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당비 수입도 거의 없다... 安 사비 100~200억원 써야"
"安, 250개 정당 사무소 마련 움직임 無... 그전에 '사퇴' 판단할 것"
'당내 90% 이상 단일화 원한다'는 자당 이용호 발언은 "도움 안 된다"
'安과 전격 결정할 사안'이라는 尹입장에 "당대표인 제가 모르면 안 된다"
2012년 대선 언급하며 "단일화나 지지선언을 받아도 무조건 이기지 않아"
"국민의당, 톱다운 방식을 원하면 '소맥' 비하 말고 자세를 조금 더 낮추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해 6월 16일 오후 국회에서 취임 인사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를 예방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9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대선 완주' 가능성이 작다면서도 안 후보의 선택지 중 하나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의 가치를 평가절하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오는 12~13일 대선 후보 등록 전에 안 후보가 정치적 결단을 해야 한다'는 자신의 발언이 무슨 뜻이냐는 진행자의 물음에 "저희 정보로 판단해서 (안 후보가) 선거를 완주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후보등록 후 공직선거운동이 15일부터 시작되면, 15일부터는 유세차가 돌아야 하고 선거 사무소에도 현수막이 붙어야 하고 전국 255개 정당 사무소를 마련해야 한다"며 "완주를 목표로, 당선을 목표로 하는 후보라면 여기에 상당한 투자와 비용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당이 과거에 비해 당원 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당비 수입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 사비로 내야 한다"며 "250개 정당 사무소를 마련하면 포착되는데 그런 움직임도 없어서 그 전에 판단이 있을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안 후보가 사비를 들여 완주할 가능성은 "대선 비용이 많게는 500억원 정도 된다. 아무리 최소화하더라도 당선을 목표로 하는 후보라면 100억원에서 200억원 정도는 써야 한다. 그런 징후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90% 이상의 당내 여론이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는 자당 이용호 의원의 최근 발언과 관련해선 "소위 말하는 '지인피셜(지인의 전언)'은 선거에 아무 도움이 안 되는 이야기"라며 "국회의원을 전수조사한다는 것도 무슨 과학적인 조사냐. 전화해서 국회의원들에게 무슨 정보를 주고 어떤 질문을 하고 어떤 문항으로 물어보는지도 정확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단일화는 안 후보와 전격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는 윤 후보의 발언이 당대표는 관여하지 말라는 의미'라는 일부의 시각과 관련해선 안 후보의 이름인 '철수((哲秀)'로 '언어유희'를 하며 "제가 모르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단일화가 '철수(撤收·withdrawal)'하는 방식이라면, '조건 없는 철수' 및 '지지선언'이라면 저는 아무것도 보탤 게 없지만, '정치적인 합의'를 이뤄내는 철수 및 지지선언이면 대통령 당선인은 당내 공천관계 등을 당대표와 상의하지 않고 조건을 제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단일화 또는 지지선언을 받은 후보가 무조건 이기느냐도 아니다" "안철수 후보랑 같이했다고 이기는 것은 아닌 거 같다. 오히려 같이했다가 지신 분들이 많은 거 같다"며 안 후보가 선택할 수도 있는 윤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의 가치도 낮다고 평가했다.
이어 "안 후보가 '본인이 양보했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2012년(대선)에 '대(對) 박근혜 전선'을 구축했다"며 "박근혜 후보를 상대해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정리하고 나중에 이정희 후보까지 사퇴했는데 졌다. 단일화가 아니라, 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안철수 두 분이 '새정치민주연합'을 구성했다가 나중에 깨졌다. 그래도 민주당이 총선 이겼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안 후보 입장에서는 윤 후보가 이야기 한 대로 '톱다운 담판'을 통해 단일화를 이뤄낼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겠느냐'는 물음에는 "그렇다면 안 후보께서 국민의당 당내 인사들의 막말부터 제어하셔야 한다"며 "단일화가 아닌 본인의 대담 형식으로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하려고 한다면 (안 후보 쪽이) 조금 더 자세를 낮춰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국민의당의 이태규 의원이나 권은희 의원 같은 경우에 우리 후보에 대해서 굉장히 비하적인 표현을 많이 쓴다"며 권 의원을 겨냥해 "특히 모 의원 같은 경우는 윤 후보가 '소맥'만 마시고 다닌다고 공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앞서 권 의원은 지난 7일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언급한 안 후보와의 '톱다운 담판'과 관련해 "안 후보는 술을 전혀 안 한다"며 "함께 담판할 게 윤 후보는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 빼고는 없을 것 같은데, (안 후보가) 소맥을 함께 하지 못하니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비꼰 바 있다.
권 의원의 이러한 발언은 윤 후보가 지난 5일 제주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의 저녁 자리에 나타나 '1시간' 정도 머무르며 소맥을 여러 잔 마셨다는 최근 일부 언론의 보도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 함께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후보는 저녁 8시 38분에 해당 횟집에 도착해 '영업 마감시간'인 9시가 되기 전에 나갔다"며 "식당도 한 곳이 아니라 세 곳에 방을 나눠 앉았다"고 밝혔다. 그날 다른 식당에 있던 기자들도 "식당 마감시간이라고 윤 후보가 우리가 있던 식당에 들르지 않고 들어갔다"며 "'20분'도 안 되는 시간에 소맥을 몇 잔이나 마실 수 있었겠느냐"고 실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