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청와대, 국방부 기존 구축된 시스템 무용지물 우려"
김용남 "업무 효율성 위해 청와대 벗어날 필요"
최민희 "주객전도, 시민과 소통위해 옮기는 건데 시민 불편 가중"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이 용산 국방부에 마련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과의 소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과 기존 청와대와 국방부의 시스템 구축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방부 청사［사진=연합뉴스］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은 1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윤석열 당선인이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건물에 마련할 경우 청와대에 엄청난 비용을 들여 구축된 위기관리센터로서의 시스템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고, 국방부도 지금 현재 구축된 시스템을 새롭게 마련하기위해서 수천억원이 새롭게 들어갈 수 있다며 집무실 이전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윤 당선자가 집무실을 옮기는 이유가 시민과의 소통을 위한 목적이라면 군사시설인 용산 국방부 건물로의 이전은 취지가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용산에 있는 국방부와 합참은 군사 상황, 즉 전쟁 등과 같은 비상사태뿐만 아니라 대테러 상황이라든가 국내외 안보 상황에 맞게 시스템과 데이터 관리, 전문가들이 일할 집무 공간 등이 최적화 돼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EMP탄이라고 하는 전자기 폭탄에 대한 방어시설에만 거의 천억 원 대의 돈이 들어갔고, 각종 정보시스템, 미군과의 핫라인 통신, 동맹국 연합 작전 수행 등을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곳이 용산 국방부 시설"이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곳에 윤 당선인의 집무실이 들어오게 되면 국방부 청사 건물은 비우고 옆에 있는 합참 청사로 옮기게 되고, 국방부의 다른 정책 부서들은 옛날 방위사업청 건물이 있는 과천 등으로 뿔뿔이 흩어져 오랜 세월 집적시켜 놓은 시스템이 해체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 뿐만 아니라 청와대 벙커 등 청와대에 있는 위기관리센터로서의 시스템 역시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며 국민 속으로 들어간다는 취지는 동감하지만 청와대에 오랜 세월에 걸쳐서 형성된 안보 자산들이 대부분 무능화되는 문제와 국방부로 집무실을 옮길 경우 현재 국방부에 구축된 기능 수행을 위해 또다시 수천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용남 전 국민의힘 의원은 청와대는 일하는 공간이 아니라며 처음엔 광화문 쪽을 검토했는데 경호 문제 등 현실적인 이유로 어려워서 결국 용산 국방부 건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지금 청와대의 경우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장이 차로 이동해야 할 만큼 떨어져 있고, 그렇다보니 대통령과 면담 일정을 잡기 위해 결국 부속실에 눈치를 봐가면서 잡아야되는 구조이고, 그래서 문고리 권력이라는 얘기가 나온다며 이런 효율성을 고려해서 청와대 본관 옆에 비서실을 새로 신축하는 것보다 국방부로 옮기는 것이 더 효율성을 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은 "청와대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일하는 구조 때문이 아니고,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국민과 소통하기 위한 것인데 국방부는 더욱 소통이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최 전 의원은 또 "영빈관이나 헬기장 등을 포함해 오랫동안 구축해놓은 청와대 기능을 국방부로 옮겼을 때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무엇보다 출퇴근할 때 교통 통제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 것인지"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기술적으로 살짝살짝 잘 해야한다는 옹색한 답변을 내놓았다.
최 의원은 "시민과 소통하려고 청와대 폐지하고 시민 속으로 들어가는데 결과는 시민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대통령이 지나갈 땐 통신도 다 두절되는데,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공약 1호 실천하는 게 청와대 폐지가 아닌 소상공인 지원이라든가 병사 월급 200만원 같은 것을 하라고 충고했다.
한편 16일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회담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서 최민희 전 의원은 "언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이 기정사실이고, 여기에 김경수 전 지사와 정경심 교수를 같이 넣느냐 마느냐 하는 듯한 보도가 나왔다"며 언론을 통해 청와대와 문 대통령을 압박하는 방식이 화근이 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반면 김용남 전 의원은 언론보도는 그 언론의 의견이지 압박이라고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반박하면서 "어쨌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와 정권 임기 말에 이뤄지는 소위 낙하산 인사 문제 등이 조율이 안 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두 의원은 김오수 검찰총장에 대한 자진 사퇴 압박을 놓고도 대립각을 세웠다.
최 전 의원은 "검찰총장의 임기는 법에 정해져 있기 때문에 법과 원칙에 따라 지켜주는 게 좋다"는 입장을 보인 반면, 김 전 의원은 "검찰총장의 임기제를 둔 이유가 정치권의 입김을 막아줄 바람막이 역할을 하고 그래서 검찰 수사의 독립성이나 객관성을 지켜주라는 취지인데, 김오수 총장은 그동안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최 전 의원 주장을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