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리밸런싱, 얼어붙은 증시에 훈풍 될까

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화재 ‘편입 유력’
SK스퀘어·SK아이이테크놀로지 ‘비중 확대’
신풍제약·더존비즈온 ‘편출 우려’
주가 상승→조정→상승 흐름...“투자 유의”

글로벌 기관투자자와 펀드 매니저들은 MSCI 지수를 벤치마킹해 국가별 투자 규모를 결정한다. 국내 증시에서 MSCI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인 자금은 80조원 정도로 알려졌다.

MSCI는 매년 2,8월의 분기리뷰와 5,11월의 반기리뷰를 통해 편입 종목을 재조정한다. 시가총액이 커진 종목을 넣고 덩치가 쪼그라든 종목은 빼는 식이다. 시가총액이 컷오프(기준점)의 1.8배 이상이고, 유동 시가총액이 그 절반의 1.8배 이상이면 조건을 충족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정기변경과 다른 '조기 편입'으로 오는 14일 장 마감을 기점으로 편입될 예정이다.

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화재 “주가 선반영돼”

증권가에서는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의 MSCI 지수 편입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에 유입될 자금을 삼성증권은 각각 1290억원·1540억원, 유안타증권은 1316억원·1230억원, 유진투자증권은 1069억원·1217억원으로 내다봤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리츠금융지주의 시가총액 수준을 볼 때 편입은 무난할 것”이라며 “다만 이들 종목에 대한 매수 접근은 유동성 부족 문제를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룹 차원의 자사주 매입이 수급을 견인하고 있어 거래 가능한 유통물량은 과거보다 더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이들 종목에 대한 대응 전략은 매도 혹은 비중 축소로 판단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주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은 비교기업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지수 편입 기대가 주가에 상당 부분 선반영되며 최근 주가가 비교적 큰 폭으로 올랐다”고 말했다.

SK스퀘어·SK아이이테크놀로지 “비중 확대 전망”
 
SK스퀘어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경우 유동주식비율이 높아져 MSCI 지수 내 비중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에서 물적분할된 SK스퀘어는 외국인 지분 제한이 적용되지 않아 유동비율이 12%→70%로 변경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에 대해서는 “VC(벤처캐피탈)이 지분을 매각하며 출구전략을 드러냄에 따라 잔여 지분도 유동주식으로 취급돼 25%→35%로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풍제약·더존비즈온 “지수 내 시총 하위권”

편출 종목으로는 신풍제약, 더존비즈온이 거론된다. 신풍제약과 더존비즈온의 시총은 9일 종가 기준 각각 1조3114억원, 1조6711억원으로 MSCI 한국 지수 내 최하위권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 종목이 신규 편입될 경우 시가총액 최하위 종목부터 빠지게 되므로 이들이 편출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봤다.
지난해 11월 반기리뷰를 거쳐 MSCI 지수에 편입된 종목들의 수익률은 어땠을까.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6개 종목 모두 발표 이전에는 MSCI 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편입 10일 이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수익률이 39.1%에서 –12.5%로 급감했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11월 MSCI 신규편입 종목들이 편입 이후 시장 수익률을 평균 10%가량 밑도는 등 지수 이벤트 소멸 후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가 최근 자주 나타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 투자분석부는 “최근 사례를 살펴보면 MSCI 편입이 예상되는 종목은 발표일 이전부터 주가가 선제적으로 상승하고, MSCI 편입 확정과 함께 하락 및 횡보하다가 유효일부터 MSCI 추종 자금 유입이 시작되면서 주가 상승 패턴이 다수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MSCI 편입 발표 직후보다는 발표일~유효일 동안 주가가 하락한 기업에 유효일(3월 1일) 이후 투자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