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동부 지역을 독립 국가로 본다는 건, 군사 개입이 아니라 군사 '원조'로 주장하겠다는 것
푸틴, '우크라이나가 NATO 가입하려는 것은 NATO가 러시아 침공하기 위한 발판 하기 위한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타스=연합뉴스]
21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돈바스 지역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 지역들의 독립을 승인하는 법령에 서명을 완료했다.
앞서 이를 두고 역내 평화와 안정을 무너트릴 계기가 될 것이라 지적해오던 서방의 걱정과 염려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독립된 지위를 인정하기로 나선 것이다.
서명은 텔레비젼을 통해 한시간 가까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비판적 내용을 담은 대국민 담화 연설이 끝난 직후 이어졌다.
연설에서 그는 신(新)나치주의가 부상하고 있음을 경고하고 올리가르히(oligarchic, 과두제) 문화가 만연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동시에 우크라이나를 허수아비와도 같은 미국의 식민지 국가라고 비판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해 역사적으로 독립된 국가의 형태였던 적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소비에트 연방의 창시자인 블라디미르 레닌에 의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국가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푸틴 대통령의 의견은 앞서 꾸준히 제기된 것으로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켜왔다.
푸틴 대통령은 1991년 구소련 해체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가 러시아의 영토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해오며 이를 빌미로 경제적 협박을 일삼아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침으로써 러시아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을 드리웠다고 역설했다.
그는 "NATO 문서를 확인해보면, 러시아는 공식적으로 북대서양 안보에 주요 위협이라고 직접 명시돼 있다"며 "우크라이나를 여기에 러시아를 겨냥한 침공 계획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들이 다시 러시아를 협박하고 있다"며 서방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경제 제재로 대응하겠다는 서방의 견제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선을 드러냈다.
서방이 경고한 경제 제재에 대해서는 "러시아 주권과 군사력이 강해질 때마다 (어떠한 이유에서건) 경제 제재를 부과하려 들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자국의 안보를 지키고자 보복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온전한 권리가 있다"며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해나갈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연설 이후 최근 군사 비용 유지로 인해 막심한 부담을 떠안아야 했던 러시아의 루블화 가치는 새로운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독립 국가로 승인하는 것은 해당 지역을 앞으로 우크라이나의 지역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것이 된다.
이는 러시아가 공개적으로 돈바스와 같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군사력을 배치시킬 수 있는 것으로 우크라이나 정부에 반해 돈바스 지역에 강제 개입할 때도 '침공'이 아닌 우방국의 '원조'라는 명분을 내세울 수 있게 된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