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연구원 오피니언
내부회계관리제도, 횡령배임 예방에 일부 기여
계정잔액의 입증가능 여부 엄격히 검토해야
횡령·배임 형량 강화, 내부고발 포상금 상향
◆…연합뉴스 제공
코스닥 상장사 오스템임플란트의 2215억원 횡령 사태로 내부회계관리제도의 감사 결과를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오스템임플란트는 내부감사조직도 있고 외부 회계감사도 받았지만 횡령 사고를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7일 자본시장포커스 오피니언란에 게재한 ‘최근 상장사 대규모 횡령 사태와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시사점’을 통해 “한 기업의 일탈을 지나치게 일반화해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실효성에 논란을 제기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다만 횡령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보완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본시장연구원 제공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의무화되면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의 횡령·배임 사건 발생 건수는 2019년 93건에서 지난해 55건으로 40.9% 감소했다. 특히 자산규모 2조원 이상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전 3개년보다 47% 줄어든 반면 감사를 받지 않은 자산규모 5000억원 미만 기업은 비중이 커지며 감사의 실효성이 증명됐다.
이 연구위원은 “오스템임플란트 사태의 파장이 작지 않은 만큼 제2의 대규모 횡령 사태를 막기 위해 추가적인 제도 보완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특히 감사인의 분·반기 재무제표 검토의 도입 목적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분·반기 재무제표 검토는 결산기에 감사 업무가 집중되면서 감사품질이 떨어지는 문제를 완화하고, 연중 상시 감사체제를 구축해 회계부정의 발생 가능성을 낮추는 데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 제출이 이루어지는 3월 이후부터 중간감사가 시작되는 11월까지 약 7개월간 자산의 실재성에 대한 외부감시가 공백 상황에 놓일 수 있다”며 “내부통제에 취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대해 세부적인 검토 준칙을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회사는 잔고증명서 위조에 의한 횡령에 취약할 수 있다”며 “중요성 금액 기준을 초과하는 금융자산 및 금융부채에 대해서는 중간재무제표의 검토 과정에서 계정 잔액의 입증 가능 여부를 더 엄격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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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연구위원은 “횡령·배임죄의 형량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여 위반 동기를 원천적으로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횡령·배임죄에 대한 기본 형량 기준은 5~8년에 불과해, 회사 신뢰도 하락으로 인한 주가 폭락, 주주피해 등에 대한 합리적인 형량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회계투명성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기업에 대한 이행 부담을 합리적으로 완화하는 것도 중요한 의제”라며 “경영진과 이사회가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충실한 설계와 운영을 입증하는 경우 인적·금전적 제재를 줄여주는 조항을 명문화해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동시에 내부회계관리제도가 무력화되는 경우 감독책임을 무겁게 적용해 책임자가 확고한 의지를 가질 유인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 연구위원은 “내부고발 유인을 확대해 대규모 부정 사태의 예방과 조기 적발 유인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부고발에 따른 포상금의 최고한도가 10억원으로 제한돼 고액의 부정 사태에 대한 내부고발 유인이 극대화되지 못한다”며 “내부고발에 따른 포상금도 회사의 과징금에 비례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