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상영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주 위원은 “코로나19 이전의 성장추세를 회복하는 시기는 내년 이후로 미루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경기와 감염확산 상황으로 판단할 때 아직은 보충(make-up) 전략이 필요한 단계이며 기준금리를 코로나19 발생 직전의 상황으로 되돌릴 만한 여건은 조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은은 3일 ‘2022년도 제1차 금융통화위원회(정기) 의사록’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금통위 의사록에 의하면 금통위 위원 6명 중 주 위원만 연 1.00%로 금리 동결이 바람직하다는 소수의견을 냈다. 한은은 지난달 14일 개최된 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0%에서 1.25%으로 0.25%포인트(p) 인상 결정했다.
주 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3년째 지속되고 있다”며 “감염병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회복흐름을 보이는 대표적인 국가는 미국과 한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경기회복과 함께 물가 오름세가 가팔라지고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확산하면서 금리인상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2월 전년동기대비 3.7% 상승하였고, 올해 1/4분기에도 3%대의 높은 수준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며 연간으로는 2%대 중후반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목표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다만 경제에 이례적으로 큰 충격이 발생한 경우에는 회복하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경제지표의 회복 여부를 판단할 때에도 단순히 분기나 연간 단위가 아니라 좀 더 긴 시계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 위원은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는 2년 전 동월대비 8.5% 오른 반면 한국에서는 같은 기간 4.3% 상승하였고, 근원물가 기준으로는 2년간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7.2%, 2.9% 상승했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장기평균 목표치에서 크게 이탈한 상태이므로 정책대응이 시급해 보이나 한국의 경우 현재로서는 약간의 물가상승압력이 발생한 정도”라고 평가했다.
그는 “경기회복의 추세를 볼 때,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올해 상반기 성장이 예상보다 부진하고, 중국의 성장 둔화 및 미국의 정책변경도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한국경제는 위기를 비교적 잘 극복해 나가고 있지만,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의 도움 없이 코로나19 이전의 성장추세를 회복하는 시기는 내년 이후로 미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와 감염확산 상황으로 판단할 때 아직은 보충 전략이 필요한 단계이며, 기준금리를 코로나19 발생 직전의 상황으로 되돌릴 만한 여건은 조성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미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한 바 있으므로, 그 파급효과를 관찰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