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주 "제왕적 대통령 탈피한다면서...안보 비상사태"
"대통령 교체기 취약, 4월달 北도발 예상, 한미연합훈련까지...한반도 긴장국면"
"이전 비용 496억? 단순한 이사비용 정도...국방부 건물 짓는 비용만 1조1천억"
채이배 "대통령 집무실 이전, 인수인계 과정에서 하는 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국회 국방위원회)은 21일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국방부 청사 이전과 관련해 "제왕적 대통령을 탈피한다면서 제왕적 대통령의 대표적인 의사결정 방법을 하고 있다"며 "불통, 졸속, 안보 및 국정 공백"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추진과정도 너무 졸속으로 하다 보니까 안보·국정 공백이 불가피하다. 그야말로 안보 비상사태"라며 "후세 역사가들이 가장 큰 졸속행정의 잘못된 사례로 기록하지 않을까 염려한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방호, 경계부터 모든 것을 갖춘 상태에서 가도 취약한데 그런 걸 갖추지 않고 억지로 가니까 자연히 안보 공백이 생기고 비상상태가 된다"며 "시기적으로도 아주 안 좋다. 대통령 교체기는 아주 취약하다. 또 4월 15일이 김일성 생일 110주년이라서 이때 도발이 예상되고, 4월 중순부터 한미연합훈련이 실시된다. 한반도가 아주 긴장국면에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전날(20일) 청와대 이전 계획 발표 중 지하 벙커를 언급한 데 대해 "그런 것도 사실 보안이다. 공공연히 보안 사항이 노출되는 것 같다. 언론에 청와대 경호 방호나 국방부와 합참 이런 것들이 노출될 수밖에 없어 안타깝고 우려하는 사항"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방부 청사나 합동참모본부 청사에 설치된 각종 시설을 5월 10일까지 옮기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공식적으로 국방부에서 짐을 빼내는 데만 해도 24시간 밤낮으로 했을 때 20일 소요가 된다고 했다. 국방부나 합참 건물은 보안상 창문이 좁아 사다리차로 창문을 통해 짐을 빼낼 수 없고 제한된 엘리베이터로 다 빼내야 된다. 빼내는 데 20일이면 들어가는 데도 20일"이라며 "24시간 그렇게 돌려야 되니까 이것은 보통 일반 부대나 이렇게 강요한다면 전형적인 갑질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인수위원회에서 이전 비용을 496억으로 추산한 것에 대해 "단순히 이사비용 정도가 추계되는 것"이라며 "국방부 건물 짓는 비용 정도만 해도 1조1천억 된다. 거기 새로운 군이 들어가면 경계 울타리 방호시스템을 해야 하고, 여러 가지 하면 천문학적 숫자가 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이배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이날 "무리한 추진을 하면서 심지어 비용 예산이나 대통령이 집무실을 옮기는 것 자체를 결정하는 것이 인수위의 업무로서 맞느냐는 논란이 있다"고 자적하고 나섰다.
채 비대위원은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제가 인수위법을 검토해 봤는데, 인수위가 하는 업무 중에는 명시된 건 없고, 기타 항목으로 대통령의 업무를 인수인계 받는 기타 사항들을 포함한다고 돼 있다. 과연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인수인계 과정에서 하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위 쪽에서 한 400억원대의 예산이 사용된다고 하는데, 그런 비용도 근거 없는 사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며 "민주당에서는 국회 국방위와 운영위를 열어 비용 추계도 다시 한 번 검토해 봐야겠다고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선자께서 본인이 취임한 후 여러 가지 법적 근거나 추경을 통해 예산을 제대로 확보해서 추진하면 될 일인데 지금 너무 졸속으로 처리하고 있다. 현 정부에 숙제를 떠넘기는 것"이라며 "보통 취임 전 이런 허니문 기간에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마음들이 있는데, 굉장히 현 정부에 부담을 주는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