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 나올 시 PCR검사 안 돌려"
"예상치보다 많은 확진자, 지역사회 내 나올 가능성"
"유행 차단 및 완화, 거리두기와 백신밖에 안 남아"
"미접종자에게 오미크론은 독감 같지 않다"
◆…동네 병원 코로나19 검사 시작 후 첫 주말인 지난 5일, 서울 한 호흡기전담클리닉 이비인후과 병원에서 의료진이 신속 항원 검사 결과를 알려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방역당국이 이달 말경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만명에서 최대 17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한 가운데,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8일 "3월 초나 중순에 20만명 넘을 수도 있다는 모델링 자료도 나오고 있다"며 신속항원검사 도입으로 예상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지역사회에서 나오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신속항원검사가 비고위험군에서 주된 검사로 들어가면서 확진자 규모 자체가 정확하지 않게 되는 상황들이 벌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이제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 미음성자들이 PCR(유전자증폭)검사를 안 돌리기 때문에 전체 (유행) 규모가 어쩔 수 없이 과소평가되는 데이터가 계속 나오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수학적 모델링 자료도 그 자료를 바탕으로 하는데, 예상치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지역사회 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밀(밀접·밀집·밀폐) 방역규정을 준수한 업체에 대해 영업시간 제한 폐지를 주장하고,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의 경우 3차 백신 접종자에 한해 영업시간을 자정까지 늘리는 방안을 제안하는 등 정치권에서 규제 완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해 이 교수는 "지금은 아니다" "대선 이후 정권을 잡은 이후 결정하실 부분"이라고 답했다.
이 교수는 "오미크론이 다 지나고 나서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그런 상황으로 가야 하는 건 맞다"며 다만 "입원환자 비율이 2주 전에 비해 20% 이상 늘고, 중증환자도 16%까지 떨어졌다가 18%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다음 60세 이상 감염자가 8% 내외에서 10%로 증가하는 상황"이라며 유행 상황 악화를 우려했다.
이에 더해 "정확한 PCR검사를 다 못 돌리고, 역학조사도 셀프 역학조사로 바뀌었다. 재택치료도 전체를 관리 못하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자랑하던 3T(검사(Test), 추적(Trace), 치료(Treat))를 제대로 활용 못하는 상황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행 차단 및 완화 방법은 거리두기와 백신밖에 안 남았다"며 "백신(접종은) 갑자기 늘릴 수는 없는 상황이면 거리두기로 유행 규모를 축소 혹은 느리게 하거나 또는 의료체계 붕괴를 막아야 하는 측면"이라고 답변했다.
유럽 일부 국가와 같이 코로나19를 '계절 독감'으로 취급해도 되지 않은가란 지적에 대해선 "성공의 역설"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아직 백신접종도 안 했고 걸리지도 않았던 분들이 꽤 많다. 특히 소아청소년 같은 아예 접종 못하고 있는 연령대가 있다. 한 4, 500만명 되는데 이들에게 오미크론은 독감 같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행이 커질수록 미접종자의 감염 확률이 더 올라갈 거고, 접종 효과가 떨어지는 70대, 80대 이상, 특히 요양원, 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 발생하면 사망자가 늘어날 상황"이라며 "조절이 안 돼 유행이 너무 커져 버리면 중중환자 규모가 2, 3천명 넘어갈 수 있다. 중환자실 2000개가 넘으면 의료체계가 붕괴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교수는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집단면역이 생기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계절독감으로 간다는 것에는 동의했다.
그는 "단기간 2, 3개월 안에 벌어지면 미국, 영국이 2년 동안 거쳤던 상황을 2, 3개월이 농축돼서 겪을 수 있는 상황이 되니까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넘길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