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음성파일 공개 "박영수·윤석열 통해 부산저축은행 사건 해결"

뉴스타파, 지난해 9월 녹음된 김만배 음성파일 공개

대선 최대 이슈, 대장동 사건 새로운 국면 맞을까? 

김만배, "박영수 통해 윤석열 '부산저축은행 사건' 봐주기 수사"

김만배, "이재명 때문에 불이익… 공산당 같은 00, 불만 표출"

국힘, "김만배의 거짓 진술 토대로 한 보도…법적 조치 취할 것"

뉴스타파는 6일 "김만배씨가 (대장동 관련) 검찰 수사 직전인 지난해 9월 지인과 나눈 1시간 12분 분량의 대화 음성파일을 입수했다"며 녹음 파일을 내용을 공개했다.

김만배씨는 당시 대화에서 "박영수 변호사와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부 검사를 통해 사건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대화 당사자는 현직 기자 시절 김 씨와 동료 사이였던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으로, 신 전 위원장은 지난해 9월 15일 판교의 한 커피숍에서 김만배씨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 당시는 대장동 의혹이 제기되던 시점이기는 했으나, 박영수 전 특검, 부산저축은행 등은 물론 핵심 인물인 김만배씨의 실명도 공개되기 전이라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신 전 위원장은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녹음파일을 공개한 이유를 "김만배씨와는 오래 전부터 친분이 있는 사이로 오랜만에 만났다. 자연스레 대장동 얘기가 나왔다. 당시는 대장동 의혹이 지금처럼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기 전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런데 대화 이후 김만배가 한 얘기와 전혀 다른 내용의 의혹들이 언론, 정치권 등에서 퍼져나갔고, 김만배에게 당시 대화 내용과 관련해 추가적인 입장을 들어보려고 했으나 구속된 이후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의혹이 계속 확산되는 상황에서 김만배가 대장동 사건이 본격화되기 전에 나에게 털어놓은 증언이 이 사건의 실체를 이해하는데 보다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이제라도 공개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뉴스타파는 김만배의 음성 파일에는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두 가지 핵심 쟁점에 대한 증언이 담겨 있다고 전했다.

첫째, 2011년 대장동 개발사업에 1000억 원이 넘는 대출을 해줬던 부산저축은행을 대검중수부가 수사할 당시, 주임검사였던 윤석열 후보가 김만배 등의 부탁을 받고 봐주기 수사를 했는지 여부다.

둘째,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등이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길 수 있도록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도와줬는지 여부다.

■ 윤석열, 김만배 등의 부탁받고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봐주기 수사 했나?
김만배씨는 음성파일에서 자신이 조우형을 박영수 변호사에게 소개해줬다고 말했다.

김 씨는 조우형이 찾아와서 '부산저축은행 관련 수사를 받고 있는데 다른 기자분들이 해결 못해주는데, 형님(김만배)이 좀 해결해 주세요'라고 부탁하자, 내가 수사 검사들을 다 알지만 직접 찾아가서 내 동생이니까 봐 줘라고 얘기할 수는 없어서 박영수 변호사를 소개해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만배는 내가 (검찰의) 혈관을 다 아니까라며 통할 만한 사람을 소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검사는 박영수가 데리고 있는 사람이라며 "통했지, 그냥 봐줬지. 그러고서 부산저축은행 회장만 골인(구속)시키고, 김양 부회장도 골인(구속)시켰다"고 말했다.

김만배씨의 이 음성파일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 측이 '조우형을 전혀 모르고, 봐주기 수사를 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과는 배치된다. 지난 25일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조우형씨에게 커피는 왜 타줬느냐"고 묻는 질문에 윤 후보는 "난 그 사람 본 적이 없다"고 답변한 적이 있다.

한편 뉴스타파 측은 김만배의 이 음성파일 내용과 관련해 당사자들에게 문의한 내용을 소개했다.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와 조 씨를 수사하면서 커피를 준 것으로 언급된 박 모 검사(현재 변호사)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영수 변호사 측은 "후배인 윤석열 검사에게 조우형씨 관련 사건을 청탁했는지" 등을 묻는 뉴스타파의 질문에 서면 답변을 보내와 "조우형 사건을 수임한 것은 기억나지만, 너무 오래된 일이라서 누구의 소개로 수임한 것인지, 검찰관계자에게 부탁를 했는지, 김만배에게 질문과 같은 취지의 말을 했는지 여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참고로, 당시 박 변호사는 소속 법무법인의 실무 변호사에게 맡겨서 업무를 수행하였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정에 대해 기억하지 못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왔다고 뉴스타파는 전했다.

한편 윤석열 캠프 측에는 '박영수 변호사의 부탁을 받고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를 무혐의 처분했는지' 등을 묻는 질문을 보냈으나, 보도 직전까지 아무런 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 이재명, 화천대유가 엄청난 이익을 챙길 수 있게 도와줬나?
그런데 성남시가 대장동에서 발생하는 수익 가운데 3700억원을 우선 배당받아 가는 것으로 사업을 설계하면서 당초 계획이 실패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처음에 잘 팔렸으면 한 20명한테 팔기로 했는데, 천화동인 1호부터 18호까지 해서.. 그런데 안 팔렸다"며 "법조인들도 엄청나게 투자하겠다고 했는데 성남시가 자기들에게 너무 유리하게 공모 조건을 만들어서, 3700억원을 우선 배당 받아가겠다고 하니 법조인들이 안한다"고 해서 결국 계획이 어긋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이걸 이재명이 했는지 누가 했는지 아주 기가 막히게 정밀하게 했다며 '이재명이 난 놈이야'라고 덧붙였다.

김만배씨는 또 당시 이재명 시장이 공원이나 터널 조성 비용 등을 화천대유에 추가 부담하도록 하자 욕을 퍼부었다고 밝혔다.

그는 땅 값이 올라가니까 이재명 시장이 '터널도 뚫어라', '배수지도 해라', '저류지에..'라며 계속 부대조건을 붙였다고 전하면서 "응, 내가 욕을 많이 했지, O같은 새끼, OO놈, 공산당 같은 새끼 했더니 성남시의원들이 찾아와서 '그만 좀 하라'고…"라고 말했다.

김 씨의 이 같은 증언에 따르면 이재명 시장은 화천대유 등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과 달리 민간 사업자인 화천대유 측에서는 성남시의 통제 때문에 여러 불이익을 당해 불만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김만배씨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진 신 전 위원장은 뉴스타파의 보도 이후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음성파일에 대해서는 어떤 말씀도 드릴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또 '녹취 이유'에 대한 질문에도 "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한겨레가 전했다.

뉴스타파의 보도에 대해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6일 밤 입장문을 통해 "뉴스타파의 보도가 명백히 허위"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수석대변인은 "윤석열 후보는 김만배와 아무런 친분이 없다"며 "(김만배 씨가) '석열이 형'이라고 부를 사이가 전혀 아니다. 김만배의 말 대부분은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만배는 이재명 후보를 계속 감싸는 발언만 한다"며 "범인이 보호하려는 사람이 곧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거듭 "윤석열 후보는 조 씨뿐만 아니라 부산저축은행 수사와 관련된 어떤 사람도 봐주기 수사한 사실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뉴스타파의 보도에 대해 "김만배의 거짓 진술을 토대로 객관적 검증 없이 수사 무마 의혹을 제기한 보도이므로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