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기득권 양당으로 회귀하는 합당 수용 어려워... 제명 요청"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반대

탈당 아닌 제명 땐 무소속으로 의원직 유지 가능

"안철수에 힘 돼주는 건 변치 않을 것"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단일화 이후 칩거에 들어갔던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16일 "당의 입장과 별개로 저는 기득권 양당으로 회귀하는 합당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의원회의에서 제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당 당원 동지들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안철수 대표(와 윤 당선인)의 단일화 공동선언에 합당이 이미 포함된 사항이기 때문에, 합당에 대해 지도부로서 다른 결정을 할 수 없음이 전제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된 권 의원은 자진 탈당시에는 의원직을 잃지만, 당에서 제명되면 무소속 신분으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 선거와 안 대표의 (인수위원장으로서의) 첫 출발을 위해 이야기를 미루고 칩거하고 있었다"며 "이제 당원동지들과 충분히 소통하겠다. 선거결과가 중요하다. 안 대표가 성과와 성공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정치인으로서 과정에 대한 성찰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2016년 국민의당 녹색 돌풍을 일으켰던 호남에서 이제 겨우 마음의 문을 열어주셨는데 또다시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권 원내대표는 "2016 국민의당 시절부터 제3지대에서 의정활동을 해왔고, 2020 국민의당 의원으로 그 뜻을 관철하면서 어렵고 힘들었지만, 당원동지들과 함께였기에 외롭지 않고 든든했다"며 "그렇기에 서로 같은 공간이 아니더라도 안 대표, 저, 동지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는 것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20대 대통령 선거 기간 당시 안철수 대표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해왔다.

단일화 성사 직후 권 원내대표는 "안 후보의 결정을 존중한다. 불모의 땅에서 최선을 다했으나, 싹을 틔울 수 없는 현실임을 제가 누구보다 잘 알기에 돌을 던질 수 없다"면서도 "황무지에서 함께해준 동료와 지지자들에 대한 책임을,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 언제, 어떤 방법으로 책임질지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하고 말씀드리겠다"고 밝히면서 의원직 사퇴 등에 대한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 다음은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 페이스북 입장문 전문이다.

국민의당 당원동지들께.

안철수대표가 단일화·합당선언을 하고, 저는 선거이후에 이야기하자고 했습니다. 이제 단일화선언에 따라 인수위원장으로 첫 발을 떼었고, 합당논의를 시작하게 되어 제 생각을 말씀드립니다.

안철수대표 단일화공동선언에 합당이 이미 포함된 사항이기 때문에 합당에 대해 지도부로서 다른 결정을 할 수 없음이 전제됩니다. 그러나 당의 입장과 별개로 저는 기득권양당으로 회귀하는 합당을 수용하기 어렵습니다. 의원회의에서 제명을 요청했습니다.

선거와 안대표의 첫 출발을 위해 이야기를 미루고 칩거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당원동지들과 충분히 소통하겠습니다. 선거결과가 중요합니다. 안철수대표가 성과와 성공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정치인으로서 과정에 대한 성찰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6 국민의당 녹색돌풍을 일으켰던 호남에서 이제 겨우 마음의문을 열어주셨는데 또 다시 상처를 드려 죄송합니다. 국민의당이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해서 국민들께도 죄송합니다.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2016 국민의당 시절부터 제3지대에서 의정활동을 해왔고, 2020 국민의당 의원으로 그 뜻을 관철하면서 어렵고 힘들었지만, 당원동지들과 함께였기에 외롭지 않고 든든했습니다. 그렇기에 서로 같은 공간이 아니더라도 안철수대표, 저, 동지들이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것은 변치않을 것입니다.

2022. 3. 16. 권은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