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정치교체에 대한 선의와 명분, 야당의 비밀 야합에 도둑맞아"
"安의 정치생명을 놓고 거래가 있었던 거 아닌가 의문"
우상호 "명분 없는 안철수-윤석열 야합에 역풍 불어"
"중도층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로 돌아서는 것 관측"
국민의힘 "집권 여당 원내대표가 '찌라시에 나오는 음모론'을 내뱉는 수준"
◆…윤석열 안철수 후보가 지난 3일 오전 단일화를 선언하고 공동정부 구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진=국민의힘 선대본부 제공]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오늘(4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두고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두 후보의 단일화를 두고 "단일화가 아니라 전국민의 손가락 자르게 만드는 단지화(斷指化)"라고 맹폭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정치교체에 대한 선의와 명분이 야당의 비밀 야합에 도둑맞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안철수 후보는 완주 의사도 수차례 밝혔고,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자격 없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게 되면 1년 안에 손가락 자르고 싶을 거다'라며, 윤석열 후보를 강력 비판했다"며 "그런 그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철수 쇼'를 벌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가 주장해 온 다당제, 제3지대론 역시, 즉시 합당 의사를 밝히며 허구였음이 드러났다. 차라리 공동정부라는 말을 쓰지 말던가, 합당하면 그것이 공동정부인가, 일당 정부다"라며 "소신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고, 당원과 지지자 의사도 묻지 않고, 후보직과 당을 통으로 팔아먹는 '떴다방 정치' 이제는 없어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우상호 민주당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도 이날 선대위 회의에서 "명분 없는 안철수-윤석열 야합에 역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며 "이 역풍은 더욱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 본부장은 "어제 하루 동안 국민의당 당원들의 탈당 러시가 이어지고, 제3의 선택지로 안철수 후보를 고려하던 중도층에서 이재명 후보 지지로 돌아서는 것이 관측되고 있다"며 "이 모든 것이 국민의당 내에서 민주적 의견 수렴 없이 밀실 야합을 했기 때문이다. 어제 식당과 선술집에서도 안철수 후보를 비판하는 대화가 훨씬 많았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철수씨가 행정을 해보고 싶다고 말씀하신 것에 미루어 볼 때, 국무총리 제안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국무총리의 내각 추천권도 보장함으로써 공동 인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것이 자리 나눠 먹기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또 윤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기획된 협박정치 결과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마지막에 단일화가 물 건너갈 때 나왔던 소위 진행 일지 파일의 제목, 그러니까 '못 만나면 깐다' 했던 게 어떤 구체적인 내용이 있었던 것은 아닌가. 이런 일종의 협박 정치 아니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철수 후보에게 보내는 공개협박 메시지,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라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며 "안철수 후보는 단일화 문제까지만 고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합당합의까지 하고 나왔다. 그것도 한밤중에 밀실에서 두 후보가 만나 합당까지 합의했다. 이것은 상당히 의문이 가는 대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실제로 외형은 합당이라든가 공동정부, 이렇게 지분을 나눈 것 같지만, 사실은 안철수 후보의 정치생명을 놓고 거래가 있었던 거 아닌가 이런 의문이 든다. 뭘 까냐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가 나서서 본인의 과거 발언처럼 '찌라시에 나오는 음모론'을 내뱉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즉각 반발했다.
차승훈 국민의힘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민주당 원내대표인 윤호중 의원이 라디오에 나와서 근거도 없는 추정으로 음모론을 내뱉었다"며 "불안초조 민주당, 단일화 음모론까지 꺼내든 원내대표"라고 정면 비판했다.
차 대변인은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대해 "안철수 후보의 정치생명을 놓고 거래가 있었던 거 아닌가 의문이 든다, 그러니까 기획된 협박정치 결과일 수 있다"는 망발을 내뱉은 것"이라며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에 대해 내가 하면 통합이고, 남이 하면 거래라는 또 하나의 내로남불 DNA가 또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호중 의원의 이런 과대망상적 음모론은 방통대 재학생 등 민간인 4명을 경찰 프락치로 몰아 납치 감금하고 물고문과 각목으로 폭행하는 등 고문을 가한 '서울대 프락치 사건'에서부터 시작된 듯하다"며 "윤호중 의원은 이 사건의 주동자 중 한 명으로 폭력행위등처벌법 위반으로 징역 10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전날 김동연 후보와 단일화에 대해서는 '통합과 화합의 정치'라며 찬양하더니, 상대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자리 나눠먹기 야합'이라는 비난을 하며 불안하고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민주당과 윤호중 의원은 국민의 여망을 담은 단일화에 대해 어떻게든 흠집내기하여 폄훼할 생각하지 말고 부끄러운 줄 알고 참회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소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단일화가 윤석열 후보 입장에서는 플러스가 되는 요소는 맞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큰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부분은 그렇지 않아 보이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안철수 후보 지지율이 1월 중순쯤에 15%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갔던 적이 있었다. 그 이후 단일화가 3월 3일 새벽에 결정했는데, 마지막까지 여론 지지율 흐름은 7~9% 정도 한자리 수로 내려왔다"며 "마지막까지 안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했던 분들 중 상당수는 당선 가능성이랑 무관하게 안 후보가 제시한 새 정치를 보고 지지했던 분들이라면, 지금까지 남아 있는 안 후보 지지층의 다수가 정권교체를 적극 지지하는 분들일 거란 가설은 사실 정확하게 보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