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장연, 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 야기해 비문명적 관점으로 불법시위 지속"
"'최대다수의 불편'에 의존하는 사회가 문명인가"
최진봉 "갈라치기로 자기 정치 이득 획득하려 해...그 정치 어떻게 믿을 수 있나"
"사회가 차별이나 갈라치기 없이 하나 되게 하는 게 정치"
"집권여당이 되면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말 바뀌기 행태 보여"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27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 호텔에서 열린 대한간호조무사협회 제48차 정기대의원 총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비문명적 불법시위'라며 중단하라고 연일 비판했다. 이에 전장연과 일반 시민의 갈라치기를 통해 이 대표가 정치적으로 본인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라는 단체는 최대 다수의 불행과 불편을 야기해야 본인들의 주장이 관철된다는 비문명적 관점으로 불법시위를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장연은)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집회 시위 강화를 준비했다"며 "문 정부와 박원순 시장 때 말하지 않은 것들을 대선을 기점으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요구하고 불법적이고 위험하게 관철시키려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미 서울시는 94%의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를 하였으며 나머지 6%의 역사는 역사의 구조상 엘리베이터 설치가 난해한 곳들"이라며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여 오세훈 시장은 엘리베이터 설치를 완벽히 완료하겠다고 밝혔음에도, 지하철 운행을 막아세우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전장연과 일반 시민의 갈라치기를 통해 이 대표가 정치적으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 본인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최 교수는 이날 KBS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해 "이준석 대표가 이대남, 이대녀 성별 갈라치기처럼 갈라치기를 잘 사용하는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교수는 "일반 시민들의 불편함 분명히 있다. 시위할 때 대부분의 지하철 이용객들은 시간은 좀 늦어져도 아무 얘기 안 하고 기다린다. 한두 번 얘기하는 분도 있긴 하지만 그걸 갖고 이슈화해서 이렇게 갈라치기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는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마음속에 그런 (불편한) 마음이 있다라고 말 못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또 지지하는 분도 있을 수 있다. 그런 분들이 이준석 대표 지지할 수 있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는 데 도움이 될 거냐의 문제"라며 "정치는 사회를 좀 더 밝은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사회 어두운 부분이나 소외된 계층에 대해서 뭔가 관심을 갖는 게 정치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가 차별이나 갈라치기 없이 하나 되게 하는 게 정치 아닌가"라며 "이런 방법으로 자기의 정치적 이득을 획득하려는 이준석 대표의 태도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최 교수는 "본인이 이제 유학 시절에 휠체어에 타던 선배 얘기까지 꺼내면서 집권 여당이 되면 노력하겠다고 얘기했다는 거다. 이분들을 만나서 그래놓고 이제 와서 이분들이 불편함을 끼치고 있으니까 강제로 막아야 된다면서 선거하기 전과 선거한 후가 바뀐 거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겨레는 이 대표가 지난해 8월 같은 장애인단체를 만나 "당대표로서 주안점은 이동권이다" "(저상버스 도입 법안에 반대하는) 기재부를 혼내는 방법은 대선에 성공하는 것밖에 없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하버드대 유학 시절 휠체어 타던 선배 얘기를 꺼내면서 집권여당이 되면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말 바뀌기 행태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최 교수는 "국민들이 볼 때 이 사람이 진실성이 있다고 보겠나. 정치 이익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이해하지 않겠나. 화장실 갈 때하고 나올 때하고 생각이 다르고 태도가 다르면 그 정치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나"라고 꼬집었다.
전날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장연은 독선을 버려야 하고 자신들이 제시하는 대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서울시민을 볼모 삼아 무리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아집을 버려야 한다"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불특정한 최대다수의 불편이 특별한 우리에 대한 관심'이라는 투쟁방식을 용인한다면 우리 사회 질서는 무너진다"며 "억울함과 관심을 호소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두 지하철을 점거해서 '최대다수의 불편'에 의존하는 사회가 문명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저는 전장연이 무조건 현재의 불특정 다수의 불편을 볼모 삼는 시위방식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조건 걸지 말고 중단하라"며 "전장연이 장애인 단체로서 특별하게 대한민국 장애인에게 권한을 위임받은 것도 아니다. 전장연이 다른 5개 소위 법정단체에 비해 특별히 권위를 부여받아야 된다던가 목소리에 더 힘이 실릴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순환선 2호선은 후폭풍이 두려워서 못 건드리고 3, 4호선 위주로 하는 이유는 하루에 14만명이 환승하는 충무로역을 마비시켜서 X자노선인 3, 4호선 상하행선을 모두 마비시키는 목적"이라며 "결국 불편을 주고자 하는 대상은 4호선 노원, 도봉, 강북, 성북 주민과 3호선 고양 은평 서대문 등의 서민주거지역"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최근 유가도 많이 올라서 통근 거리가 멀어도 자차를 포기해야 하고 멀어서 지하철 외에는 방법이 없는 분들이 많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시각장애인 비례대표인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시위에 참여해 이 대표가 '불특정 다수의 불편을 볼모 삼는 시위방식'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 공감하지 못한 점,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지 못한 점, 정치권을 대신해서 사과드린다. 정말 죄송하다"며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또 "불편함을 느끼신 시민들께도 죄송하다"며 "정치권이 해결하지 못한 일 때문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게 해서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