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전동킥보드, 3년간 운행대수 5배↑…사고건수 2.5배 증가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전동킥보드 사고 실태 및 최고 속도 하향 필요성’ 발표
“개인형 이동장치의 최고 속도를 현행 25km/h 에서 20km/h 로 하향 필요”
“야간, 겸용도로, 어린이·장애인·노인 보호구역 등 15km/h 이하로 서행해야”

공유 전동킥보드 운영 대수가 2019년 대비 5배 이상 늘었으며 사고건수는 약 2.5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위험을 낮추기 위해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의 법정 최고 속도를 하향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28일 발표한 ‘전동킥보드 사고 실태 및 최고 속도 하향 필요성’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의하면 공유 전동킥보드 확산과 함께 관련 교통사고도 지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동킥보드는 운행 여건 상 보행자 및 자전거와의 상충이 빈번 하나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로 인해 안전에 위협을 가하고 있다.

따라서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의 법정 최고 속도를 25km/h에서 20km/h로 하향해야 하며 특히 사고위험이 높은 야간 시간대,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 어린이·장애인·노인 보호구역 등에서는 15km/h 이하로 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전동킥보드협의회(SPMA, Shared Personal Mobility Alliance)에 따르면 작년 3월 기준 13개 회원사의 전동킥보드 운영 대수는 9만1028대로 2019년 12월 1만7130대 대비 5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시 보도자료에 의함녀 2018년 150대에 불과했던 공유 전동킥보드는 지난해 6월 기준 서울에만 14개 업체가 총 5만5499대를 운영 중이다.

삼성화재에 접수된 지난 3년간(2019~2021년) 전동킥보드 사고건수는 총 4502건으로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약 30%)을 적용할 경우 국내에서 약 1만5000건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화재 접수건 기준으로 작년 전동킥보드 교통사고 건수는 2177건으로 2019년 878건 대비 약 2.5배 증가했다.

전동킥보드는 자전거 도로 통행이 가능하나 국내 자전거도로의 대부분은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이며 또한 전동킥보드의 보도통행이 빈번히 발생함에 따라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자전거도로 총 연장은 2만4484km이며 이 중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가 1만8570km로 76%를 점유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실시한 전동킥보드 주행 안전실태 조사(2021년 5월) 결과 전체 이용자의 69%는 이용이 금지돼 있는 보도에서 주행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여건 상 자전거 도로 주행시 보행자 및 자전거와 같이 통행해야 하므로 속도 차이가 클수록 사고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공유 전동킥보드의 경우 시장 점유율이 높은 6개 업체를 조사한 결과 업체마다 최고 속도에 차이가 있었다.

해외의 경우 국가별로 최고 속도를 달리하고 있으며 독일, 프랑스(파리), 호주 및 미국의 일부 주는 20km/h 이하 속도를 적용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최고속도 25km/h 이나 파리에서는 20km/h로 규정하고 있으며 유동인구가 많은 시내에서는 슬로우 존(slow zone)을 지정해 공유
전동킥보드가 해당 구역에 진입할 경우 속도를 10km/h로 자동 감속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국내는 해외에 비해 보행자 안전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정부에서는 보행자 안전 제고 정책(안전속도 5030, 보행자우선도로 등)을 중점 추진 중에 있다.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 당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2.5명으로 OECD 30개 국가 중 29위(OECD 국가 평균: 1.1명/10만명, 2019년 기준)를 차지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전동킥보드 운행 속도별 정지거리 측정 실험을 진행한 결과 25km/h 운행시 정지거리는 약 7m였으며 20km/h 운행시 약 5.2m 로 나타났다. 실제로 운행 중 돌발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용자는 순간적으로 당황해 반응시간이 더욱 증가하게 되므로 현실에서의 정지거리는 실험값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개인형 이동장치의 최고 속도를 현행 25km/h 에서 20km/h 로 하향 필요가 있으며 특히 사고 위험성이 높은 야간 시간대,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 어린이·장애인·노인 보호구역 등에서는 15km/h 이하로 서행 필요가 있다며 공유서비스 업체의 경우 업계 일원화된 최고 속도 관리 방안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전제호 책임연구원은 “공유 전동킥보드 이용자는 매년 급증하고 있고 혼잡한 도로 여건과 상대적으로 빠른 속도 등으로 인해 관련 교통사고 또한 지속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전거도로는 보행자 겸용 도로가 많아 보행자와의 상충이 불가피 하고 이면도로에서는 주/정차 차량이 많아 시야가림으로 인한 사고위험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동킥보드 이용자가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최고 속도 하향은 반드시 필요하며 공유서비스 업체는 협의를 통해 우선적으로 업계 일원화된 최고 속도 하향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