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인 배당율, 50억 클럽의 등장
곽상도 전 의원 구속 후 지지부진한 수사
◆…검찰이 지난해 9월 29일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사무실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사진 = 연합뉴스)
대장동 개발사업은 당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기 시행하려고 시도했지만, 2009년 7월 29일 LH가 사업을 따낸 뒤 바로 LH 출범식에 참여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LH는) 오로지 스스로 경쟁해야 한다. 민간기업이 이익 나지 않아 일 안 하겠다는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며 민간 개발 영역에 참여하지 않도록 지시하는 일이 벌어진다.
곧이어 2009년 10월 20일 열린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LH 국정감사에 출석한 당시 한나라당 신영수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국감에 출석한 이지송 LH 사장을 질타했고, 스스로 이지송을 찾아가 면담까지 하는 등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후 LH는 진행 중이던 414개 개발사업 중 138개 사업을 철회했는데, 여기에는 대장동 개발사업도 포함됐다. 결국 공영개발이 좌초되면서 민간개발로 선회하게 됐다.
그런데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재명 시장은 취임 후 2010년 10월, 성남시 관내 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을 공공개발로 추진하겠다고 선언했고, 이를 위해 성남시는 2011년에 지방채 4526억원을 발행해 대장동 개발사업을 100%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하려고 했다.
그러나 당시 성남시의회의 과반을 차지하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반대해 지방채 발행을 부결시켰고, 이명박 정부 역시 지자체의 부채율 등을 언급하면서 지방채 발행을 승인해 주지 않겠다고 밝혀 결국 2012년 민관 공동개발 방식으로 결정됐다.
2015년 이재명 성남시장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후 신흥동 제1공단 공원화 사업과 대장동 개발 사업을 함께 묶는 '결합개발 방식'이 고안됐고, 2015년 6월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대장동 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구역 개발계획' 이 등장했고, 그 다음달에 성남시 산하의 성남도시개발공사를 통해 특수목적법인(SPC) '성남의뜰'이 설립됐다.
성남의뜰의 납입자본금은 50억원(우선주 46억 5,000만 5,000원, 보통주 3억 4,999만 5,000원)으로 돼 있으며, 우선주의 경우 성남시 산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53.76%를 보유하고 하나은행 15.06%, 국민은행 8.60%, 기업은행 8.60% 등의 지분율로 구성됐다.
보통주 약 7%는 SK증권(6%)과 화천대유 자산관리(1%)가 나눠 가졌다. 이 중 6%를 보유한 SK증권은 이름을 빌려준 정도이고, 이 뒤에는 사실 천화동인 1호부터 7호까지가 실질적인 투자를 하고, 이익을 챙겨갔다.
대장동 개발 사업이 성공함에 따라 수천억에 달하는 이익금을 사기업 투자자 측이 컨소시엄으로서 공동으로 분배받았는데, 이를 사기업 투자자들끼리 협의한 끝에 지분이 매우 적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측에 높은 지분율을 몰아주면서 일반 상식과 달리 엄청난 배당이익을 가져가고, 이 때문에 배임과 이익 몰아주기 논란이 제기되면서 본격적인 문제가 불거졌다.
천화동인 1호로 알려진 김만배씨는 1억465만원의 출자금으로 배당금 약 1208억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천화동인 1호부터 3호까지는 김씨의 가족들이다. 또 천화동인 4호로 알려진 남욱 변호사는 8721만원의 출자금으로 약 101억원의 배당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천화동인 1호부터 7호까지는 가족과 지인들로 총 출자금이 6%(3억원)으로 추정되고, 이들에게 배당된 금액은 약 3463억원으로 추정된다. 천문학적인 배당 이익을 얻은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로부터 어떤 편의를 봐주었는지 아직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하겠지만, 이른바 50억 클럽이 폭로되면서 의혹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10월 6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했던 화천대유·천하동인으로부터 50억 원을 받기로 했다는 이른바 '50억 약속 클럽'에 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곽상도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민정수석, 그리고 홍모 씨가 포함됐다고 폭로했다.
이들 50억 클럽 중 첫 구속자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으로, 지난 2월 4일 구속됐다. 그러나 박영수 전 특검의 경우 딸이 곽 전 의원의 아들과 비슷한 액수의 금액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아직까지 수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 특검 수사로 가야한다는 여론이 높아가고 있다.
