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 강화, 북한에서는 절호의 찬스로 여길 것
북핵 기정사실화되면, 남북간 1대1 협상 어려워질 것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 전 장관은 6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최근 김여정 부부장이 '남조선을 향해서는 총포탄을 한 발도 쏘지 않겠지만, 선제타격 운운하면 핵이 사용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이같은 해석을 내놓았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단어를 노골적으로 쓰기 시작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며 핵심은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생각하고 상대해달라는 메시지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선제타격을 하면 핵을 쓸 수밖에 없다는 사실도 잊지 마라"는 경고와 함께, "핵보유국이기 때문에 핵이 없는 남한과는 핵문제 협상을 하지 않고 미국과 같은 핵보유국끼리 직접 협상을 하겠다는 함의가 담겨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에서 지난달 24일 화성 17형이라는 ICBM 발사 성공했다고 주장했는데, 우리가 바로 대응사격훈련을 했다. 물론 직접 북한을 때린 건 아니고 해상에 목표지점을 설정해놓고 다섯 발의 미사일을 쐈는데, 한미 연합으로 하지 않고 한국군 단독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의용 장관이 미국이 용인한 것이라고 국회 답변 과정에서 설명을 했다면서 북한 입장에서 볼 때 전시작전통제권을 갖고 있는 주한미군 사령부가 필요하다면 한국군한테 선제타격을 허용할 수도 있는 것이라는 계산을 했다고 본다며 북한의 담화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선제타격을 미군의 허락을 받고 한다면 바로 핵전쟁으로 간다는 각오를 하라고 경고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 전 장관은 시사저널에서 단독입수해 그 개요만 보도해서 내용이 아직 다 알려지지 않은 2018년부터 트럼프 임기 말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에 주고받았던 친서 내용을 일부 공개했는데 아마도 북한에서 흘렸을 거라고 추측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과 직접 1대1로 협상을 할 테니, 한국도 그렇게 알고 미국도 그런 준비를 하라는 의도가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특히 윤석열 당선인이 재건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면서 한미동맹을 강화하겠다고 하는데, 그러면 미국 말을 잘 듣는, 미국 말에 복종을 하는 관계로 간다는 것으로 보고 북한으로서는 남한을 빼고 미국을 잘 흔들면 핵협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비핵화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선례가 있기 때문에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가야 북한의 입장을 미국도 인정할 것으로 보고, 미국이 북핵문제를 가지고 계속 시간을 끌 일은 아니고 대중국 압박도 해야하고, 우크라이나 문제도 관리해야 되는 이때가 오히려 미국과 협상을 통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한미동맹 강화를 북한이 그렇게 역이용하자는 계산을 했으리라고 본다며 그게 북한식 셈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경우 우리한테는 재앙이 되지만 미국의 입장에서는 북한을 오히려 레버리지(지렛대)로 활용해서 중국을 관리하는데 유리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북한에 주는 메시지가 있다며 과거 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우크라이나가 세 번째 핵 대국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런데 미국과 그 당시 소련이이 감언이설로 속여서 그 무기와 핵폭탄과 미사일을 전부 소련한테 건네 준 뒤 지금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되고,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무자비하게 치고 들어오는 상황을 보고 핵이 없기 때문에 저렇게 당한다면 우리(북한)는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이 미국이 북한을 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하지만 국제정치 세계에서 중국과 북한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만약에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서 완전히 비핵화가 되고 난 뒤에 자위수단이 없는 북한은 중국이 훨씬 다루기 쉬워질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중국으로서는 북한의 핵보유가 기정사실화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다루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전 장관은 이런 복잡한 셈법에서 우리의 공간이 없다며 지금 윤석열 정부는 그점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의 동맹강화가 경우에 따라서는 좋을 수도 있지만, 미국과 너무 밀착하면 한중관계에서 여러 가지 부작용이 터져 나올 수 있고, 남북관계에서 본다면 미국으로서는 핵동결을 전제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오히려 한국에 무기를 많이 팔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무기를 많이 사야하는 상황이 올 수 있고, 전략자산 배치도 요청해야 되고, 그렇게 될 경우 우리 내부에서 우리도 핵무기를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올 수 있는데 윤석열 정부가 그런 고민을 해야 된다고 조언했다.
정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문제에서 소위 자국중심성, 대한민국의 중심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중재자니 조정자니 하면서 부지런히 평양과 워싱턴 사이를 왔다갔다 했던 것"이라며 "그런데 보수 쪽에서 굴종이니, 북한이 무슨 짓을 해도 말 한마디 못하느니 하는 식으로 비판을 했는데, 그 반작용 차원에서 북한에 대해 험한 말만 쏟아내고, 미국에 대해서는 동맹 강화라는 명분으로 완전히 한 몸이 되려는 상황을 북한은 역이용해서 한국을 빼고, 미북 간에 양자 협상을 통해 핵보유국으로 올라서려고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북한은 한미동맹 강화를 이렇게 절호의 찬스로 생각할 것이고, 우리 입장에서는 미국 무기를 많이 사야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고, 북한과 1대1의 자격으로 만나거나 협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