이번에 정권교체를 하면서 윤 당선인에게 표를 줬던 모든 분을 윤핵관으로 불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 전 의원과 김 의원이 각각 표방하는 '경기도의 히딩크'와 '철의 여인' 이미지와 관련해선 "히딩크도 매력이 있다. 유 선배님을 존경한다"면서도 "실질적으로 성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 사람은 철의 여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다. [사진=CBS]
한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김 의원이 당선인 대변인직을 수행하는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5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번 대선 결과를 분석하면서 냉정하게 여론조사도 돌려봤는데 가장 정치적으로 인지도가 많이 상승한 두 분이 김은혜 의원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라고 말했다. '유승민 대 김은혜 경합을 한 번 해볼 수 있다는 뜻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당에서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며 "김 의원 본인이 욕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김 의원이 경선 흥행에 일조해야 한다'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하고 저에게도 한다"고 말했다.
그날 김 의원은 당선인 대변인으로서 마지막 정례 브리핑을 마친 후 '이 대표와 경기도지사 출마와 관련해 연락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침에 통화했다. 이 대표와 연락을 자주, 수시로 하는 사이"라며 "제가 당에 있을 때 저를 홍보본부장으로 임명해 주신 분이 이 대표"라고 답했다. '윤 당선인과 논의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오"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