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기초의회 다당제 도입될 수 있도록 중대선거구제 논의하자"
국민의힘 "기초의원 선거구제, 원내지도부 합의된 논의 사안 아니다" 반박
◆…지난 2월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조해진 소위원장이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개특위는 16일 성명서를 통해 "기초의회의원 중대선거구제 강화를 통한 다당제 정치 기반 마련을 주장하며 국민의힘 측이 발의한 기초의원 소선거구제 법안을 반대하면서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개특위는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를 통해 국민들의 정치개혁에 대한 열망이 컸다고 평가하면서 "민주당은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거대 양당의 '기득권 정치', '승자독식 정치'와의 결별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또 더불어민주당은 87년 개혁 이후 35년간의 급격한 대한민국의 변화를 담아내는 국민통합 정치개혁안을 국민께 제시하며, 기초의회부터 '국민을 닮은 다당제 정치'를 구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당선인의 인수위원장인 안철수 당시 후보 역시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를 발표하며 한국 정치의 고질병인 승자독식, 증오와 배제, 분열의 정치를 넘는 첫걸음으로 '국민통합정부'라는 가치와 함께 다당제에 대한 소신을 밝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정개특위는 그럼에도 "이러한 국민의 정치개혁 열망과 시대적 소망을 외면하고 당리당략을 선택한 국민의힘의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개특위는 특히 "기초의회의원 중대선거구제 강화를 통한 다당제 정치의 기반을 마련하는 대신 국민의힘은 박성민 의원이 발의한 기초의원 소선거구제 회귀 법안을 바탕으로 정치 기득권을 강화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정치에 반영하라는 시대적 요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처사라는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민주당 정개특위는 또 "(국민의힘이) 지방의회의원 선거구를 획정함에 있어 인구비례의 원칙에 따라 투표가치의 불평등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인구편차를 4:1에서 3:1로 바꾸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터무니 없는 광역의원 정수 조정안을 제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대통령 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정치개악 주장으로 여야 정쟁을 유발하려는 행태를 중단하고, 국민의 정치개혁 기대에 부응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여야간 협상장으로 돌아 오라"고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 정개특위는 민주당에서 지난 협상안에 대해 파기했다며 책임을 민주당으로 돌렸다.
국민의힘 정개특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헌법재판소가 규정한 광역의원 정수조정 및 선거구획정 시한인 2021년 12월 31일도 이미 두 달 반이 지났고, 광역의원 예비후보등록 개시일인 2월 18일도 한 달 여 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관위가 실무적 일정상 비공식적으로 요청한 처리시한인 3월 18일은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며 "지금 우리는 광역의원 정수와 선거구가 부재한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다. 이대로 가면 지방의회 선거가 무산될 수 있는 비상상황"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정개특위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제1심사소위원회는 지난 2월에 '3만-30%'안에 대략적인 의견접근을 보고, 구체적인 정수조정 및 선거구획정 작업이 여야 간사와 행안부가 참여하는 실무협의체에서 진행됐다"고 짚었다.
이어 "이 안건을 대통령 선거 이후에 처리하기를 원하는 민주당의 희망에 따라 대선 이후로 처리가 미루어졌다"며 "대선 이후 민주당은 투표일 직전에 정의당, 국민의당과의 선거연합의 매개로 제시한 기초의회 중대선거구제 도입 안건을 새로이 정개특위 의제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작년 말 여야 원내지도부 합의문에서는 정개특위의 의제를 '△ 공직선거법 관련 헌법불합치 사안 △ 피선거권 연령조정(만25세 이상 → 만18세 이상) △ 기타 공직선거 등과 관련해 여야 간사간 합의하는 사안'으로 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정개특위는 이어 "기초의원 선거구제 문제는 대선 직전에 선거전략 차원에서 돌출한 사안이라는 점이나, 내용상의 문제점과 부적합성을 차치하고라도, 여야 간에 의제합의가 되지 않은 사안"이라며 "그런데도 민주당 지도부는 기초의원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지 않으면 지방의원 정수조정과 선거구획정 사안을 처리해줄 수 없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광역의원 정수조정과 선거구획정 건은 특정 정당에게 유불리가 있는 정파적 사안이 아니라,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서 국회 차원에서 조속히 대안을 마련해서 처리해야 하는 공적 사안"이라고 지적하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국민의힘 정개특위는 민주당 지도부에 대해 "대선투표 직전에 내던진 기초의회 선거구제 변경 건이 과연 진정성이 있는 안인지 정략적으로 던져본 사안인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진정성 있는 사안이라면 왜 여야 지도부 합의문에 이 사안을 넣지 않았는지, 정개특위 운영과정에서 왜 일언반구 제기가 없었는지 해명해 달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정개특위는 "진짜로 이 제도를 개혁이라고 생각하고 꼭 추진해야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면, 먼저 원내지도부가 만나서 의제협의를 해달라"며 "무엇보다도 광역의원 정수 및 선거구 획정은 이 사안과 전혀 무관한 별개의 사안이고, 시한을 도과하면 지방의회 선거 자체가 무산될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서, 이 사안은 당초 제1소위에서 의견 접근을 본 안을 기초로 해서 조속히 처리하도록, 소속 당 정개특위 위원들께 방침을 정리해 달라"고 밝혔다.
결국 양당이 기초의회에서도 다당제가 도입될 수 있도록 제도 도입을 합의할 수 있는지가 국회 정개특위 재개 여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