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후폭풍, 민주당 지도부 사퇴하나(?)

오후 4시 긴급최고위 회의

송영길 대표 포함 지도부 사퇴 등 쇄신 방안 논의

이낙연, "민주당 겨울로 들어갈지 모르겠다는 걱정어린 직감"

김영배 "대선 패배의 주요 원인, 부동산 문제"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패배의 후폭풍에 따라 격랑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선대위 해단식 직후 곧바로 4시에 긴급최고위원회를 열고 대선 패배에 따른 수습 방안과 당 쇄신안을 논의한다.

송영길 당 대표를 포함해 지도부 총사퇴 얘기도 흘러나오면서 대선 패배에 따른 책임론이 불가피해 보인다.

송 대표는 이 회의 후 자신의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전례에 따라 대선 패배 책임을 지도부 총사퇴 방식으로 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나오고 있다.

앞서 벌어진 해단식에서 이낙연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은 "정치 환경이 급변했고, 국민들의 요구도 다양해졌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했다"며 "이제부터 민주당은 지혜와 결단을 요구받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날씨는 완연한 봄인데 어쩌면 민주당은 겨울로 들어갈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어린 직감을 하고 있다"며 다가올 진통을 예감하게 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송영길 대표는 "민주당이 저력있는 정당이라며 질서있게 힘을 모아서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거두자"고 말했다.

송 대표는 "국민의 민생을 위해 하나하나 개혁과제를 실천하겠다"는 뜻을 밝혀 당장 지도부 사퇴에 대한 부분은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가오는 6월 지방선거를 위해 단일한 대오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선 패배 책임을 놓고 잠재해 있던 친낙(친이낙연)과 친명(친이재명) 간의 계파 갈등이 불거질 우려도 제기된다. 초박빙의 차이로 패배함에 따라 대선 패배의 책임론이 불거질 경우 계파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이날 긴급최고위원회 뒤 지도부 사퇴가 결정될 경우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고, 오는 4월 윤호중 원내대표의 임기 만료 후 선출되는 새 원내대표 중심의 지도체제가 꾸려질 공산이 크다.

이럴 경우에는 원내대표 자리를 두고 계파 갈등이 불거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이번 대선이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상대적으로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어려운 상황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도 나오는 만큼 현 지도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당장 이재명 후보가 선거기간 동안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산적한 정치개혁 과제에 집중함으로써 당내 갈등을 최소화하고 당장 다가오는 지방선거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이재명 후보 역시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며 당과 선대위 등 지도부에 대한 책임론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김영배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민심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다"며 부동산 문제를 대선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들었다.

김 최고위원은 결국 부동산 문제 때문에 서울에서 진 것이 패배이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상민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대장동 이슈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제대로 털어내지 못한 것을 패배의 원인으로 제시했다.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 의원은 또 "내로남불과 남 탓하는 것들이 민주당이 갖고 있는 고질적인 잘못"이라며 "아직도 국민의 기대에 부등하는 만큼의 쇄신 노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받은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민주당이 그동안 정치개혁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부동산 문제와 자당 의원들의 문제가 불거질 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제대로 된 대응을 못한 결과가 결국 대선 패배로 이어졌다는 뼈아픈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