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기본소득 비판'... 李 "국민의힘 정강정책"으로 반격

장외 설전도 뜨겁게

국민의힘, "국민의힘 강령의 기본소득, 이 후보의 보편적 기본소득과 달라"

민주, "강령에 '누구나'라고 전제, 보편성 무시한 '가짜 기본소득'임을 자인한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선을 앞두고 진행된 마지막 TV토론에서 기본소득과 코로나19 손실보상 문제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

2일 밤 8시부터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윤석열 후보는 "기본소득 같은 현금보편복지는 엄청난 재원과 세금이 들어가고 성장을 위축시키는 반면, 효과가 크지 않다"고 이 후보의 기본소득을 겨냥했다.

윤 후보는 또 "기본소득같은 보편복지를 현금으로 하면 이 후보가 공약한대로 연 100만 원만 해도 50조 원이 든다"며 "탄소세다, 국토보유세다 해서 증세하면 결국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성장에 지장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윤 후보는 기본소득 비판을 자주하는데 혹시 국민의힘 정강정책 1조 1항에 기본소득한다고 들어있는 것을 알고 있느냐"고 반격했다.

국민의힘은 과거 미리통합당 시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던 때에 새로운 정강정책을 채택하면서 1조 1항에 "국가는 국민 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하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그러자 윤 후보는 "그 기본소득은 이 후보가 말하는 기본소득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는 "사과라고 하면 사과인 거지, '내가 말하는 사과는 다르다'라고 하는 것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반박했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최근 추경으로 편성된 손실보상금 300만 원 지원을 놓고도 설전을 폈다.

이 후보가 "정부에서 300만 원씩 지원한다고 할 때 다른 예산 잘라서 하라고 거의 방해하다가 결국 찬성했다"며 "처음에는 300만 원 지급하니까 매표행위라고 비난하더니, 그 다음에 보니까 우리가 마련했다고 문자 보내고, 나중에는 내가 당선되면 1천만 원 지원한다고 하는데, 윤 후보의 진심이 어떤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저는 작년부터 민주당에서 손실보상 없는 손실보상법을 날치기 한 직후부터 50조의 재원을 마련해서 정부의 방역 정책으로 손실을 본 자업업자 소상인들에 대해 실질적인 피해 보상을 해야 된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고 반박했다.

또 민주당이 왜 예결위에서 날치기를 했느냐고 따져 물으면서 "우리는 할 수 없이 사각지대 노인분들에 대한 3조 지원을 보강해서 일단 17조로 본회의에서 합의 통과시켰다"며 "재난지원금은 정부의 시혜를 베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정부의 공공 정책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의 재산권 행사의 손실을 본 분들에 대해 헌법상의 권리로서 보상을 해드려야 되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제가 드린 질문은 그게 아니다"라며 "처음에는 방해를 하다가 나중에는 비난을 하다가 나중에 자기가 했다고 하다가 나중에 천만 원 하겠다고 하는 것이 일관성이 없다"며 "답변을 회피하는 것 같아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당선되면 50조 원을 확보해서 기존에 보상되지 못한 손실을 다 보상해드리고, 코로나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된 분들 신용대사면해드리고, 코로나 때문에 생긴 부채를 국가가 인수해서 일부 조정·탕감하는 방식으로 고통을 줄여드리겠다"며 거듭 제대로 된 보상을 약속했다.

한편 토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후보자들이 공방에 대해 양측의 장외전도 치열하게 전개됐다.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이날 "국민의힘 강령 1조 1항의 기본소득은 이재명 후보가 주장하는 보편적 기본소득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선대본부는 "모두에게 동일한 현금을 지급하는 게 아니라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삶의 존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각종 수단"(윤희숙 전 의원)이 국민의힘이 강조하는 기본소득의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이 '보편적 복지'의 극대화라면, 국민의힘의 기본소득은 '선별적 복지'"라며 "'중위소득 50% 이하의 상대적 빈곤 계층'을 지원해 빈곤을 없애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국민의힘은 기본소득의 개념조차 모르고 강령 1조 1항을 만들었음이 틀림없다"며 "기본소득은 오랜 기간 전세계의 전문가, 활동가, 정치인들이 공론을 모아 정립한 개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렇게 정립된 기본소득은 보편성(모두에게 지급), 무조건성(지급 조건이 없음), 개별성(가구가 아닌 개인에게 지급됨), 현금성(현물이나 서비스로 지급되지 않음), 정기성(일회성이 아님) 등의 5가지를 기본 요건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선별복지는 말 그대로 선별적인 복지이지 기본소득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 강령에는 명확히 '누구나'라고 전제하여 기본소득을 언급하고 있음에도 기본소득에서 가장 중요한 보편성을 무시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강령에 명시된 기본소득이 '가짜 기본소득'임을 자인한 것"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