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더욱 짙어지는 연루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소장에 첨부된 '범죄 일람표'에 289회 등장

"최소 5개 계좌 활용… "직접 매수 · 모녀간 통정거래" 등 주가조작 행위

범죄 일람표 1, 가장매매, 통정매매 

범죄 일람표 2, 고가매수, 물량소진, 허수매수, 시종가 관여주문

범죄 일람표 3, 신한증권, 미래에셋, DS, 한화, 대신 등 거래된 주식계좌

최근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뉴스타파는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검찰의 공소장에 첨부된 '범죄 일람표'를 심층 분석한 기사를 보도했다.

신장식, 양지열 변호사는 2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이 내용에 대해 상세하게 짚었다.

우선 범죄 일람표에 대해 신 변호사는 "이게 공소장의 일부로 봐야 된다"며 "우리 대법원에서는 범죄일람표를 서면으로 제출하지 않으면 공소장이 잘못됐다고 얘기를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범죄 일람표에 김건희 씨가 289회 등장한다"고 덧붙였다.

김건희 씨가 범죄일람표에 등장한 여러 가지 유형의 범죄행위에는 예를 들어 통정매매, 고가 매수했다가 허수 매수했다가 하는 주가조작 행위 등이 드러나 있다고 진행자는 추가로 설명했다.

양지열 변호사는 "예를 들어 2013년 이전이니까, 주식시장 마감 직전에 갑자기 많은 주식 수를 매집해서 종가를 끌어올리는 반복된 행위가 나타난다"며 "공소장에 이름이 안 들어가는데, 그 이유는 289회나 되는 걸 다 말로 풀어서 쓸 수가 없기 때문에 범죄일람표로 만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범죄일람표 1에 기재된 내용은 전체 522회의 가장매매, 통정매매 중 김건희 씨가 106회 등장하고, 범죄일람표 2에는 고가매수, 물량소진, 허수매수, 시종가 관여주문 등 총 7천여 건인데, 여기에서 김건희 씨가 178회 등장한다"고 밝혔다.

신장식, 양지열 변호사는 이어 "범죄일람표 3번이 핵심"이라며 "여기에는 계좌를 정리한 것인데 계좌 중 김건희 씨 계좌가 5개 등장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 계좌가) 검찰에서 주가조작에 이용했다고 보고 있는 계좌"라며 "그동안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신한증권 계좌만 나왔고, 그것도 2010년 5월까지만 소위 선수 이 모 씨에게 맡겨서 했고, 4천만 원 정도 손실을 보고 나왔다고 해명했는데, 이 신한증권 계좌 말고도 미래에셋, DS, 한화, 대신, 이렇게 4개가 추가로 발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변호사는 여기서부터 그동안 윤 후보와 국민의힘 측이 해명한 부분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계좌도 두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하나는 계좌를 선수인 이 모 씨에게 빌려준 것과 자신이 직접 한 것으로 나뉘어진다"고 말했다.

또 뉴스타파의 보도는 주가조작 기간을 주식을 모으는 시기와 주가조작을 본격적으로 한 기간으로 구분하면서 "2010년 10월 말경부터 2011년 1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17억원 가량 샀다"며 당초 2010년 5월까지만 하고 빠졌다고 했는데, 그 이후에도 주가 거래가 있었다며 해명과 다른 내용이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변호사는 "물론 어제(21일) TV 토론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2010년 5월 이후에도 주식거래를 한 건 맞다라며 달라진 내용을 설명하지 않고, 인정을 했다며 첫 번째 해명과 다른 말을 했다"고 짚었다.

그러나 달라진 해명을 하긴 했지만 윤 후보는 여전히 주가조작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양 변호사는 "그런데 검찰의 공소장에는 주가조작을 한 것으로 일단 올라와 있다"고 말했고, 신 변호사는 이어 "이 계좌(나머지 4개 계좌)를 통해서 김건희 씨가 가장매매, 통정매매를 106회, 고가매수, 물량소진, 허수매수, 시종가 관여주문을 178회 했다고 범죄일람표에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다 범죄일람표 1, 2, 3번에 윤 후보의 장모 최 씨가 등장한다며 김건희 씨와 최 씨가 통정매매를 한 내용이 나온다고 부연했다.

신 변호사는 "2010년 1월 28일 같은 경우 김건희 씨가 점심시간에 주식을 10만 주를 파는데 시가보다 낮게 팔고, 몇 시간 안 지나 6만 주 가량을 비싸게 사는 패턴이 나타난다"며 "이게 소위 통정매매로 보통 던지기라고 표현하는데, 거래량이 적은 점심시간에 던지고, 다른 사람이 사면 안되니까. 그것을 최 씨가 받아가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모녀 지간의 거래(통정매매)를 통해 딸은 싸게 팔고, 어머니가 받고, 다시 딸이 되사가는 방식으로 주식의 가격을 올리는 거래를 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신 변호사는 지금 두 가지 질문을 해야한다며 "왜 (검찰은) 김건희 씨를 소환하지 않느냐, 왜 기소하지 않았느냐, 이 정도 행위가 범죄일람표에 특정 돼 있는데"라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로는 2010년에 경찰 내사보고서는 왜 검찰 수사로 이어지지 않았느냐"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의 내사보고서에 범죄 상황에 대해 상세히 기술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 수사로 이어지지 않도록 한 누군가의 압력이나 개입이 있엇던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 제기로 해석된다.

양지열 변호사는 "이 주가조작에 동원된 사람이 96명"이라며, "그런데 김건희 씨가 계좌 수로는 5명(다섯 번 째)에 꼽히고, 거래액수로 따지면 그 96명 중 세 번째"라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뉴스타파가 기간을 나눠 보도한 대목을 잘 짚었다고 평가하면서 "첫 번째는 주식을 많이 사서 보유하고 있다가, 그러니까 이 보유 행위는 시중에 주식이 적어야 적은 돈으로 움직일 수 있으니까 이렇게 보유하고 있다가 2차로 충분한 시점에 도달했을 때 주가조작이 이루어지는 2차 시기로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1차, 2차 모두 계좌를 빌려준 유일한 사람이 김건희 씨"라고 부연 설명했다.

또 신 변호사는 이런 내용에 비춰볼 때 "김건희 씨가 단순히 피해자거나, 내가 잘 모르고 맡겼다가 단순히 그냥 인식이 없었다거나 또는 주가조작의 고의가 없었다고 하는 것이 사실이 아니다라는 강력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김건희 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한 정황들이 계속해서 보도되면서 윤 후보와 국민의힘 측의 해명 내용이 달라지는 곤혹스런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대선을 2주 앞둔 시점에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