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 표심에 상당한 영향 VS 영향 미미할 것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정의당 심상정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 국민의힘 윤석열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왼쪽부터)가 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대선의 경우 투표를 34일 앞둔 시점에 첫 토론회가 열린 만큼 각 후보자들의 정보에 목말랐던 유권자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4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상파 방송 3사가 생중계한 '2022 대선후보 토론' 시청률은 KBS 19.5%, MBC 11.1%, SBS 8.4%를 기록해 합계 39%(전국기준)로 나타났으며, 수도권 기준 합계 시청률은 38.7%를 보였다. 개인시청자 수로 보면 전국 기준 881만8676명, 수도권 기준 428만7174명이었다.
전체 인구 5178만 명의 17%가량이 토론회를 시청했다는 뜻이다.
이번 시청률은 역대 대선 후보 TV 토론회 중 두 번째로 높다. 역대 최고 시청률은 1997년 15대 대선으로 첫 법정 TV 토론이 시행됐던 때다. 당시 대선에서는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가 토론에 나섰고, 시청률은 55.7%였다.
역대 2위의 높은 시청률이 어느 후보에게 유리했을까?
각 당은 모두 자당 후보들이 토론을 잘 했다며 아전인수의 평가를 내 놓고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TV토론이 후보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4일 '한겨레21'에 기고한 칼럼에서 'TV토론으로 후보 지지율 순위는 변하는가는 대선 후보자 TV토론을 앞두고 빈번하게 듣는 질문'이라며 "지지 후보가 바뀌는 '변경 효과'보다는 기존 지지층의 표심을 굳히는 이른바 '강화 효과'가 주로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라고 밝혔다.
윤 센터장은 미국의 경우 TV토론이 결정적 구실을 한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그러나 우리나라 대선의 경우 미국처럼 후보들의 당락이 결정되는 일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V토론은 선거기간에 가장 중요한 이벤트임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밝힌 윤 센터장은 "선거운동은 결국 유권자의 관심을 끄는 일인데 TV토론만큼 유권자 관심을 끄는 것은 없다. 후보들을 나란히 세워놓고 유권자가 직접 비교평가할 기회도 TV토론 외에는 없다"며 TV토론의 효용성이 아주 없지는 않다고 강조했다.
특히 후보들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TV토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더 고조되고, 유동층이 많은 상황에서도 TV토론의 영향력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윤 센터장은 유권자들은 '인물 됨됨이'를 본다며 "일각에서 TV토론을 정책과 공약 발표의 장으로 인식하지만 실제 유권자는 다르게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TV토론이 끝나면 특정 사안에 대한 후보들의 입장 차이나 정책 내용이 어땠는지보다는 누가 예의와 품격이 더 있었는지를 사람들이 주로 얘기하고 기억하는 것을 보아도, 유권자에게 작동되는 TV토론의 기능은 공약이나 토론 실력이 아니라 인물 평가"라고 지적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TV토론으로 인해 원래 지지하던 사람을 더 강하게 지지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지지하는 사람을 바꾸거나 새로운 사람을 지지하는 전환과 유입효과는 없다는 것이 (학계의) 지배적인 평가"라고 말했다.
한국정치학회에서 실시한 19대 후보자토론회 효과 분석 연구에 따르면, "문재인 후보 지지자의 95.5%가 토론회 시청 후에도 문 후보를 지지했고, 홍준표 후보의 경우도 94%가 지지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최근 여론조사는 1, 2위 후보들의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며 박빙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아직 표심을 정하지 못한 유동증과 중도층의 표심이 대선의 향배를 가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첫 TV토론 이후 어느 후보가 유동층과 중도층의 표심을 끌어 당겼을까?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면 앞으로 최소한 3차례 법정 토론과 또 다른 토론회들을 지켜보면서 후보들의 자질을 비교평가 해볼 기회를 가져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