■ 대장동의혹 주요 이슈 일지
◇ 2015년
▲ 2월 6일 : 화천대유자산관리 설립
▲ 2월 13일 : 성남도시개발공사,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사업자 공모 공고
▲ 3월 27일 : 성남도시개발공사,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사업자에 화천대유가 자산관리사로 참여한 하나은행 컨소시엄 선정
▲ 7월 27일 : 성남도시개발공사·하나은행, 대장동 사업 진행을 위한 특수목적법인 '성남의뜰' 설립
◇ 2021년
▲ 3월 : 곽상도 의원이 아들 곽병채, 화천대유 퇴사. 퇴직금과 성과급, 위로금 등 명목으로 50억원 받음
▲ 9월 27일 : 천화동인 5호 정영학 회계사, 검찰 참고인 조사 받으며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등의 음성이 담긴 녹취파일 제출. 국민혁명당, 곽상도 의원·박영수 전 특별검사,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 대표 뇌물 혐의 고발
▲9월 28일 : 이재명측에서 고발한 3건의 공직선거법 위반·명예훼손 사건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경근 부장검사)에 배당
▲ 9월 29일 :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 산하에 검사 16명과 대검 회계분석 수사관 등으로 구성된 '전담수사팀' 구성. 검찰, 화천대유와 성남도시개발공사, 김만배 등 관련자 자택 전방위 압수수색
▲ 10월 1일 : 검찰, '대장동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 의혹'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체포
▲ 10월 2일 : 검찰, 유 전 본부장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 '화천대유 50억 퇴직금' 곽상도 아들 자택 압수수색
▲ 10월 3일 : 법원, 유 전 본부장 구속영장 발부
▲ 10월 7일 : 시민단체가 공수처에 배임 혐의로 고발한 이재명 지사 사건 검찰에 이첩
▲ 10월 12일 : 검찰, 김만배 뇌물 공여 및 횡령,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
▲ 10월 14일 : 법원, 김만배 구속영장 기각
▲ 10월 15일 : 검찰, 대장동 의혹 관련 성남시청 압수수색
▲ 10월 19일 :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국내 귀국 후 검찰 체포
▲ 10월 20일 : 검찰, 남 변호사 석방. 검찰, '대장동 4인방' 김만배, 남욱 변호사, 유동규 전 본부장, 정영학 회계사 동시 소환
▲ 10월 21일 : 검찰, 유동규 전 본부장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및 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로 구속 기소. 검찰, 성남시장실·비서실 압수수색
▲ 10월 28일 : 검찰, 전담수사팀에 범죄수익환수부 소속 검사 4명 충원. '50억 퇴직금 의혹' 곽상도 의원 아들 소환
▲ 11월 1일 : 검찰, 김만배·남욱·정민용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 유동규 전 본부장 배임 혐의 추가 기소
▲ 11월 4일 : 법원, 김만배·남욱 구속영장 발부. 정민용 구속영장은 기각
▲ 11월 6일 : 대장동 수사팀에서 코로나19 확진자 6명 발생. 김만배·남욱 구속 후 첫 조사 연기
▲ 11월 17일 : 검찰, '아들 50억 퇴직금' 곽상도 자택 등 압수수색. 하나은행 본점도 압수수색
▲ 11월 22일 : 검찰, 김만배·남욱 특경법상 배임 및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기소. 정영학도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
▲ 11월 26일 : 박영수 변호사, 머니투데이 홍선근 회장 검찰로부터 소환조사 받음
▲ 12월 21일 :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 유동규 구속 기소하면서 배임 혐의 적용하지 않음(이재명 후보와 연관성 없는 것으로, 윗선 수사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
▲ 12월 30일 :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 검찰로부터 소환조사 받음
◇ 2021년
▲ 1월 3일 : 한국일보 단독보도에 따르면 유동규의 휴대전화에서 최재경, 박관천의 이름이 나옴
▲ 1월 7일 : 검찰은 윤석열이 2011년 대검 중수2과장으로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맡아 주임검사로 수사하면서, 변호인인 박영수의 부탁으로 부산저축은행 박연호 회장의 인척인 대출 브로커 조우형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과 관련해서도 박영수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짐.
한편, 부산저축은행은 화천대유 관계자들이 대장동 사업에 뛰어들기 전인 2009~2010년, 대장동 개발을 먼저 준비하고 있던 이강길의 대장프로젝트금융투자에 1155억원을 대출했고, 이 대출은 부산저축은행 박연호 회장의 4촌 처남인 조우형이 알선했다.
조우형은 이후 이와 관련해 2015년, 알선 대가로 10억여 원을 챙긴 혐의 등으로 수원지검에서 기소됐는데, 이미 2011년에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수사하던 윤석열 역시 이같은 조우형의 알선 혐의를 알고 있었으나, 검찰 선배인 박영수의 부탁으로 혐의를 덮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1월 10일 :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기소된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 유동규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에 대한 첫 재판이 열림.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정영학을 제외한 나머지 이들과 검찰 사이에서 '공모지침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와 이에 따른 배임 여부를 두고 공방이 벌어짐.
검찰은 이 날 공판에서 김만배 측이 대장동 사업방식과 공모지침이 정해지던 시기에 제안한 성남도시공사 추가이익 분배 요구 불가 조항 등을 이른바 '7개 독소조항'으로 묶어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배임이 있었는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선대위는 검찰이 독소조항으로 지칭한 조항들이 검찰의 주장과는 달리 민간사업자에게 이익을 몰아주는 조항이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개발이익을 환수하기 위한 조항이며, 따라서 독소조항이 아니라 '공공의 개발이익 환수조항'으로 보는게 맞다고 반박함.
▲1월 18일 : 화천대유를 돕는 대가로 40억원의 성과급을 약속받은 혐의로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이 구속됨.
▲ 2월 24일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남욱·정영학 변호사, 정민용 회계사에 대한 8회 공판기일을 진행
<③으로 이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