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대통령 대변인 SNS에 '정화와 평화를 논할 준비가 돼 있다'
하지만 美국무부는 '총부리 외교' 시도하는 것이라며 러 제안 비판하기도
◆…22일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방에 러시아 탱크가 진입했다. (사진 로이터)
26일(현지시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대변인은 SNS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현재 협상을 위한 시간과 장소를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정화(停火, ceasefire)와 평화를 얘기할 준비가 돼 있다"며 페이스북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또한 "러시아 연방의 대통령이 제안한 내용에 대해 동의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브가 함락할 위기를 모면한 지금 러시아의 침공 개시 이후 외교적 문제해결에 대한 실낱 같은 희망이 보이는 최초의 순간이다.
러시아는 일찍이 우크라이나가 중립국 선포할 의사가 있음을 공개했을 때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만날 것을 제안해왔으나 우크라이나측에서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만날 것을 요구한 탓에 회담 장소를 두고 서로 간 의견 충돌로 협상 노력은 잠시 무산되는 듯 보였다.
이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협상 노력이 중단됐다고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의 회담 제안은 '총부리를 겨눈(at the barrel of a gun)' 외교를 시도하려는 것이라며 이를 비판했다.
또한 그는 러시아가 정말 협상에 진지한 태도로 나설 의향이 있을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폭격을 즉시 멈춰야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외교적 해결을 추구하며 협상을 제안하고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내부 반란을 꾀하거나 정부 인사들을 향한 거친 언사와는 정 반대에 놓인 행보이기도 하다.
현재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브 주민들은 러시아군의 침공에 대비하기 위해 군 정부 당국으로부터 화염병과 같은 간이 폭탄을 제작할 것을 요청 받은 상황이다.
금요일 오후에는 키예브 서쪽 방향에서 포격으로 인한 굉음이 들렸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보고되기도 했다.
포격 소리가 토요일 이른 새벽에도 키예프 근거리에서 들려오는만큼 점차 러시아군이 키예프 중심부로 가까워져 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